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5-10-19 유기농 매니아 주부3인의 ‘안전식탁 지키기’
“새로운 뉴스는 아니죠. 곪은 게 이제서야 터져서 이슈가 된거니까요.”
주부 박미현(41)·박순옥(36)·강미숙(42)씨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먹을거리 안전 문제에 대해 오히려 담담하다. 한두 해 묵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 사람 모두 마포두레생활협동조합 회원으로 5년 넘게 유기농 식재료만을 고집해온 ‘유기농 매니아’.
영양사였던 미현씨는 불량 먹을거리가 버젓이 유통되는 현장을 보고는 유기농 ‘신도’가 됐다. 2년 전, 아줌마 일곱과 유기농 반찬 가게 ‘동네 부엌’을 열었다.
순옥씨는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 때문에 유기농 식품을 선택한 케이스. 얼마 전 유기농 아이스크림 가게를 연 미숙씨 역시 바나나·자몽 같은 수입 과일은 아예 먹지 않는다. 이들 주부 3인방에게 들어보는 생활 속에서 익히는 식탁 안전 대책!
안전 점검 1단계. 음식의 성분표를 꼼꼼히 들여다 보기. “어묵 살 때도 성분표를 잘 보고 올리브유나 현미유로 튀긴 걸 골라요. 과자도 수입산 밀가루인지, 방부제를 첨가했는지도 체크해요.” 미현씨는 “아이와 함께 성분표를 살펴 보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 주려고 한다”고 했다.
2단계. 따져보기. “상점에서 유기농 제품 고를 때는 반드시 매장 직원에게 산지와 유통방식을 물어요. 그냥 시골에서 키웠다는 이유로 ‘유기농’으로 둔갑하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미숙씨) 3년 이상 화학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토양에서 자라나야 ‘유기농 채소’다. ‘사재기’는 절대 금물. 신선도를 유지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그때그때 필요할 때마다 적정량만 구입한다.
3단계. 건강하게 먹기. “파, 양파, 다시마, 멸치, 매운 고추를 끓여 만든 다싯물을 합성 조미료 대신 쓰고, 기름으로 볶고 튀기기보다는 삶거나 데쳐 먹어요.”(순옥씨) 외식을 하더라도 뷔페는 절대 사절이다. 미숙씨는 “신선도가 제일 떨어지는 재료가 결국 뷔페 식당으로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부들은 주말을 이용해 가족 단위로 생협이나 농협에서 실시하는 산지 견학에 꼭 한번 참여해보라고 권했다. “유통 과정을 눈으로 보면, 식품 안전과 그걸 지키는 소비자의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돼죠.”
유기농 매니아 3인방 ‘식탁 지키기’ 노하우
① 식품 살 때 성분표를 꼼꼼히 본다.
② 산지를 항상 따지는 습관을 가져라. 유기농 코너에서 판다고 다 유기농이 아니다.
③ 냉장고를 믿지 마라.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산다.(싸다고 많이 사서 냉장고에 보관하다보면 신선도는 뚝 떨어진다.)
④가끔 생산지 견학을 통해 품질을 눈으로 확인한다.
⑤합성조미료, 기름과는 멀어진다. 튀기고 볶기보다는 데치고 삶는다.
김미리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