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연구회 학술발표회 자료집. 2004.12.17.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 노재억
목 차
해외 유기농업 잡초관리 사례
1. 미국 Ohio의 잡초관리 2. 미국 North Carolina의 온실(비닐하우스) 잡초관리 3. 미국 North Carolina의 채소 재배 포장 잡초관리 4. 일본의 오리제초 수도작 5. 캐나다 British Colombia의 Olera 농장 6. 기타 잡초관리 방법 ---------------------------------
해외 유기농업 잡초관리 사례
농약은 현대 농업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농업용 자재 중의 하나로 농업생산성의 주요저해요인인 병해충과 잡초의 효율적 관리, 농산물의 품질향상 및 생력재배를 가능하게 하여 농업생산성의 향상에 크게 공헌하였다. 그러나 농약의 독성문제로 인해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식품오염,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 남용으로 농업환경오염을 야기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현대농업방법에 대한 대안으로 저투입 지속가능농업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친환경농업으로 발전하였다.
친환경 농법은 기계화 및 화학비료와 농약을 과다 사용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작되었으나, 농약 및 화학비료의 사용 기피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 생육기간이 짧은 작물은 생산이 가능하나 생육기간이 길수록 수량감소가 크며, 생육기간이 짧은 작물도 연작할 경우 병해충이 발생하고 특정양분 결핍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현대 농업은 기계화와 농약 및 비료 등 농업자재의 발달로 생력재배가 가능하였으나, 친환경농산물 재배에는 농약과 비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 적합한 토양 및 품종개량, 재배기술 등 적정한 조치 없이 짧은 기간을 통하여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여 성공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유기 농업의 경우 병해충과 잡초 관리를 위해 목초액, 현미식초, 미생물제, 유기질비료나 자가제조퇴비 등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또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친환경자재와 토양의 잔류농약을 조사한 연구논문에 보면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가 검출이 되고 있으며, 유기농업실천농가들은 이러한 친환경자재를 경험적으로 사용해보고 효과가 나타나면 유기농업에 적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비료공정규격에 잔류농약에 대한 규정이 없어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재배 작물에 직접적인 농약 살포보다는 친환경 농업자재(퇴비)를 통한 간접적인 농약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이는 유기농업의 원리에 부합되지 않으며, 여기서 유기농업 제초 원칙에 대한 세계적 동향에 대해 조사하고 올바른 유기농업 제초에 대해서 알아보자.
1. 미국 Ohio의 잡초관리
가장 바람직한 잡초관리 프로그램은 잡초의 수를 경제적 수준으로 유지시키고 잡초종자의 전파, 발아를 예방하는 것이다.
(1) 윤작
윤작은 장기간의 잡초관리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 알팔파나 소곡류작물이 자라고 있는 포장으로 윤작하면 대부분의 1년생 초의 종자 전파, 발아를 예방할 수 있다. 또는 영년생 풀과 콩과작물(알팔파 등)을 혼합한 마초를 포장 군데군데 펼쳐 놓아두면 잡초군락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2) 재식밀도
콩의 경우 재식간격을 15인치 이하로 좁게 하여 잡초 발생 영역을 감소시킨다.
(3) 종자 선별
고순도의 잡초종자가 없는 종자를 파종한다.
(4) 경운
전통적 경운은 뿌리줄기로 번성하는 2년생, 영년생 잡초의 군락수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며, 제초기를 빠른 속도(7~10mph)로 회전시키면서 이른 시기에 1~2인치 깊이로 경운을 하면 농작물의 뿌리에 상처를 주지 않고 1인치미만의 작은 잡초를 관리할 수 있다.
2. 미국 North Carolina의 온실(비닐하우스) 잡초관리
(1) 예방
제1의 가장 중요한 관리법은 위생이다. 잡초종자, 뿌리줄기, 괴경 등 잡초의 번식기관을 멸균된 도구를 이용하여 하우스 밖으로 옮기고, 빈 공간은 깨끗한 식물 잔사로 채워준다. 재식이외의 공간(통로, 작업공간 등) 바닥을 멀칭한다. 하우스 포장에 자갈로 멀칭하는 경우도 있는데 잡초관리에 효과가 좋았다. 이러한 작업 후에 발생하는 잡초에 대해서는 직접 손으로 제초한다.
(2) 잡초 발생 후 제초방법
하우스 내에 잡초가 발생한 후라면 직접제초, 열로 고사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초목을 제거하는 데는 효과가 있으나 종자발아를 막을 수는 없다. 잡초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포장을 깨끗하게 한 후 멀칭재료(Geotextile fabrics, 자갈 등)로 멀칭을 하는 것이 좋다.
3. 미국 North Carolina의 채소 재배 포장 잡초관리
(1) 전통적 방법
성장 속도가 빠른 채소작물을 재배하면 채소의 그늘에 의해 호광성 잡초종자의 발아가 억제된다. 이 방법은 성장속도가 빠른 채소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박, 콩, 땅콩, 오이, 옥수수, 멜론, 감자, 고구마, 토마토 등은 생장속도가 빠르고 하나의 작물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므로 잡초발생 예방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상추, 당근, 고추,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 무 등은 그렇지 아니하다.
(2) 멀칭
멀칭에는 유기 멀칭과 무기 멀칭이 있는데 무기멀칭은 수확 후 포장에서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며, 토양으로의 유기물 환원이라는 유기농업의 원칙에서 보면 유기멀칭을 권장한다.
톱밥, 낙엽, 신문지, 밀짚, 식물 잔사 등으로 멀칭 할 수 있으며, 물론 유기적인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유기 재료를 빈 공간에 멀칭하면 잡초관리 뿐만 아니라 토양비료의 역할도 수행하므로 유기농업에는 적합한 방법이라 볼 수 있다.
4. 일본의 오리제초 수도작
1987년 일본의 타까오 후루노에 의해 시작된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아시아 어느 지역을 간다 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농법이다.
오리 제초 수도작은 논에 울타리를 치고, 이앙 후 1~2주에 약 1~2주 나이의 오리새끼들을 10에이커 당 20~30마리 정도 방사하고 이삭이 형성될 때까지 밤낮동안 논에서 사육하는 농업이다.
일반오리, 거위 그리고 사향오리는 오리 제초 수도작에 적합하지 않다. 야생 수컷오리와 가축용 암컷 오리의 교잡종인 Aigamo Duck는 생존력이 강하고 육미도 좋고 작업능력도 월등해서 오리 제초 수도작에 적합하다. Aigamo Duck은 논에 방사되는 그 순간부터 일하기 시작하고, 잡초나 해충들을 잡아먹기 때문에, 제초효과, 병충해 관리 효과, 시비효과, 경운 효과, 달팽이 관리 효과, 벼 생육 조장 효과를 나타내므로 오리제초 수도작은 Integrated Rice and Duck Farming(종합적인 오리 제초 수도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벼를 단일 재배하는 곳에서는 이 농법을 적용하면 잡초와 병충해를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논 생명체의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Azola나 수중양치류를 같이 키워 질소고정 작용도 도모하고 논환경 정화에도 기여하여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5. 캐나다 British Colombia의 Olera 농장
농장주인 Fred Reid는 BC주 유기농산물 관련 업무를 관장하는 BC주 유기농산물 인증협회 및 BC주 유기농산물 인증기관인 Association for Regenerative Agriculture의 창립자 중 한 사람으로 1986년부터 유기채소 및 나무 딸기를 생산해 오고 있다. 유기나무딸기 생산과 유기계란 생산방법을 잘 결합하고 유기딸기와 유기계란을 같이 생산, 판매하고 있다. 나무딸기 생산에 도움이 되는 잡초제거 및 비료공급을 위해 닭을 나무딸기 재배 지역에 방목하고 있으며, 계분은 잡초제거뿐만 아니라 토양양분의 균형을 잘 이루어주며, 선충류 통제를 돕는 토양 곰팡이를 증가시키고, 토양의 산소접촉을 증가, 과실의 숫자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닭은 나무뿌리에 있는 해충을 잡아먹어 Crown borer(근절충의 일종)의 통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6. 기타 잡초관리 방법
자연농법 멀칭은 볏짚과 낙엽을 이용한다. 어떤 씨앗이건 그 부피의 4~5배에 해당하는 것에 덮여 있으면 발아할 수 없다. 가을에 벼를 벤후 볏짚을 통째로 바닥에 그대로 깔아두거나 낙엽을 깔아두면 그곳에는 풀이 자라지 못한다. 아니면 가을에 밭에 호밀이나 클로버를 파종하면 봄에 파종해 놓은 호밀이 120~130cm까지 자라서 잡초를 억제할 뿐 아니라 호밀을 베어 그대로 깔아놓으면 다시 멀칭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잡초관리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의 유기농업 잡초대책을 보면 다음과 같다. ‘잡초의 억제는 잡초의 생장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경작기술(윤작, 녹비사용, 균형시비, 묘상의 조기준비 등)과 기계경작에 의한 방법이 행해지고 있다. 잡초를 태우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화학제초제의 사용은 일체 금지된다.’ 일부에서는 유기농업을 ‘단순히 과거의 전통농업으로 돌아가는 농업’, ‘화학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업’, ‘농업자재를 화학약품대신 유기자재로 바꾸는 농업’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는 IPM농업의 과도기를 거쳐 친환경유기농업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관행농업에 대한 대안으로 친환경유기농업이 대두되었으나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화학비료,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유기농업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어 참된 의미의 유기농업과는 거리가 멀다. 자연순환의 원칙을 거스른 현대의 폐쇄적인 집단농업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자연의 생태학적 균형을 유지하며, 친환경, 친사회적, 경제적인 농업시스템인 유기농업이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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