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2004-12-27
경기 침체 속 ‘나홀로 호황’
▶소비자 웰빙 열풍에 정부 친환경농업 육성 힘입어
키토산, 목초액, 4종복비, 천적 ‘두각’ 올 한해 시장규모 2000억원대 추정 품질기준 마련, 불량제품 근절 숙제
올 한해 친환경농자재 업계는 전반적인 농자재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대적인 친환경농업 육성 정책과 소비자들의 웰빙(well-being) 열풍이 맞물려 그야말로 ‘나홀로 호황’을 구가했다.
친환경농자재는 농약적·비료적 효능을 지닌 다양한 형태의 자재들로 현재 농가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키토산, 목초액을 비롯 미생물제재·농약, 4종복비, 미량요소복비, 천연식물성 자재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들 친환경농자재의 올 한해 전체 시장규모는 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제품수로는 500~1000여개, 약 680여개 업체가 이 사업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농가와 업체들이 친환경농자재의 주 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키토산과 목초액, 목탄의 연간 생산량만 보더라도 각각 86톤과 7500톤, 7400톤에 달한다.
특히 올 들어 시장 확대가 두드러진 4종복비의 경우 지난 2002년 250억, 지난해 300억 시장에 이어 올해는 400억 시장으로 성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농협중앙회의 계통구매 매출 규모는 지난해 58억원에서 올해는 63억원으로 약 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시설원예 농가를 중심으로 천적을 활용한 해충방제 면적이 크게 증가,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두배 가까운 4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대 천적생산 기업인 (주)세실의 경우 올해 약 3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율을 보였다. 더욱이 농림부가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천적활용 원예작물 해충방제 사업 면적이 2000ha인 점을 감안할 때 2005년 천적 시장 규모는 최소 14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친환경자재 시장의 급성장 이면에는 불량 친환경농자재의 난립이라는 부작용도 더불어 심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는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명확한 품질관리 규격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요과 공급이 단기간에 증가함에 따라 주요 성분, 첨가 비율 등이 불분명한 불량 제품들의 유통 또한 크게 늘어나 친환경농자재 시장이 혼탁해진 것이다. 더욱이 일부 제품은 효능·효과가 불분명한 것은 물론 오히려 약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농가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와 연구기관을 통해 논의되고 있는 생물농약 등록기준을 조속히 마련,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및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불량 친환경농자재에 대한 근본적인 근절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농가 사용이 많은 친환경자재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을 토대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확대함으로서 농가의 편의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제1723호/ 기획시리즈/ 김상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