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유기농업

미생물농약 시대가 열렸다

날마다좋은날 2006. 2. 2. 19:04
미생물농약 시대가 열렸다
    - 월간 농경과원예 2003년04월 138페이지 -

그린바이오텍, 국내 최초 미생물농약 품목등록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미생물농약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지난 3월 17일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과학기술원에서 열린 농약품목관리 본위원회에서는 미생물농약 품목등록 신청품목에 대한 심의가 있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국내 최초로 2종의 미생물농약 품목이 심의에 통과되었다. 그 동안 시중에서는 수많은 토양미생물제제가 유통되고 있었지만 정부의 공인을 받은 미생물농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생물농약이 등록되기 위해서는 공신력있는 공인기관을 포함하여 2년간의 약효약해시험은 물론이고, 독성시험, 이화학시험 등 선진국 수준의 매우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이렇게 엄격한 농약관리법의 기준이 적용되는 미생물농약은 비료관리법하에 관리되는 기존의 토양미생물제제와는 차이가 있다.
미생물농약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유용한 미생물을 이용하여 작물의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제품으로서 기존 화학농약의 문제점인 잔류독성과 환경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병해충의 걱정 없이 생산할 수 있는 대안이다. 그 동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미생물농약이 80년대 후반부터 상용화되기 시작하여 점점 그 사용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2000년 미생물농약에 대한 등록 기준이 고시된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미생물농약 품목 등록이 이루어진 것이다.
정부는 2000년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농약사용량을 2004년까지 1999년 기준의 30% 이상, 2010년에는50% 이상 감축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국내 최초의 미생물농약 품목등록은 이러한 정부의 환경농업 정책에 발맞추어 화학농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을 마련하였다는 것과 최근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친환경농산물을 손쉽게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 해외무역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입농산물이 국내 농산물 시장을 위협하고 있고,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고품질 안전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농가들은 농업생존 차원에서 친환경농업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지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수출농가의 경우 잔류농약이 검출될 경우 상대국의 수입금지 조치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고 국내 농산물의 경우도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잔류농약 검사를 강화하고 있어 농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잔류농약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이러한 농약 잔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화학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수적이지만 그 동안 정부에서 공인한 미생물농약은 없었던 상태였다.
이날 통과된 2종의 미생물농약 품목은 농업분야 벤처기업인 ㈜그린바이오텍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품목으로 농업과학기술원이 개발한 미생물 AC-1을 이용한 살균제 (오이 흰가루병)와 비티 균주를 이용한 살충제 (배추 배추좀나방) 이다. 이 두 종의 품목 이외에 흰가루병에 매우 효과적인 1종의 미생물농약원제가 함께 통과되어 품목 등록을 눈앞에 두고 있어 조만간 그린바이오텍은 총 3종의 미생물농약 품목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미생물벤처기업의 미생물농약등록 활발해질 전망

현재 미생물농약의 등록의 가능성이 있는 벤처업체로는 이미 등록한 그린바이오텍을 위시하여 고려바이오연구소, 앤아이앤, 바이코시스, 메가바이오텍, 엔비텍, BIG, 에코바이오매드, 대덕바이오, 제일그린산업, 한국바이오케미칼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기존농약업계에서도 이번에 한농을 비롯하여 경농 등 많은 업체에서 미생물농약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그린바이오텍은 1994년 6월에 창업한 1세대 바이오벤처기업으로서 미생물농약 개발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2002년 3월에는 이에 앞서 미생물농약 원제 3종을 등록한 바 있다. 한편, 국내에는 동부한농, LGCI 등 대기업과 몇몇 벤처기업에서 미생물농약 등록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초 약 10여개 품목이 등록되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생물 농약의 등록과정은 화학농약의 등록절차와 동일하게 원제와 품목을 따로 구분하여 등록하게 되어 있다. 작년 그린바이오텍은 3종의 미생물농약 원제를 이미 등록한 바 있고 이번에 1종의 원제를 추가 등록하여 총 4종의 원제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에 비로소 농민들에게 상품으로 공급할 수 있는 2종의 품목을 등록하게 된 것이다 (표 1).
그린바이오텍의 미생물농약 "탑시드"와 "솔빛채"는 각각 오이 흰가루병과 배추 배추좀나방에 등록되었다. "탑시드"는 농과원에서 1986년 고추역병용으로 개발한 AC-1 균주를 미생물농약으로서 개발한 것이다. 올해 오이 흰가루병으로 등록한 탑시드는 현재 고추 역병으로 등록을 확대 진행하고 있다. "솔빛채"는 농민들 사이에서 소위 '청벌레'라는 별칭이 붙은 배추좀나방에 매우 효과적인 미생물농약으로서 그린바이오텍이 자체 개발한 균주를 이용하였다.
이 외에도 그린바이오텍에서는 흰가루병균에 중복기생하여 방제효과를 발휘하는 미생물농약 "에이큐" (Ampelomyces quisqualis)와 토마토 잿빛곰팡이병용 미생물농약(Bacillus subtilis)의 연내 등록을 추진하고 있어 연말까지 총 4종의 미생물농약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토마토 풋마름병(청고병), 잔디 브라운팻취, 잔디 피시움마름병, 고추역병, 딸기 흰가루병에 대한 미생물농약 등록 과정을 이미 밟고 있어 2~3년에 농민들은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농약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표 1]그린바이오텍의 미생물농약 등록 현황 (2003년 4월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