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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파키스탄 지진피해 구호팀이 부자파라바드의 한 천막촌에서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고 있다. |
파키스탄 대지진이 발발한 직후부터 피해지역 곳곳에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한국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넘쳐나고 있다. 대한적십사자는 물론 종교단체와 의료단체, 민간구호기구 등 다양한 한국 단체들이 매몰자 구조에서부터 이재민 구호와 의료봉사, 물품 전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이 공식적으로 파악한 구호인력만 지금까지 23개 단체에 연인원 400여명에 이른다.
가장 활발하게 구호활동을 펼치는 곳은 역시 종교단체들이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지난 20일 지진 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곳 중 하나인 카슈미르주의 무자파라바드 지역의 이재민 천막촌을 방문, 10만달러 상당의 구호품을 전달했다. 겨울 담요와 침낭, 신발 등 7만달러어치의 구호품은 한국에서 공수해 갔고 나머지 3만달러는 파키스탄 적십자사에 전달,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 이재민들에게 전달토록 했다. 조계종은 지진 발발 직후 또다른 극심한 피해지역인 발라코트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실시한 바 있다. 조계종 구호단 단장인 사회국장 혜용스님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음에도 파키스탄 사람들 모두 여전히 착하고 순박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어 너무 반갑다”며 “아픔을 함께 나누는데 종교가 다른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발라코트 지역에서 하루 2,000명분의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고 이재민들을 위한 주택건설도 추진중이다.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한국기아대책 등 개신교계 시민단체들도 물자 지원과 의료봉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기아대책은 현재 9차 구호팀이 현지에 와 있다. 이밖에 한국 천주교의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지난달 바그 지역에 천막 200동과 매트리스 400개 등을 전달했고 원불교 청년회도 이달 중순 발라코트 이재민들에게 담요와 식량을 전달하는 등 파키스탄에 대한 한국 종교계의 지원은 전방위적이다.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의장인 파키스탄인 나와즈칸 마르와트는 “한국의 종교인들을 한 형제로 환영한다”며 “ACRP는 앞으로 한국·일본·중국의 종교인들과 함께 피해지역의 파괴된 학교를 재건하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의료원, 한국의사협회, 그린닥터스, 고대 안암병원, 글로벌케어 등 병원과 의료단체들도 대거 지진 피해지역에 들어가 이재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다. 지진 발발 직후에는 한국긴급구조구급단, 화성시 특수구조대 등이 투입돼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람들을 구조하기도 했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의 노재영 영사는 “지진이 발발한 지 100일이 지났지만 한국 구호단체들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구호활동을 계기로 파키스탄인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김준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