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ㆍ경제체제의 총체적 개혁 연구
―天地人一體 사상을 중심으로―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해송 안 창 범(海松 安 昶 範)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 경제적 양극화, 자본의 독점, 빈부격차, 비정규직의 양산, 금융위기, 부정부패, 시위, 폭동, 파업 등 일대 수라장(修羅場)이다. 그러면 이들 사건과 분쟁의 원인은 무엇이며 해법은 무엇인가?
이를 연구해 보면, 그 근본원인은 우익과 좌익, 개인주의와 전체주의,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등 이율배반적인 모순에 있다고 본다. 또 그 因緣을 추적해보면, 현대사상 이전의 先行思想 곧 불교ㆍ유교ㆍ기독교 성립 이전의 선행사상을 망각하고 무시한 데에 있다고 본다. 그러면 그 모순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정권의 성격에 관계없이 대다수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해법이어야 한다. 국가와 민족,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해법이어야 한다. 국가체제의 기본성격과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탈바꿈할 수 있는 해법이어야 한다.
본 연구는 그러한 원천적 해법으로 현대사상 이전의 天地人(太)一體 사상을 제안한다. 天地人(太)一體는 하늘ㆍ땅ㆍ사람(만물)은 한마음ㆍ한뜻ㆍ한몸이란 의미로써 각각 독립적 자주적인 성격과 사상과 능력을 가지고, 서로 경쟁하거나 간섭하지 않고, 일심동체로서 동고동락하며, 상호이해, 상호양보, 상호존중, 상호협력, 상부상조, 공존공생, 공동번영, 동반성장함을 의미한다. 自他一如, 主客一體, 個全一體, 天人合一, 天我合一 사상이다, 곧 내 것, 네 것이 있으나 차별을 아니하고, 우익(右翼)과 좌익(左翼)이 있으나 차별을 아니하며, 여당과 야당이 있으나 차별을 아니하고,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것이 있으나 차별을 아니한다. 인간은 하늘과 한마음이며, 땅과 한마음이며, 만물과 한마음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하늘ㆍ땅ㆍ만물과 더불어 한마음이라는 것이다. 天地人一體 사상은 완전한 평화사상인 것이다.
天地人一體 사상을 우주에 적용하면, 天地人一體는 우주를 집약한 표현이다. 항성ㆍ행성ㆍ소행성은 일심동체로서 서로 간섭하지 아니하고, 경쟁하지 않으며, 다투지 않는다. 언제나 일정한 거리와 일정한 방향, 곧 春夏秋冬(우주에서는 元亨利貞)의 방향으로 돌고 돌며, 上中下가 없고, 上下四方이 없으며, 黑과 白, 善과 惡, 正과 邪를 초월하여 상호협력ㆍ상부상조ㆍ공존공생한다. 그것이 天地人一體 사상이며 우주운행원리 내지 우주일체주의사상이다.
그러면 天地人一體 사상을 어떻게 국가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인가? 예를 들면, 기업체가 天地人一體 사상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우선 사장ㆍ임직원ㆍ연구원ㆍ노동자 등 회사원 전원이 一心同體를 이루어 同苦同樂하게 된다. 회사원 전원이 한 가족같이 동고동락하게 된다. 따라서 사장도 노동현장에서 노동자와 함께 노동을 하고, 노동자는 그 대표자가 돌아가면서 사장자리에 앉아 기업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다. 노사(勞使)가 상호협력ㆍ상부상조하는 것이다. 금융ㆍ제조ㆍ연구ㆍ유통 등의 회사운영을 회사원 전원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다. 회사운영비, 발전기금, 책임부담금(퇴직금), (출자를 했다면)출자이윤을 제외한 회사의 이익금을 회사원 전원에게 직책ㆍ능력ㆍ신분에 따라 매달 고루 분배하고, 그 사실을 사회에 공개한다. 정규직ㆍ비정규직의 구별없이 同一勞動ㆍ同一賃金制를 실시한다. 회사의 재산ㆍ수입ㆍ지출을 분기마다 숨김없이 공개한다. 株式會社는 合資會社로 개편하여 앞에서와 같이 이익금 전액을 회사원 전원에게 직접 고루 돌아가게 한다. 그러면 사장과 임원만이 회사의 이익금을 독식할 수 없고, 노동자 또한 데모를 하고 투쟁할 수 없다. 회사와 사원이 동반성장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부차원에서 天地人一體의 사상을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우선 위정자ㆍ공무원ㆍ서민이 一心同體를 이루어 同苦同樂하게 된다. 숨기고 속이는 것이 없게 된다. 따라서 위정자와 행정부ㆍ입법부ㆍ사법부의 要人과 係長級 이상의 공무원은 연말마다 자신의 재산 전체를 숨김없이 사회에 공개한다. 일반 공무원은 자신의 봉급과 수입을 숨김없이 매달 공개한다. 정당ㆍ사회단체도 수입과 지출을 매달 숨김없이 사회에 공개한다, 정부는 부유세(재벌세)ㆍ불로소득세ㆍ부당이득세를 실시하고, 사회의 지도층은 조상의 유산, 증여재산, 불로소득재산 등 모든 재산을 그때그때 숨김없이 사회에 공개한다. 그와 같이 국가공무원과 사회의 지도층이 사회에 모범을 보이면, 전 국민이 일심동체가 되어 한 가족같이 될 것이다. 비밀이 없는 사회, 청렴사회, 태평세계가 될 것이다.
국내자본의 해외투자와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금지하고, 외국자본의 국내투자와 외국기업의 국내진입을 금지한다. 지식과 기술교류는 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려한다. 대기업ㆍ중소기업ㆍ가내기업이 상부상조하고, 내 나라에서 내 민족에 의한 자체생산ㆍ자급자족 등 身土不二를 원칙으로 한다. 자본주의의 근간인 증권시장ㆍ카지노(casino)제도ㆍ복권제도 등의 투기제도를 폐지하고, 신자유주의와 신시장제도는 원래대로 돌아가게 한다. 農漁民의 利益을 무시하고, 富者利益 중심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상을 天地人一體의 원칙에 의하여 法制化하면, 그 혜택이 온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서 경제적 양극화, 빈부격차, 비정규직의 양산, 부정부패, 시위, 폭동, 파업이 사라질 것이다.
현재의 정치ㆍ경제ㆍ윤리 등의 국가체제를 상호이해ㆍ상호존중ㆍ상호양보ㆍ상부상조하는 天地人一體 주의로 대개혁한다. 정치는 당리당략이 아니라 弘益政治를, 경제는 利己主義가 아니라 相扶相助를, 윤리도덕은 男女平等이 아니라 男女平權을 원칙으로 한다.
이상의 문제에 대하여 일반인들은 가능한가 하고 반신반의할 것이다. 그러나 기업주와 위정자 그리고 정당이 동의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정치인들의 깊은 연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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