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일반

미생물 농법이란?

날마다좋은날 2008. 6. 11. 19:41

미생물 농법이란?

     ‘작물 재배 시 미생물(또는 미생물 생산물과 동시) 작용을 이용한 효과적인 병해충 및 잡초방제 그리고 비배 관리를 통하여 안전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방법’이라고 필자는 정의하며, 미생물의 종자처리, 상토(유묘기)처리, 파종 전 토양처리, 재배 시 엽면 및 토양처리, 수확 후 처리 등이 포함된다. 이를 위하여 사용되는 농자재는 미생물로 만들어진 생물농약과 미생물제제가 있다. 

    미생물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체로 자연 환경 내 모든 곳에 살고 있으며 우리 생활에 여러 가지 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잿빛곰팡이, 도열병, 문고병 등 식물병원 곰팡이, 사람과 동물에 병을 일으키는 세균, 바이러스, 수돗물 오염균, 식중독, 그리고, 종이와 옷 등을 썩게 만드는 이러한 미생물들은 나쁜 영향을 끼치지만 술과 된장, 젓갈, 요구르트, 김치 등 발효식품은 젖산균, 효모 등의 발효미생물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또 축분뇨나 쓰레기 등을 섞어 퇴비를 띄울 때도 그곳에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기, 수분 등을 잘 조절해 주어야 한다.

 

  2. 생물농약이란?

생물농약(biopesticide)은 넓은 의미로 ‘병, 해충, 잡초를 방제하기 위하여 이용되는 미생물, 생물 또는 천연물로부터 유래된 물질’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최소의 비용을 들이고 최대의 수확을 올리는 소위 ‘종합적인 방제법(Integrated Pest Management, IPM)'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본 발표의 논의 내용을 천적곤충이나 페로몬, 항생물질, 식물추출물 등의 생화학농약은 제외하고 곰팡이나 세균 등 미생물 그 자체를 이용한 생물농약에 대해서만 국한하고자 한다. 

 

    가. 작물병 방제용

     식물병 및 잡초의 방제를 위한 생물농약 개발은 1970년대 초반부터 연구가 시작된 이후 지난 30여 년간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대학의 연구자들에 의해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져 왔다. 최근 농업환경 변화에 따라 세계적인 농약 및 생물 산업체에서도 생물농약 개발에 본격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하였으며, 외국에서는 이미 병원균의 길항미생물을 이용한 생물농약인 Binab T, Mycostop, Soil Gard, Trichodex 등 최소한 20 여종 이상이 이미 판매되고 있으며, 현재 상품화를 위해 등록실험 중에 있는 것도 30여 종류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물병을 방제하기 위한 미생물 살균제 연구가 1970년대 후반 인삼뿌리썩음병의 방제 연구를 시작으로 주요 작물의 잿빛곰팡이병, 흰가루병, 모잘록병 및 역병, 탄저병 등 방제를 위하여 대학교, 국가 연구기관 및 기업체 등의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되어 왔으며, 그 결과 최근에 5종의 미생물 살균제가 농약으로 등록, 판매되고 있다(표 1). 농약으로 등록된 제품 이외에도 식물병의 예방 또는 방제 효과가 있다고 홍보되는 수십종의 미생물제제가 부산물비료 등으로 각 지자체에서 등록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이 홍보 내용과는 달리 병 방제효과가 거의 없어 농민들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한 두가지 제품은 기존의 화학 살균제를 사용하여도 방제되지 않는 병을 방제할 수 있어 농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제품도 있다.

     현재까지 국내외적으로 개발된 대부분의 미생물 살균제는 거의 토양전염병 방제용이었는데, 왜냐하면 토양병은 현재 화학농약으로도 효과적인 방제가 거의 불가능하여 미생물 살균제의 집중적인 개발 대상이 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개발되어 등록된 제품은 잿빛곰팡이병, 흰가루병 등 지상부 병의 방제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가수가 증가하여 집약적인 시설농업 생산에서 발생되는 병의 친환경적 방제를 위한 필요성이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설재배에서는 병 발생에 좋은 환경이 유지됨으로써 많은 양의 화학 살균제를 살포하고 이에 따라 약제 저항성 병원균의 발생에 의해 기존의 화학살균제에 의한 방제효과 감소도 그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향후 시설재배뿐만 아니라 노지에서 재배되는 여러 종류의 작물병의 친환경적 방제를 위한 미생물 살균제의 개발이 필요하며, 효과적인 제품이 개발될 경우 그 시장 또한 엄청나게 클 것으로 전망된다.

   3. 미생물제제를 이용한 친환경 농업

    친환경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생물자원은 병해충에 대한 천적미생물과 함께 작물에 영양물질을 쉽게 공급할 수 있게 하는 토양미생물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흙 살리기’나 ‘지력향상’은 결과적으로는 토양 중의 미생물활동을 높여 작물뿌리의 활성화를 통하여 영양분 흡수를 최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양에 퇴비를 넣어 주는 것, 객토, 윤작, 유기물첨가 등과 같은 경종적 방법 등이 기본적으로는 미생물을 이용한 농업의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즈음 우리 주위에 수십 종류의 미생물제, 효소제가 범람하고 있는데 효소제는 엄격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내어놓은 단백질을 말하는 것이나 보통은 미생물제와 같은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미생물제 제조회사에서는 미생물을 액체상태에서 며칠간 배양하여 미량요소를 첨가하거나 배양액에 미강이나 유기영양분 또는 광물질 등을 섞어 말린 후 판매한다.

 

  가. 작물생장에 영향을 주는 미생물

   (1) 퇴비속의 미생물

    퇴비는 축분뇨와 톱밥, 볏집 등을 섞어 잘 부숙시켜 만든 유기물 비료로서 우리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농토에 사용해 온 유용한 농자재이다. 퇴비는 유기물이 미생물 작용에 의하여 분해되어 토양에 좋은 안정된 부식질로 바뀌어진 것으로 무기영양분을 잡아두는 능력을 높여 줄뿐만 아니라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수천 종의 많은 미생물들이 식물이 필요로 하는 많은 영양분을 이용하기 좋은 형태로 바꾸어준다. 그러므로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좋은 퇴비를 사용하여 작물이 뿌리내려 자라는 토양의 상태를 좋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하자면 퇴비는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집이라고 볼 수 있으며, 집이 없는 미생물은 활동을 할 수가 없다. 농사철이 되어 퇴비가 필요할 때 충분히 부숙되지 않은 좋지 않은 퇴비를 쓰게 되면 토양 속에서 작물 생장 시 유기물의 부숙이 진행되어 작물이 피해를 입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퇴비를 만들기 위해서 부숙촉진제 같은 미생물을 넣어 주어야 되는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퇴비의 원료가 되는 축분뇨 등에도 엄청난 양의 미생물들이 원래 들어 있으므로 추가로 미생물을 넣어주지 않아도 공기 및 수분공급만 잘 해주면 좋은 퇴비가 만들어진다. 또한 특정 유기물들을 넣어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처럼 선전되고 있는 퇴비도 있으나 모든 유기물들은 3-4개월 기간동안의 퇴비화 과정을 겪으면서 같은 형태의 부식질로 변화되므로 특수한 기능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2) 액비속의 미생물

    엽면살포 또는 토양처리용으로 축산분뇨(특히 돈분뇨)를 발효시켜 만든 액비가 여러 농가에서 사용되고 있고 일부 농민들은 화학비료 대체용으로 좋은 효과를 보기도 한다. 분뇨 자체는 질소 및 기타 영양분이 충분한 유기질비료로서 아무런 사전처리 없이 그냥 살포하면 토양 중에서 분해되면서 산소부족 등 혐기성 상태를 유발하여 유해물질이 생산되어 식물에 해를 줄 수 있다. 따라서 가축사육 중 미생물(효모 또는 유산균)을 사료에 섞어주면 분뇨자체의 성질이 약간 변화되고 이 미생물을 처리장에도 넣어 처리를 며칠간 하면 분뇨가 잘 분해되어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 액비가 되고 이것을 적당히 희석하여 비료로 사용한다. 이 외에 낙과나 수확후 잔재물 등에 미강, 흑설탕, 깻묵 등을 섞고 판매되는 미생물(대부분 효모 및 발효미생물)을 넣어 며칠간 발효시키면 식물의 영양 성분들이 분해되고 이를 이용하여 늘어난 미생물 몸덩이가 토양에 넣어주거나 잎에 살포되면 영양분이 서서히 방출되는 유기질 비료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3) 쌀겨, 볏짚과 미생물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토양유기질 비료로서 쌀겨(미강)나 볏짚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쌀겨는 탄수화물, 단백질 외에도 여러 가지 영양성분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므로 토양에 혼입되면 미생물의 분해에 의하여 작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물질의 공급원이 된다. 토양 첨가 시 토양의 유기물농도에 따라 적정량이 혼합되어야 하지만 가끔 너무 많은 양이 혼합된 상태에서 유묘가 심겨지면 충분히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서서히 분해되면서 산소부족으로 인하여 작물 뿌리의 생육이 서서히 피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볏짚 또한 질소 성분이 탄소성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이 낮기 때문에 토양에 많은 양을 넣어주면 볏짚분해 미생물(주로 셀루로즈 분해미생물)들이 분해하면서 토양 중의 질소를 먹어버리므로 작물뿌리는 질소부족 현상이 나타나 정상적인 생육이 되지 않는다. 미부숙 유기물을 토양에 많이 넣어 줌으로써 작물이 약해지고 이로 인하여 병에 쉽게 걸리는 문제들이 농가에서 발생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4) 질소고정 세균(뿌리혹 박테리아)

    작물은 생장 시 흙속에서 영양분을 흡수해야 하는데 질소의 경우 공기 중에 있는 질소가 토양속의 질소고정 세균에 의해 암모니아 또는 질산염 형태(요소비료의 주성분)로 식물에 흡수된다. 토양속 대부분의 질소고정 세균은 콩과식물과 공생을 이루면서 살아가는데 최근 화학질소 비료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하여 정부에서 권장하는 녹비작물(자운영)은 뿌리에서 이 미생물에 의하여 질소를 만들어 내므로 화학비료의 시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에 근거한 것이다. 이러한 원리에 근거하여 질소고정 세균을 직접 미생물 질소비료제로 사용하면 좋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대부분의 밭에 사용할 경우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직접 토양에 넣어진 세균들은 대부분 빠른 시간(1-2일) 내에 사멸되어 버리고 또 토양에 질소질이 존재하면 이 세균은 질소를 고정하지 않기 때문에 척박한 토양이나 개간지에서만 일정 기간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5) 인산가용화 미생물

    우리나라 토양 중의 인농도는 식물이 필요한 이상으로 높지만 인이 토양중에서 식물이 흡수하기 어려운 화합물로 고정되는 특성 때문에 종종 작물에서 인결핍이 나타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인산흡수를 돕는 ‘균근(식물과 공생하는 곰팡이)’ 또는 가용화 미생물을 이용하여 인산 공급용 미생물비료로 활용하려고 하는 시도가 있으나 역시 토양에 넣어 준 미생물들이 죽어버리기 때문에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에서 이러한 시도가 있으나 실제 농토에 응용하여 효과를 보기는 어려우며 다만 영양분이 거의 없는 개척지 토양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다행이 토양에 있는 대부분의 세균, 곰팡이들이 고정된 인화합물을 식물이 이용하기 좋은 형태로 바꾸어주기 때문에 토양이 산성이 되지 않도록 석회나 미생물이 많은 퇴비 시용으로 인고정화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나. 미생물제제의 문제점

    최근 친환경 농업이 확산됨에 따라 수십 여종의 미생물제 또는 효소제가 시중에 범람하고 있다. 나름대로 병충해를 방제하는 효과가 있다고들 얘기하지만 극히 일부분인 몇 종류만이 효과가 있을 뿐 대부분의 미생물제는 그 효과에 대하여 농민들이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 이것은 미생물의 제품 조제시 효과를 높게 하거나 오랫동안 지속과 보존할 수 있는 제품의 조제 기술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급속히 늘어 나고 있는 친환경 제품이 전문가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고다만 미생물 배양액에 몇가지 영양원소를 포함하여 약간의 비료효과를 나타내는 정도로 제조되어 만병 통치약처럼 홍보되어 여러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자면 미생물제제의 사용이 증가한 1999년도 이후 국내 포도재배 지역에서 포도열매, 가지 등에 마치 눈처럼 하얀 가루가 덮이는 소위 ‘흰송이’ 증상이 발생되기 시작하였다. 이 증상은 포도를 썩이거나 맛을 변하게 하지는 않지만 포도표면이 하얗게 덮힘으로써 마치 농약을 엄청나게 뿌린것처럼 보여 포도 가격이 낮아 많은 농가에 손실을 가져 왔다. 김천지역 포도농가와 농협의 원인 규명 의뢰에 의하여 필자가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당분을 포함한 미생물제제나 과다한 당분 살포에 따라 포도나무 표면에 존재하는 효모균인 Hanseniaspora라는 곰팡이의 이상 증식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증상은 곰팡이 억제효과가 있으며 당분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은 미생물제제를 살포하여 발생이 억제되었음을 확인 하였다.

    이러한 예 외에도 여러 가지의 미생물제제에 의한 피해 사례가 있으나, 다행이 정부에서 생물농약 법을 공표하고 규격에 맞지 않는 미생물제를 조사분석 하는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부실한 제품은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 많이 사용되는 유기농자재와 미생물의 관계

    (1) 키토산과 미생물

    최근 키토산을 엽면에 살포하거나 토양에 처리하여 농사짓는 소위 ‘키토산농법’이 많은 농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키토산은 게, 새우 껍질과 벌레의 딱딱한 껍질 및 곰팡이 세포벽의 주성분인 키틴(chitin)질을 염산(HCl)으로 녹이고 양잿물(NaOH)을 처리하여 만들어 낸 수용성 물질로 건강식품 및 기능성식품 인 키토올리고당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아미노당이다. 농업에 이용된 것은 1960년대 초반 미국의 한 농학자가 뿌리썩음병이 많이 발생된 토양에 게껍질(키틴질)을 첨가하여 오래 두었더니 병 발생이 줄어들었다는 실험실 결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필자가 1976년도에 게와 새우껍질을 인삼 재배토양에 넣어 인삼뿌리썩음병의 방제 효과를 본 것이 최초연구로 생각된다. 그러나, 키틴질 자체는 토양 속에서 바로 분해가 안되기 때문에 물에 잘녹는(pH가 4 정도 이하) 형태인 키토산으로 만들어져 최근과 같이 농업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키토산을 토양에 투여하면 여러 종류의 토양미생물 특히 방선균과 세균의 먹이로 이용되어 이들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토양 속에 있는 대부분의 방선균은 유해 식물병원균을 억제하는 항생물질을 분비할 뿐만 아니라 병균세포벽인 키틴을 녹여버리는 효소 키티나제를 분비하므로써 간접적으로 병균 억제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다. 또한 미생물증식으로 인한 영양분 증가와 토양입단 형성이 촉진되어 토양의 물리화학적 성질이 좋아져 식물뿌리 생육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작용은 여러 종류의 다른 유기물첨가에 의해서도 일어 날 수 있는 생장작용으로 키토산의 효과에 국한 된 것만은 아니다. 또한 키토산과 키틴이 곰팡이 세포벽 구성분이므로 이를 토양에 첨가하면 식물뿌리가 유해곰팡이가 침범한 것으로 알고 곰팡이 세포벽을 녹일 수 있는 식물효소 키티나제를 분비하므로써 병저항성이 증가됨이 밝혀진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최근 키토산이 마치 농약처럼 병원균과 해충을 직접 죽이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토양과 잎에 처리하였을 때 여러 키토산 분해미생물이 증식되어 나타나는 약간의 간접적인 억제효과일 뿐이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오래 전부터 식물병원균 억제용으로 키틴, 키토산 분해미생물을 토양에서 분리하여 억제능력을 조사한 바 있고, 여러 미생물 균주를 특허 출원하였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토양뿐만 아니라 바다뻘 속이나 해안토양에도 많이 살고 있고 여러 곰팡이와 벌레 및 게, 새우 등의 시체를 분해한다.

   

    (2) 숯과 미생물

    숯은 목재를 태우는 과정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부피에 비하여 아주 작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으로 토양에 뿌리면 통기성 및 배수성 등을 좋게 하고 미생물이 살수 있는 표면적이 많이 늘어나므로 미생물의 집 역할을 한다. 따라서 토양에 숯을 적당히 넣어주면 미생물의 활발한 활동과 숯의 여러 가지 무기성분(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들이 미량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식물뿌리 생장 촉진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식물뿌리가 분비하는 여러 영양분과 이 미생물들의 활발한 작용으로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식물생장에 필요한 여러 종의 영양분을 만들기도 한다. 최근 숯이 농업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일부에서 폐수처리장 또는 정수장에서 사용된 숯을 재생(재생탄)하여 활성탄으로 농민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사용시 주의가 필요하다.

 

    (3) 부식질(휴믹산)과 미생물

    토양 속에 있는 유기물은 대부분이 동물 시체와 식물뿌리 잔재물이며 수많은 미생물에 의하여 분해되는데, 처음에는 녹색, 밝은 색의 유기물이 분해가 진행되면서 짙은 갈색으로 바뀌고 나중에는 숲이나 오래된 밭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검은 색의 형태로 변한다. 이것을 부식질(humus)이라고 하며 더 이상 쉽게 분해되지 않는 안정한 토양유기물이다. 퇴비가 검게 변하는 것도 역시 이 부식질로 변화되는 것이다. 부식질은 토양에서 우리가 말하는 지력을 높혀주는(영양분을 흡착할 수 있는 능력: 양이온 치환능력)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것이 많다는 것은 미생물의 활동이 많다는 것을 말한다. 토양입자가 미생물들이 만드는 당이나 여러 종류의 물질작용에 의하여 입단(떼알)구조를 형성하고 이것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토양의 표면적을 넓혀주어 미생물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입단형성이 잘 되면 토양자체가 포실포실하여 물, 공기유통이 좋아지고 식물뿌리의 생장도 좋아진다. 휴믹산은 부식질을 약알칼리로 추출해 낸 것으로 토양 중 여러 종의 양이온 흡수에 중요하고 또 적당한 농도로 엽면살포시 식물생장 촉진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외국 업체 및 국내 일부업체에서는 휴믹산 용액에 칼슘과 같은 무기영양분을 첨가하여 식물영양제로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