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Hybrid / 유비쿼터스 시대의 마케팅
4. 유비쿼터스 시대의 기업마케팅 환경 ②
소비자 대신 욕망하고 소비하는 기업
한상훈 / 노무라연구소 컨설턴트
나카지마 히사오 / 노무라연구소 상급 컨설턴트
소비자와 함께 제품 만드는 ‘콜레보러티브 마케팅’
콜레보러티브 마케팅이란 상품의 기획개발 단계 등 최종생산의 전단계에서 기업이 소비자와 협조(collaborate, 지식을 공유)해 소비자의 참여를 높이고, 맞춤 제품 등을 공급해서 로열티 높은 고객을 구축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화의 진전과 함께 영상 커뮤니케이션이 일반화되어 상품 디자인이나 브랜드 컨셉트까지도 구체적인 모습으로 소비자와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지게 되면, 제품 전단계에서의 소비자 참여도 그만큼 구체적이 될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 리코 엘레멕스나 이세탄(伊勢丹) 등의 기업은 자사 사이트에서 소비자의 제안을 통해 의견을 받아들여 타겟층에 맞춘 시계나 부츠를 상품화하고 있다. 소니 스타일(SonyStyle), 나이키, 마츠다 등의 사이트에서 도입되고 있는 BTO (built to order, 반 맞춤 주문생산)에서도 보다 현실적인 비주얼 시뮬레이션이 도입되고 있다. 이 BTO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요소인 IC카드와 융합해 보다 흥미로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NTT 연구소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실험 중에는 소비자가 자신의 방의 크기나 기존의 가구 정보를 IC카드에 기억시킨 다음, 인터넷상의 가구점에서 가구를 구입할 때 자신의 방에 색조, 크기 등을 가상으로 맞춰볼 수 있는 「가상 맞춤(fitting)」이라는 것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자신의 체형을 기억시킨 후 옷을 살 때 응용하는 아이디어도 개발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콜레보러티브 마케팅이 노리는 것은 소비자가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혹은 자신들이 구입할 것을 전제로 제품이 제조된다고 생각함으로써, 상품에 대한 애착심이 커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품개발의 과정은 소비자의 자기실현 욕구 만족의 과정이 되고, 더불어 희소가치에 대한 프리미엄까지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높은 관여도에 의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측에서는 지금까지 무시해온 틈새시장의 기획개발을 수주생산이라는 방식으로 재고가 쌓일 위험을 피하면서 실현할 수 있는 동시에,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킴으로써 로열티 높은 장기 고객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러한 프로세스에 만족한 고객의 구전효과 역시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주요한 효과 중 하나인데, 특히 유비쿼터스 환경은 이 구전의 거리와 속도를 확대하는 데도 기여한다.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참여(commitment)를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위와 같은 제품개발 단계에 대한 참여뿐만 아니라, 실제 개발자금을 직접 출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있다. 국내에서도 영화나 공연 등에 투자를 할 수 있는 네티즌펀드가 있는데, 일본의 코나미에서 운영하는 게임 펀드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출자자에게는 게임의 엔딩롤에 투자자의 이름을 기재하거나, 한정 오리지널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비쿼터스 마케팅, 1인 관리형 서비스로 수렴
유비쿼터스 환경이 정착되고 네트워크가 자율적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이 이루어지면, 지금까지 언급한 3가지의 마케팅 스타일이 서로 결합되어「관리인형(concierge) 마케팅」으로 정착될 것이다. 이는 호텔의 관리 서비스처럼 개인의 니즈에 적합한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한다는 의미로, 지금까지 언급한 세가지 서비스로부터 응용해서 본다면 개인 행동의 컨텍스트에 맞추어 적절한 시간에 정보를 제공하고, 동시에 개인이 속해있는 커뮤니티의 평가 정보를 벤치마킹 정보로 주면서, 개인에게 특화된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네트워크 상에서의 기업 경쟁 환경도 본질적으로 변화한다. 지금 까지 네트워크에 능동적으로 스스로 접근하는 소비자를 전제로 하고 있던 포털의 지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즉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먼저 접근하는 시대였다고 하면,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사용자에게 먼저 접근해 유비쿼터스 마케팅에 의해 제공되는 개인화된 맞춤정보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소비자가 양산되는 시대의 도래를 점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쟁 환경 속에서는, 특히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들은 관리(concierge)기능을 갖추는 것이 경쟁 우위가 된다. 또 이와 같은 서비스는 일단 이용하게 되면 좀처럼 관리 서비스 제휴회사를 변경하지 않으므로, 초기의 고객 획득이 보다 중요해진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모든 관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이 부족할 경우 제휴 등을 통해서 자사의 우량 고객에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생존책이 되어 갈 것이다.
AIDA의 구매과정 모델을 뒤엎다
많은 마케팅 전문가들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 과정에 대한 여러 가지 단계적인 행동 모델을 만들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구매 과정 모델로「AIDA」라고 불리는 모델을 예로 들어보자. AIDA 모델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기까지는 제품을 인지하고 (attention), 흥미를 갖게 되고(interest), 욕망을 느낀 후(desire), 행동에 옮긴다는 (action) 구매행동의 기본적인 프로세스의 첫 글자를 따서 이름 붙인 것이다. 유비쿼터스 환경은 이 구매행동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주목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전적인 행동 패턴에서 우리는 A → I → D → A의 과정을 거쳐서 구매를 하게 된다. 그러나 관리형 마케팅에서는 위의 프로세스가 부분적으로 생략될 수 있다. 컨텍스트 마케팅 은 A → I → D의 순서를 뒤엎거나 혹은 활성화시킨다. 그 사람이 욕망을 느낄 시점을 적절하게 찾아서, 흥미를 끌 만한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구매자 입장에서는, A-I 과정을 생략하고 D → A의 프로세스로 바로 뛰어들게끔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새로운 스포츠음료의 판매를 고려한다고 해보자. 보통은 기존의 스포츠 음료 시장에서 우선은 주의를 끌기 위해 인지도를 높여야 하고, 게다가 소비자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실제로 차별화될 요소가 크지 않아도 타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래도 소비자가 욕망을 느끼고 실제 구매를 하기까지는 여전히 먼길을 가야한다. 초기 론칭에는 여러가지 프로모션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컨텍스트 마케팅에서는 우선 고객이 필요를 느끼는 시점을 공략한다. 스포츠센터에서 나가는 시점에 가까운 판매처의 위치정보와 모바일로 쓸 수 있는 시음권, 할인권을 보내는 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A-I를 생략하거나, A-I-D를 거의 동시에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콜레보러티브 마케팅은 주의와 흥미(A-I) 과정을 제품 생산이 이루어지기 전 단계로 당겨오는 역할을 한다. 이미 제품 생산단계에서 소비자를 참여시킴으로써, 생산 단계에서 소비자는 제품을 인식(I) 하게 되고, 스스로 제품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흥미(I)도 강해지는 것이다. 한편 벤치마킹은 타 소비자의 판단, 전문가의 판단을 구매자에게 제시 함으로써, 흥미(I) 와 구매욕구(D)를 강화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정보가전까지 보급되어 유비쿼터스 환경이 한층 더 심화되어 있다면 소비자의 구매패턴은 좀 더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냉장고나 생수기기에 네트워크 기능을 부착하고 극소형 칩을 우유통이나 생수통에 붙여 우유나 생수가 떨어졌을 때마다 자동으로 회사에 알려줘서 배달을 하도록 한다면, 지금까지 이야기한 A-I-D과정은 물론, 마지막의 A(action)까지도 소비자가 신경 쓰지 않는 사이에 자동적으로 구매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유비쿼터스 환경은 기존 고객의 구매행동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을 가능하게 하며, 각각의 구매 행동 단계의 활성화를 보다 정밀하게 설계하여 행함으로써 기업은 이윤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다.
CRM 정비와 우량기업과의 제휴가 전제 조건
각각의 시스템이 뿔뿔이 흩어져 구축되어 고객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할 정보가 제대로 제휴되고 있지 않았다면, 유비쿼터스 마케팅을 지원해야 할 기업 정보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실제로 콜 센터의 고객 응대 정보조차 기업의 기간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되지 않은 기업이 많은데, 이는 애초에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전사적인 마케팅 전략이 없어서 고객관련 정보 시스템이 연동되지 않고 뿔뿔이 흩어진 채 방치되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케팅 전략이 사적으로 공유되어 있지 않거나 업무평가 대상이 되어 있지 않고, 현장에서 고객을 접하는 직원이나 영업사원의 정보수집이 철저히 관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릇은 있지만 내용이 없는 시스템인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 외에도, 새로운 고객 접점이자 채널인 인터넷에 대한 단기 적인 대응에 쫓긴 탓에 기업 전략에 맞춘 전사적인 고객 정보의 통합이 늦어지고 있는 기업도 많다. 유비쿼터스 마케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 첫 단계로서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책정해 거기에 맞추어 CRM 체제를 재정비하는 것이 기업으로서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마케팅 실현을 위해서는, 우량 기업과의 제휴가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된다. 고객에 대한 관리 서비스는 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서로 보완하는 여러 회사에서 제공하는 쪽이 당연히 보다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레스토랑만이 아니고, 뮤지컬이나 쇼핑도 제안할 수 있는 편이 보다 고객의 취향을 쉽게 알고 맞춰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업간 제휴가 보다 중요해지는 환경 속에서도 사내의 CRM 체제가 지연된다면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서로의 고객 정보를 잘 연동시켜 적절한 제안을 할 수 없으면 제휴의 효과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비쿼터스 마케팅 시대에 우량 기업으로서 제휴 상대에 있어서도「선택되는 기업」이 되고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마케팅 전략과 CRM을 다시 체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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