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유기농업

부산유통, 이 사람이 뛴다 ④ 유기농 야채 재배 공덕선·철표 부자

날마다좋은날 2005. 11. 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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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유통, 이 사람이 뛴다 ④ 유기농 야채 재배 공덕선·철표 부자
국제신문  2005. 11. 9.
  
"친환경 인증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헌책방 뒤져가며 터득한 방법
일일이 손으로 잡초·벌레 제거

  
유기농 양채를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공덕선(앞)옹과 아들 철표씨가 9일 농장에서 작업하고 있다. 박수현기자 parksh@kookje.co.kr
"일단 유통되면 소비자까지 가기 위해선 최소 2~3번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조금의 실수라도 있으면 바로 출하가 중단되고 폐쇄될 정도로 친환경인증은 엄격합니다."

부산 강서구 죽동동 4000여평의 농장에서 유기농 양채를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공덕선(78)옹과 아들 철표(44)씨가 잇딴 먹을거리 파동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들 부자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부산에서 친환경 야채 인증을 받고 있다. 이들이 키운 양채는 중간유통상을 통해 부산, 서울 지역 각 대형유통점과 유기농전문점 등으로 유통되고 있다.

20살이 되기도 전에 농사에 발을 들여 화훼, 일반 채소 등 안 해본 농산물이 없다는 공옹은 30년전부터 샐러리, 브로콜리 등 서양채소인 양채를 주요 품목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일제시대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 헌책방을 뒤지며 관련 서적을 구해 50대가 될 때까지 공부하는 걸 잊지 않았고 이때 터득한 방법이 농약을 쓰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농산물을 키우는 것이었다. 이런 재배는 지난 98년 유기농산물에 대한 품질인증이 시행될 당시 농산물품질검사소(현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권유할 정도로 인정받았고 지금은 서울 부산 등 관련 업계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아볼 정도다.

유기농 채소 재배에 아들 철표씨가 함께하게 된 건 지난 90년대초부터. 포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철표씨는 이직을 생각하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아버지는 몇 십년의 경험에다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철표씨에겐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공씨도 초반에 토마토를 재배하려다 납품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맛있는 토마토였지만 작고 울퉁불퉁해 상품성이 떨어졌기 때문. 공씨는 유기농재배, 특히 양채의 경우 키우는데 6개월이 걸릴 정도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일이 손으로 잡초와 벌레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노력도 배가 들고 각종 농사설비에다 유기농제재를 잘 섞어 줘야 하기 때문에 화학에도 능해야 하는 등 만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같이 일손이 없는 상황에서는 더 힘들 수밖에 없고 농법에 있어서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함과 정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씨는 농장 토양의 유기물 함량이 6~7%(일반적으로 3%)에 이르고 곤충의 섭식을 저하시키는 고가의 친환경특수제재를 쓰고 있다며 품질에 있어서 자신감을 보였다. 또 "앞으로 대를 이어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유기농 채소를 키우겠다"며 뚝심있는 의지를 보였다. 공씨는 마지막으로 "진짜 유기농 야채는 일단 보기에도 싱싱할 뿐 아니라 벌레 구멍이 있는데다 부드럽지 않고 투박하다"며 "소비자들이 예쁜 야채만 찾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조민희기자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