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에 이르는 길 혁명이란 하늘의 명을 받아 채찍으로써 부패한 권력을 징벌한다는 의미이다. 성야에서 마르크스가 혁명론에 가장 익숙한 인물이라면, 동양에서는 맹자가 그 위치를 대신할 수 있다. 아무리 강력한 권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백성의 안위와 행복을 짓누르는 세력은 하늘의 뜻을 받아 백성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두 인물은 말하려 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권력이동은 천의와 민의의 합심으로 가능하다 제자백가 중 맹자는 그 정치 사상이 진보적인 것으로 유명한 사상가이다. 그의 정명론은 혁명론이라 불릴 만큼 진보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맹자는 정명론에 기초하여 왕답지 못한 통치자는 더 이상 왕이 아니며, 백성들에게는 그런 왕에게 저항하고 반란을 일으킬 권리, 필요하다면 반란 과정에서 그를 죽이기까지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였다. [맹자]의 공손추장에 제시된 그의 사상을 보면 다음과 같다. 맹자는 왕도와 패도를 구별하여 정치의 원리로 제시하였다. 왕도란 인의를 바탕을 백성을 보살피는 치자의 도리며, 패도란 무력으로 백성을 굴복시켜 강제로 통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맹자는 폭군 걸왕과 주왕은 참다운 임금이 아닌 폭군이기 때문에 일개 범부로 치부하여 축출하고 심지어 죽여도 좋다가 하였다. 다시 말하면, 하늘의 명으로 받은 채찍을 써서 징벌해도 좋다는 말이다. 그는 더 나아가 통치자에게 그 지위를 부여해 준 천명은 백성들의 만족의 표시와 같다고 말했다. [하늘은 백성이 듣는 것처럼 듣고 하늘은 백성이 보는 것처럼 본다.]고 함으로써 맹자는 백성을 통치에 대한 판단의 궁극적 기준으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하늘 그 자체의 기준으로 삼았다. 맹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유력한 제후들이 스스로 왕을 칭하고 무력으로 천하의 패권을 장악하려했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제나라의 환공이나 진나라 문공과 같은 패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맹자는 그의 이상주의적인 사상을 제후에게 유세하고 다니면서 패도를 부정하고 왕도를 제창했습니다. 이는 힘으로 다스리는 패도정치로써는 인심을 얻을 수 없으며, 인애에 의한 왕도로써만 민심을 얻고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정치철학으로 덕의 유무에 따라 천명이 따른다고 본 것입니다. 그리하여 덕이 없는 악덕군주를 신하들이 몰아내는 것이 혁명이며, 이는 민심이 천심을 따라서 행하는 일이라 하여 후세 왕조교체에 있어서의 선양의 이론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맹자의 민심에 대한 강조는 이른바 역성혁명의 긍정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맹자의 민심에 대한 강조는 이른바 역성혁명의 긍정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즉, 임금도 임금답지 못하면 교체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 사상에 접근해 있었던 것입니다. [옛날 요임금은 순을 하늘에 천거하였는데 하늘이 그를 받아들였고, 다시 그를 백성에게 보여 주었는데 역시 백성도 그를 받아들였다.] 천의와 민의의 합심을 바람직한 권력 이동의 원리로 제시한 맹자는 인간이 윤리적 우주 질서 전체의 중심 척도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인문주의에 관한 더할 나위없이 단호한 언명이다. 맹자의 사상에서 주목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사상으로서 지금까지 설명되었던 혁명론이고, 다른 하나는 윤리사상으로서의 성선설입니다. 공자의 유가사상을 계승한 두 인물인 맹자와 순자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Schema 맹자 사상의 핵심 인간을 선하게 본다는 것은 인간이 문명을 만들고 스스로 완성해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는 뜻이다. 맹자의 가장 중요한 특징도 바로 인간의 선성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맹자가 보는 인간은 군자든 성인이든 어린 아이든 모두 성인 군자가 될 본성을 타고났다. 현실을 살고 있는 범박한 인간이 다 옳을 수 있다는 전제는 진리를 머나먼 이상의 세계에 사두어 두지 않아도 좋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맹자는 역사 속에 평민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왕은 대단치 않다. 밭일하는 백성의 마음에 들게 되면 천자가 되고, 그 천자의 마음에 들어야 제후가 되며, 제후의 마음에 들어야 대부가 된다."고 선언한 맹자의 민본 사상은 평민의 목숨이야 가랑잎 같았던 춘추 전국 시대에 혁명적인 선언이었고, 오늘날 민주주의 전범이 되었던 것이다. 맹자가 추구하는 인의의 정치, 왕도의 정치도 바로 민의에 바탕을 둔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민심을 좇아 민생을 도모하여 천하의 인심을 얻는 것이 바로 왕도의 기본인 것이다. 민의를 왜곡하는 패도의 정치는 힘의 논리로서 약육 강식에 의존하는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맹자는 인의를 실현하는 군자를 내치는 것은 역적이지만 폭군을 내치는 것은 정당한 혁명이라 규정한다. 탕왕과 무왕이 폭군 걸과 주를 정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걸과 주가 백성을 협박하고 포악한 짓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열국이 각축하는 혼란스런 세상에 선명한 가치관을 제시하고 그 척도로 백성을 최우선에 둔 맹자의 탁월함은 수천 년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맹자의 장점은 문학적인 비유와 표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맹자가 양 혜왕을 찾아 문답하는 부분은 맹자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내는 보기다. 맹자는 먼저 "사람을 죽이는 데 지팡이와 칼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혜왕에게 확인시킨다음 "왕의 부엌에는 고기가 지천이고 마굿간엔 살찐 짐승들이 즐비한 데도 백성들의 얼굴에는 주린 빛이 가득하고 죽은 송장들이 들에 널려 있다면, 이는 백성을 먹여 살려할 짐승들을 몰고 와 거꾸로 백성들을 잡아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라고 신랄한 공박을 가한다. 본질과 현상, 보편과 특수, 이상과 현실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철학의 양면이다. 맹자는 공자의 가르침을 이어 받으면서 그 한 켠의 빈 곳을 메우는 창조적이 계승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이다. 그리하여 공자와 맹자의 아포리아였던 본질과 현상은 역사를 통하여 연면하게 이어진 인류의 영운한 과제가 되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