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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날마다좋은날 2005. 12. 21. 18:46

작은 것이 아름답다


E.F. 슈마허,

환경 문제는 기술문명을 이야기할 때,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이다. E.F.수마허는 '환경'을 화두로 삼아 기술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경고를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환경 문제는 발전의 산물인데 발전은 인간이 기술문명을 추구하면서 내건 가장 큰 모토였다. 발전이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체와 집단이 나아가고자 하는 공통된 목적이지만 인류의 잘전, 곧 진보 자체가 반드시 미덕일 수는 없다. 발전을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의 결과 역시 해악으로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바로 인간의 발전의 기치 아래 이룩한 현대 기술문명 사회의 제반 문제점들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드러내고 있는데, 슈마허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로 '진정한 발전이란 무엇인가'의 문제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현재 인류가 비인간적인 기술과 조직 속에서 신음하고 있고, 인간의 생명을 지탱하는 자연 환경이 파괴되어 임 붕괴의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인간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자연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물질 지상주의, 기술에 대한 무한신뢰, 왜곡된 풍요의 추구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이른바 인류가 이제껏 발전이라고 믿고 추구해 온 가치가 실상은 헛된 꿈일 수도 있다는 반성과 회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슈마허는 환경 문제에 대처하는 인류의 입장을 두 가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이 두 입장의 차이 역시 '진정한 발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견해 차이에 의해 나누어진다. 그 중 한 입장인 맹진파는 슈마허의 말을 비리면 "정지해 있을 수는 없다. 정지해 있으면 넘어져버린다.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현대 기술을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할 뿐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완성시키자"라는 입장을 보인다. 역시 슈마허에 의하면 이들은 "기술 문명이 불러온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방식을 철저하게 밀고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이제껏 인류가 추구해온 양적 발전, 물질적인 발전의 가치를 의심하지 않는 입장으로 "더 많이, 더 멀리, 더 빨리, 더 풍족하게"를 현대 사회의 모토로 삼을 것에 대해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슈마허가 소개하는 또 다른 입장은 "새로운 생활 양식을 모색하여 인간과 환경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진리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로 이른바, 고향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고향파는 맹진파와는 달리 현재 인류가 누리고 있는 물질 문명을 발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향파는 자연계의 조화를 이룬 법칙을 모두 무시한 채 이루어지는 현대의 기술문명이 인류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파악한다. 편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기술은 오히려 인간과 자연을 파괴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오히려 현재의 기술문명은 발전이 아니라 퇴보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현재의 상황을 재검토하고 '인간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내는 일'에서부터 인류가 아나갈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슈마허는 고향파를 기술의 전면적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인식하는 피상성을 경계한다. 그리고 슈마허 역시 그러한 비현실적인 주장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발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껏 인류가 걸어온 길이 만들어낸 명백한 부작용을 인정하고 '진정한 발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길이다.

참고 자료

 '진정한 발전'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기술문명의 발전을 위해 인간이 존재하느냐 인간을 위해 기술문명이 존재하느냐의 답을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고향파는 오히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현재의 기술문명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글을 일고, '기술문명'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맹진파'와 '고향파'의 차이를 설명하고, 그 중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한 견해를 지지하여 논술하시오.(1000자 내외로 쓸 것)

(가) 인류의 장래를 위협할 두 가지의 대립된 태도를 이로써 알게 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한쪽에는 삼중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방식을 철저히 밀고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를 맹진파라고 부르고 있다. 다른 한쪽에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모색하여 인간과 환경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진리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고향파라 부른다.

맹진파는, 악마가 그렇듯이 아름다운 가락이나 적어도 제일 인기 있고 귀에 익은 가락으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음을 인정하자.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정지해 있을 수는 없다. 정지해 있으면 넘어져 버린다. 전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현대 기술은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할 뿐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완성시키자."

유럽경제공동체의 가장 뛰어난 수뇌의 한 사람인 시코 만스홀트 박사가 아마 이 집단의 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박사는 "'더 많이, 더 멀리, 더 빨리, 더 풍족하게'가 현대 사회의 모토"라고 말하고 있다. (중략)

환경 문제가 있다면 공해 규제법을 엄하게 만들고 공해 대책 비용을 연출하기 위해 경제 성장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천연 자원이 문제라면, 인조 자원을 연구하면 된다. 화석연료에 문제가 있다면 원자로를 고속증식로로 바꿔, 핵분열로부터 핵융합으로 나아가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따위는 없는 것이다. 맹진파의 슬로건은 매일 신문의 타이틀이 되고 있으며, "하루 한 가지의 기술혁신으로 위기는 피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나) 고향파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것은 맹진파 사람들과는 다른 인간관이다. 맹진파는 '성장'을 믿고 고향파는 믿지 않는다고 하면, 그것은 매우 피상적인 견해이다. 어떤 의미에서든 성장을 믿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성장이 생명의 본질인 이상, 그게 옳은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의 핵심은 성장의 개념을 질적으로 한정시키는 데 있다. 현실로는 어떤 것은 성장해야 하지만, 동시에 퇴행되어 가야 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고향파가 모든 생명의 본질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를 믿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도 피상적인 생각이다. 문제는, 무엇이 진보인가를 결정하는 데 있다. 고향파는 현대 기술이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그것은 자연계의 조화를 이룬 법칙을 모두 무시한 채 한없이 큰 규모와 높은 속도 및 폭력을 지향하고 있다-은 퇴보라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재검토에 의해 인류는 그 생존의 기반을 무너뜨려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방향 전환은 인간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조언

-'맹진파'와 '고향파'의 입장 차이는 인류가 그 동안 추구해왔던 기술문명에 대한 입장의 차이에서 연유한다.

-'맹진파'와 '고향파'의 입장 차이는 서로 상반되는 지점이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단순하게 전면 찬성과 전면 부정의 극렬한 대립구도라고는 보기 어렵다.

Schema 과학기술과 인간생활

 과학 기술이 인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과학 기술의 사용이 가져다 주는 인간 생활에서 가능성의 증대와, 그와 함께 나타나는 문제점의 발생이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과학 기술이 지닌 양면성 중 어느 한쪽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인간의 생활을 위해 지니는 무한한 가능성만을 생각해서 찬양하기만 하거나 그것이 빚어내는 부작용, 폐단, 문제점들만을 염두에 두고, 그것을 질시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이 같은 편향적 태도는 과학기술에 대한, 그리고 과학기술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오해나 몰이해의 소산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과학 기술의 가능성이나 문제점들은 대부분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두 가지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과학 기술이 인간에게 제공해 주는 가능성은 무수히 많아서, 그것들을 일일이 열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인간의 이용하고 소비할 수 있는 자원과 물품의 범위를 크게 넓혀 주었다. 또, 과학 기술은 의술의 발달을 낳아서 인간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료해 주었으며, 수명의 연장에도 기여했다. 과학 기술이 가져온 교통, 통신 수단의 발전 또한 막대한 양의 상품의 유통과 인간의 교류, 전자 통신과 자료 처리 능력의 혁신, 대중 매체의 확산 등 인간 생활에 많은 새로운 가능성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수많은 이러한 가능성들은 역시 수없이 많은 문제들을 수반하고 있다. 우선 겉으로 또렷이 드러나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문제들만 해도 매우 많다. 공장 폐수, 방사성 및 기타 유해성 폐기물, 자동차 및 공장 매연, 소음 등 여러 종류의 환경 오염, 에너지 및 자원고갈, 그리고 그 밖의 여러 면에서의 자연 훼손, 무기 개발 경쟁과 그에 따른 전쟁 위협, 도시의 지나친 비대화에 따른 주택 및 교통난, 개인의 사생활 침범 등은 이들 중 두드러진 몇 가지 예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서 널리 인식되어 있는 문제들 외에, 뚜렷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지만 훨씬 더 깊은 차원에서 인간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제약을 가하는 더욱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 그리고 실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이러한 문제들이 인간 생활과 인간의 장래를 두고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주제를 정리하며

기술문명은 딜레마다. 인간은 기술문명의 토대 위에서 삶을 영위해 나가지만, 기술문명은 시시때때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기술문명은 이른바, 약과 독을 동시에 제공해 주는 양날의 칼과 같다고 하겠다. 그래서 혹자들은 이러한 기술문명 발전의 맹목성을 지적하며 전면적인 사고의 전환을 주장한다. 또 어떤 이들은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기술문명이 불러일으킨 문제점마저 기술문명을 통해 극복하자고 주장한다. 누구도 '이 길이다'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기술문명의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본말을 바로 잡는 것이다. 기술문명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인간의 생명을 위한 것이어야 하지 기술문명 자체를 위한 기술문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수단과 목적이 뒤바뀌는 가치의 전도를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한번쯤은 인류가 달려오고 있는 이 급속한 발전과 번영의 길에 혹 가치의 전도와 같은 잘못은 없었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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