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유기농업

우리는 고품질로 간다② 유기농 깻잎으로 부농꿈 이뤄

날마다좋은날 2005. 11. 17. 17:03
Subject  
   우리는 고품질로 간다② 유기농 깻잎으로 부농꿈 이뤄
경주신문  2005. 7. 25.
  


「땅을 자연상태로 되살리면 자연계의 천적이 저절로 생겨나 각종 병해충을 쉽게 물리 칠 수 있습니다. 5년째 친환경농법으로 깻잎을 생산, 부농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하양읍 남하리 이원락(57·사진)씨는 환상리에 소재한 6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2년째 유기농 깻잎을 생산, 연간 5000~6000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평당 10만원이 넘는 고소득이다. 이에 앞서 이씨는 3년간 무농약 단계를 거치면서 땅의 정직함을 몸소 체험하고 이제는 같은 작목반원들은 물론이고 인근 주민들에게도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이씨는 최소한 농민들이 저농약 단계의 친환경 농산물은 생산해야 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롭다고 강조한다.

남하리에서 태어난 이씨는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남의 집 품을 팔며 셋방살이를 전전하다  25살에 드디어 그동안 푼푼이 모은 저축으로 논 400평을 구입, 본격적인 농사일에 뛰어 들었다.

당시 남하·청천리 지역은 엽채류인 깻잎생산의 본고장으로 이씨도 자연스럽게 깻잎농사를 지었다. 한마음깻잎작목반을 결성, 5년간 반장 일을 맡으면서 깻잎 생산에 열중하던 이 씨는 5년 전 이래서는 안 되겠다며 그동안 농약의 대명사처럼 비쳐졌던 깻잎의 품질고급화에 나섰다. 먼저 50여명의 작목반원들을 대상을 무농약 재배로 전환하자고 설득, 한경배(53세)씨와 박경제(47세)씨 등 3명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시작했다. 이들 3명은 모두 3년간 무농약을 거쳐 현재 똑같이 유기농(현재 저농약·무농약·전환기·유기농 4단계를 저농약·무농약·유기농 3단계로 통합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깻잎으로 하양 깻잎의 우수성을 전국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씨는 연작피해를 줄이기 위해 3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번갈아가며 수확하고 있다. 파종에 앞서 하우스 1동에 볏짚 1톤과 유기농협회에서 생산한 유기농퇴비 20㎏들이 100포를 살포한다. 여기에 규산질 60㎏, 황산가리 20㎏, 일라이트라는 광물질 200㎏, 골분 150㎏을 섞는다. 발아 후 수확기에는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을 2년 이상 숙성시킨 아미노산을 작물상태에 따라 시비한다. 1회 시비량은 2ℓ 이내로 요소 10㎏을 시비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확이 끝나면 호밀, 옥수수, 콩 등 녹비식물을 심어 반드시 3개월 정도 휴경을 한 뒤 다시 파종한다. 이렇게 하면 한 하우스에서 1년에 2기작이 가능하다. 이렇게 생산된 이씨의 유기농깻잎은 2㎏ 한 상자에 2만원씩 연간 5000∼6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일반 농사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소득이다. 일반농사 시 600평에 200만원 정도 농비가 든다면 이씨는 1000만원 정도를 농비에 투입하지만 순소득은 훨씬 높은 것이다.      
      
그러나 이씨의 품질고급화 시도는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무농약 첫 해 1기작 때는 진딧물 때문에 수확을 못했고 2기작 때는 천벌레 때문에 수확을 하지 못하고 땅을 갈아엎어야 했다. 부인 김귀자씨는 1년간 단 한 푼도 수확하지 못하자 친환경 때문에 사람 잡는다며 하우스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

첫해 농사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듬해부터 살아난 땅심이 천적들을 키워내기 시작했다. 응애는 칠레 이리응애가 진딧물은 폴레마니가, 천벌레는 세이프그린이라는 천적을 이용해 농약 없이도 농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씨는 또 카메라 후레쉬를 이용해 천벌레를 잡는 과학영농을 실천하고 있다. 잎을 갉아먹는 천벌레가 활동하기 시작하면 한밤중에 5∼6일 마다 1번씩 카메라 후레쉬를 하우스 안에 사방으로 터트리면 후레쉬가 번개 역할을 해 천벌레가 나방이 되는 과정을 중단시켜 잎 뒤에 붙은 채 죽어버리는 것이다.

이같은 열정으로 이씨는 현재 경산시 친환경농업연구회장과 아화농협 친환경교육장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친환경농업 전도사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취재 중에도 반야월 깻잎 농가 등에서 상담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농사비결에 대해 묻자 이씨는 「가족 두 사람이 일할 경우 1000평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며 「면적이 많다고 이에 비례해서 수입도 늘어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무일푼으로 시작해 땅 3000평, 금융자산 1억5000만원이면 성공한 것 아니냐」며 「농민들이 최소한 저농약 농산물 수준의 농산물은 생산해야 땅도 사람도 모두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