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친환경 농법,
‘바이오다이나믹’이란 무엇인가?
지구 환경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 정도로 작금의 지구환경 파괴와 오염의 정도는 심각하다.
포도재배를 통해 만들어지는 농산품인 와인은 그 자체로
환경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환경파괴의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작게는 와인생산과 운반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석연료의 소모를 따지는 것에서부터 넓게는 기존의 자연환경을 갈아 엎고 포도농장을 만드는 것에 대한 반발까지 다양하다.
지구 환경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느냐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 정도로 작금의 지구환경 파괴와 오염의 정도는 심각하다.
포도재배를 통해 만들어지는 농산품인 와인은 그 자체로
환경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환경파괴의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도 많다.
그것은 작게는 와인생산과 운반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석연료의 소모를 따지는 것에서부터 넓게는 기존의 자연환경을 갈아 엎고 포도농장을 만드는 것에 대한 반발까지 다양하다.
친환경방식으로 포도를 재배해 성공하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와인재배업자들은 좀더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실행하게 된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나파밸리에서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포도를 재배하고 있는
'더그 세이퍼'의 이야기다.
나파밸리에서 와인을 만드는 '더그 세이퍼'는
땅다람쥐가 포도나무 뿌리를 갉아먹자 독약과 폭약을 사용했다. 이는 너무 위험한 방법이었기에 그는 나중에 땅다람쥐의 천적을 활용하는 것을
생각했다. 다람쥐를 잡아먹는 올빼미가 살 수 있는 나무 둥지를 설치하고 낮에는 매와 황조롱이 앉을 수 있는 장대를 세웠다.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자 세이퍼는 아예 와이너리의 이름을 매에서 따 '레드 쇼율더 랜치'라고 지었다.
이 뿐이 아니다. 그는 토양의 영양소를 보전하기 위해
귀리, 겨자, 클로버 같은 지피식물을 포도나무 열 사이에 심었다. 이 식물들은 포도나무 해충을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들의 은신처가 되었고, 잡초의
성장도 막고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바이오다이나믹 농법
최근에는 보다 극단적인 방법의 환경친화적 농법이 주목
받고 있다. 그것은 유기농법을 넘어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얼핏 봐선 미신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독특한 내용을 포함한다.
이 농법은
농장전체를 하나의 완성된 유기체로 보고 외부의 도움이나 낭비 없이 자율 통제에 의한 생태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이다.
가령 식물에게
비료를 주는 것은 식물 스스로의 힘으로 양분을 흡수하는 능력을 저하시키므로 금지사항이다. 가축에게 사료를 먹이는 것도 마찬가지. 이 정도는
그렇다 쳐도 납득이 잘 안되는 부분도 있다. 그것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달이나 별의 상태에 따라 농작업을 진행한다는 부분이다.
식물의
병은 달의 기운이 너무 강하기 때문??
이 농법에 의하면 식물의 병은 달 기운이 너무 강하게
작용할 때 발생한다. 그래서 농토에 달의 기운을 전하는 물의 힘을 빼앗고 특별한 물질을 뿌리면 된다. 그것은 다름아닌 쇠뜨기풀. 진하게 다린
쇠뜨기풀을 약간 뿌리면 된다는 것. 이 방법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렇다면 실제 와인메이커들이 이런 방식을 따를까?
프랑스 루아르
지역에서 바이오다믹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는 '니콜라스 졸리'는 매년 추분이 되면 소뿔에 소의 분뇨로 만든 비료를 채워 넣는다. 그리곤 밤하늘의
기운이 가장 강하다고 여겨지는 시점에 뿔을 땅에 묻는다. 나중에 춘분이 되면 그는 뿔을 파내 뿔에 남은 것을 빗물로 거르고 한 시간 동안 흔들어
소용돌이를 만든다. 그리고 그 액체를 농장 이곳 저곳에 뿌린다. 그는 그 액체가 땅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고 확신하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실제 그가 이렇게 생산하는 '쿨레 드 세랑' 와인은 '이켐'이나 '몽라세'에 비견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가 창안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
이 독특한 농법은 '루돌프 슈타이너'
박사(1861-1925)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단순한 농학자가 아니다. 현대 인지학(정신과학)의 창시자로 영적체험을 통한 지성적 연구를
수행했다.
그래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은 현 시점을 기준으로
말한다면 결코 과학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영적인 이론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슈타이너는 어떤 근거로 달과 식물의 관계,
쇠뜨기풀과 땅의 관계를 알 수 있었을까. 그의 다른 저서를 보면 여기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는 놀랍게도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껴서
아는 것이다.
믿기 어려운 말일 수 있지만 그는 훈련을 통해
초감각을 획득했다고 스스로 밝힌다. 그의 저서 '초감각적 세계의 인식'에는 어떻게 식물와 광물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지에 대한 방법도 서술돼
있다.
그렇다면
그의 말이 맞는지 틀리는 지는 그가 말하는 초감각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결국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을 지지하는 사람은
슈타이너 박사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바이오다이나믹 와인에 대한
호평
그러나 계속
이런 농법의 맥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 결과물에 대한 호평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출간된 '와인의 정치학'에 의하면 '미국
포도농법과 양조법'이라는 잡지는 캘리포니아에서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방식으로 재배한 두 개의 포도농장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최초
6년 동안 둘 사이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극심한 폭염이 찾아온 2003년을 겪고 난 7년째에는 바이오다이나믹 방식으로 기른 포도나무가 천연당분과
페놀 함양이 높게 나타나 '이상적인 포도나무의 균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는 공신력 있는 와인평론가들이 바이오다이나믹
와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오늘날 너무 많은 와인들이 연구실에서 만든 것 같은 맛이 나지만, 이 와인들은 그렇지 않다”는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어쨌든 환경보호와 와인생산이라는 문제의식 사이에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은 하나의 확실한 대안으로 자기 자리를 잡았다. 극상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와인메이커와 소비자들이 있는 한, 일부 미신적인
작업에도 불구하고 이 농법은 죽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기억해야 할 것은 ‘유기체로서의
생태시스템으로의 농장의 완전성을 보존하고 우주전체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슈타이너의 핵심이론이 오늘 날 위태로운 지구
위를 살아가며 종종 와인을 즐기는 우리 인간들에게 천천히 곱씹어봐야 할 중요한 화두라는 점이다. / 와인리포트 김진수 기자
desk@winereport.co.kr (자료참조=와인정치학/ 타일러 콜만, 책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