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5-11-23
유산균 정장작용으로 대장암 예방 적당히 익었을 때가 효과 가장 커
김치를 먹으면 '암을 예방하고 살이 빠지며 피부도 예뻐진다'는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10년 전만 해도 짜고 매운 김치는 위암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아닐까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그 오명을 완전히 벗게 되었다.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김치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의심되었던 고춧가루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암을 일으키지 않았고, 오히려 암 발생을 억제하였다.
또 배추 내에 존재할 수 있는 질산염과 이로부터 생성될 수 있는 아질산염 및 니트로소아민(발암물질)은 익은 김치까지 추적해 보아도 극 미량(0.04ppb)이었으며 김치 발효 중 파괴.제거되었다.
한편 고농도의 소금(8%)처리 김치추출물은 MNNG라는 위암 발생 가능 발암물질과 함께 처리되었을 때 돌연변이 유발성이 증가되었다.
결국 김치에서 고농도의 소금과 발암물질이 함께 존재하면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었다.
일본학자들도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소금 자체는 암을 일으키지 않지만 MNNG와 함께 있을 때는 암 발생을 돕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김치의 정상 소금농도 3%이내에서는 돌연변이 유발성을 오히려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김치 내의 항암물질이 이러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겠다.
김치는 십자화과 채소인 배추가 주원료이고 마늘, 생강, 파, 무 등 항암식품들로 만들어진다.
김치는 사용되는 재료가 항암식품일 뿐만 아니라 김치 숙성 과정의 유산균 발효에 의해 김치 국물 1㎖ 당 약 1억 마리의 유산균과 항암 발효 산물들이 생성된다.
김치가 적당히 익었을 때 암 예방효과가 가장 크며 김치유산균들은 대장까지 내려가 나쁜 균을 죽이며 장의 건강을 유지하는 정장작용을 하므로 대장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두 알고 있듯이 과거에 김치를 많이 먹은 한국인은 대장암발생이 극히 드물었다.
김치유산균은 대장에서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김치의 식이섬유소에서 단쇄지방산을 만들어 아폽토시스(암세포의 자살 유도)를 일으켜 암 발생을 줄인다.
김치는 시험관실험, 동물시험 등에서 암 예방효과가 있음이 여러 번 증명되었다. 아메스실험, SOS 실험, 세포의 발암계실험, 초파리실험, 쥐를 이용한 항암실험과 암세포 전이실험 등에서 암 예방 및 항암 효과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암세포에서 아폽토시스를 일으키고 암세포 주기에서 성장을 억제했으며 암 관련 유전자의 신호전달의 차단 등에 관한 연구에서도 항암효과가 확인되었다.
김치의 항암물질로는 배추에서 유래된 이소티오시아네이트, 인돌 3-카비놀, 베타시토스테롤, 비타민 C 등이 있고 그외 재료로부터 온 함황화합물 카로티노이드, 후라보노이드, 비타민 E, 셀레늄, 식이섬유소, 불포화지방산, 유산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암 예방효과는 김치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더 많이 높아질 수 있다.
몇 가지 예로 소금을 사용할 경우 정제염보다는 간수를 뺀 천일염이 좋으며, 그보다는 열로 처리한 가공염인 구운소금, 죽염(1회)으로 김치를 담갔을 경우 암예방효과가 더 좋다.
재료 또한 중요한데, 일반배추보다는 유기농배추를 사용하면 암 예방 효과가 증대된다.
이는 유기농배추가 어려운 환경에 재배되면서 항암효과가 높은 여러 식품화합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항암 효과를 높이려고 겨우살이 추출물 등 항암기능이 높은 물질을 양념에 첨가하고 저온(5℃)에서 발효시키면 암 예방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박건영 교수 =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