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유기농업 . . .
최근 농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자연과의 친화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인공적으로 합성된 농자재의 무절제한 투여에서 유발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우려가 유기농업론과 같은 환경친화적인 농업철학을 등장시켰다. 유기농업론은 실제적인 생산론이기 앞서 하나의 미래 지향적인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농업이 유발시키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인식의 틀 위에서 미래를 위해 현대농업이 수정되어야 할 점을 지적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방법론까지 제시하고자 한 것이 유기농업론이다.
1. 농업에 대한 미래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현행 유기농업
현재의 유기농업론은 환경론에 바탕을 두고 대두된 것이기 때문에 농업의 생산론적 측면을 적절히 고려하지 못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현재의 유기농업은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제까지 사용되어 온 화학비료와 농약 같은 기술들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점이 그런 측면이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서 대두된 것이 유기농업론이기 때문에 그런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이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래 사회는 농업환경이 잘 보존될 것도 요구하지만 농업이 높은 생산성을 가질 것도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경직된 유기농업은 농업에 대한 미래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임을 알 수 있다.
2.미래의 농업의 생산성
미래의 농업은 생산성이 현재보다 현저히 높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농산물 수요를 증가시킬 요인은 커지는 반면 농업생산 인자는 축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 95년과 2020년을 비교 해 보자.)
가. 농산물 수요 증가 요인
총 인구 증가: 인구가 증가하면 농산물 수요도 증가한다. 그런데 2020년이 되면 우리 나라 인구는 약 5,000 만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95년: 약 4,500만)
국민 소득 증가: 국민 소득이 증가하면 한 사람당 농산물 수요가 양적으로 증가하고 질적으로 고급화 한다. 그런데 2020년의 우리 나라 국민 1인당 소득은 지금의 미화 약 10,000 달러로부터 30,000 달러 이상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나. 농업 생산 인자의 축소
농경지의 축소: 2020년의 우리 나라 농경지는 약 150만 ha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농촌인구의 감소: 2020년의 농촌 인구는 약 160만으로 감소 ( 95년: 약 480만)
※위의 사실들은 미래에는 농토와 농업노동력은 감소하는 데 반해 인구와 인구 1인당 농산물 수요량은 증가하기 때문에 기초 식량과 채소 등 기초식품만이라도 자급하고자 할 경우 농업의 토지 생산성(농경지 단위 면적당 생산량)과 노동생산성(노동시간당 생산량)이 모두 크게 높아져야 할 것을 시사한다.
다. 합리적인 유기농업
유기농업은 비록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는 문제가 있지만 환경을 보존하고 주변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순환적으로 이용할 것을 강조하는 점 등은 합리적이다. 따라서 미래의 유기농업은 현재의 유기농업이 갖는 장점은 최대한 살리면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라.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에 대한 유연성 있는 자세
화학비료와 농약은 환경에 대한 불친화적인 측면도 있으나 농업에서 매우 중요한 생산성 제고를 위해 긴요하다는 사실, 또 이들 농자재도 적절히 사용하면 환경에 대한 부담이나 농산물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 등을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마. 명분보다는 목적을 존중하는 자세
농업의 생산성을 바람직한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환경도 보존하고 농산물의 품질도 높이는 데에 필요한 농법을 설정하고 이를 가장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유기자원 또는 합성 농자재 등을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한다는 합목적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농업 행위가 농업의 생산성, 환경, 농산물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량적 정보가 필요하다.
바. 획일적이 아닌 다양한 농업체계 추구
생산성이 높고 환경 친화적인 농업은 획일적일 수는 없다. 각 지역이 갖는 특정 농법에 대한 비교 우위가 서로 다르고 또 환경적 조건이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래의 농업은 지역 특이성이 큰 농업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축산단지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가축분뇨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유기질비료를 바탕으로 하는 작물영양 관리체계가 유리한 반면 축산단지로부터 먼 곳에서는 화학비료를 기본으로 하는 작물영양 관리체계를 택하되 유기물 자원을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