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2005-08-17
농촌진흥청 친환경 농업기술 개발
좀남색잎벌레·분화무늬들명나방 이용
목초지 잠식 `돌소리쟁이' 손쉽게 방제
야외방사해도 일반작물엔 전혀 피해없어
목초지나 채소 재배지역에 자라면서 작물에 피해를 주는 외래잡초를 국내 자생곤충으로 방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 과학기술원은 미래형 친환경적 농업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목초지를 황폐화시키는 방제가 어려운 잡초 돌소리쟁이를 자생곤충을 이용하여 손쉽게 방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돌소리쟁이는 국내에 유입된 지 20년이 넘은 외래 귀화잡초로 목초지에 대량 발생하며. 다년생으로 뿌리가 잘려도 재생하는 특성이 있어 영국이나 스위스. 아르헨티나 같은 목축국가에서는 특별히 관리되고 있는. 방제가 매우 어려운 문제 잡초종으로서 사료 생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다년생 식물인 돌소리쟁이는 국내 목초 재배면적의 최고 10%까지 점유하고 있으나 뿌리를 깊게 뻗어 방제가 쉽지 않은 잡초라고 농업과학기술원은 밝혔다. 특히 방목초지에서는 가축 방목 등의 이유로 친환경적 관리가 불가피하여 제초제 사용이 제한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잡초 관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진청은 소리쟁이속(屬)의 잡초만을 먹이로 삼아 생육 억제와 종자 발생 밀도를 줄여 주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곤충인 ‘좀남색잎벌레’와 ‘분홍무늬들명나방’을 선발하여 목초지에서 소규모 포장시험을 실시한 결과 방제 효과가 우수한 결과를 보였으며. 현재 곤충의 기주 특이성에 대한 정밀 연구가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발된 좀남색잎벌레와 분홍무늬들명나방은 국내에 서식하는 자생곤충으로 39종의 식물을 대상으로 섭식반응을 조사한 결과 소리쟁이속만을 섭생하는. 먹이식물의 폭이 매우 좁은 곤충으로 밝혀졌으며. 대량으로 야외에 방사해도 작물에 피해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곤충의 먹이 습성은 좀남색잎벌레는 주로 잎을 먹는 특성이 있고. 분홍무늬들명나방은 줄기를 먹는 특성이 있어 서로 습성이 다른 곤충으로 밝혀졌다. 특히 발아 후 90일 지난 돌소리쟁이 자생지에 좀남색잎벌레 성충 암컷 10마리와 수컷 20마리를 방사한 결과 20일 후 지상부 돌소리쟁이 밀도가 75% 이상 감소했으며 분홍무늬들명나방은 알을 돌소리쟁이 잎에 낳으면 유충이 잎을 갉아먹고 잎이 부족하면 줄기를 따라 뿌리까지 내려가 먹이활동을 해 돌소리쟁이 방제에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곤충은 특히 배추와 토마토. 딸기 등 국내재배 39종의 식물을 대상으로 섭식반응을 조사한 결과 전혀 먹이활동을 하지 않아 대량으로 야외에 방사해도 일반작물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농업과학기술원은 밝혔다.
방제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잡초의 생장단계에 맞추어 선발곤충 2종을 차례로 방사함으로써. 섭식기간이 제한적이고(4~6월). 주로 잎을 가해하는 좀남색잎벌레의 단점을 분홍무늬들명나방이 줄기와 뿌리를 가해함으로써 보완하여. 완벽한 방제효과를 보여주는 결과를 얻었다.
좀남색잎벌레는 자연상태에서는 1년에 1~2회만 발생하고 여름잠과 겨울잠을 자는데. 현재 휴면타파 연구를 통해 연중 계대사육체계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돌소리쟁이를 근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제시스템 개발을 위한 곤충 생태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분홍무늬들명나방의 실내 연중 대량증식을 위한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며. 대량사육체계가 확립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현장실증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농업과학기술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올 가을 영국 허트포드셔(Hertfordshire)대학에서 개최되는 영국생태학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농업생물부 잡초관리과 권오석 박사는 “곤충을 이용한 잡초 방제기술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기술로서 현재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방제곤충의 대량사육기술이 확립되어 축산농가에 대량 보급하게 되면 친환경적 목초지 잡초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목기자 smlee@kn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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