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유기농업기사협회

(특집)친환경농법 이대로는 안된다 - 녹색식품으로 무장한 중국농산물

날마다좋은날 2005. 12. 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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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친환경농법 이대로는 안된다 - 녹색식품으로 무장한 중국농산물
강진신문  2005. 12. 1.  

현재 국내 대부분의 농산물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 중국산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산 농산물은 서민층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끌면서 빠르게 흡수됐다. 재래시장에서도 흔히 중국산 농산물을 찾아볼수 있고 대수롭지 않게 소비자들은 중국산 농산물을 구입했다. 하지만 각종 농약과 질낮은 상품으로 중국산 농산물이 인식되면서 한계를 들어냈다.

이제는 중국산 농산물도 변했다. 값싼 농산물이 아닌 유기농 재배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고품질 상품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법에 대응하는 녹색식품을 만들었다. 농약사용을 줄이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녹색식품. 중국 정부의 품질보증속에 중국 고품질 농산물을 이끌고 있는 녹색식품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조선족자치구인 연변 일대 돈화시(敦化市). 눈에 보이는 것은 끝없이 펼쳐진 농토는 보는 사람을 한없이 놀라게 만든다. 돈화시에서 차량으로 한시간정도 거리에 위치한 안명호 공업무역 유한책임공사에는 콩을 80㎏포대에 담아 공장으로 들어가는 경운기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경운기에 실린 10여가마는 대형 포장용기에 담겨져 차례를 기다리며 공장의 한켠에 가지런히 쌓여가고 있었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중국에서 손가락으로 꼽히는 유기농 콩재배단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안명호 공사에서 관리하는 인근 콩재배 면적은 2천만평. 철저하게 유기농의 재배되는 콩은 중국 현지인도 먹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직원들이 말하는 안명호 인근 유기농 콩재배 방법은 이러했다. 먼저 품종선택이다. 3천가구의 농가들은 회사에서 지정해주는 동일한 콩품종으로 재배된다. 일반농가에서 준비한 콩을 절대사용할수 없도록 규정된 것이다. 이는 우수한 품종으로 동일한 콩 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철저한 윤작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한해 콩을 생산한 경우에는 반드시 옥수수등을 심어서 윤작으로 발생하는 병해충을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콩재배방식과 윤작방법등은 모두 안명호 공업회사에서 모두 생산지도를 통해 유기농 콩을 만든다.

하지만 매년 병해충이 발생하는 것이 농작물. 이곳에서는 퇴비와 가축분뇨를 이용해 토양을 가꾸는 일부터 시작한다. 토양이 살아나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병해충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여기에 천연성분의 약물을 이용해 병해충을 방지하면서 고품질의 유기농 콩을 만들어 내게 된다.

여기에 유기농 콩을 만들기 위한 노력 하나를 엿볼수 있었다. 유기농 콩을 만드는 지역에 천혜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 안명호 공사가 설립된 것은 지난 99년.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정부의 지원으로 광범위한 면적에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안명호 공사의 위치는 거대한 호수를 끼고 자리 잡고 있다. 공사의 이름으로도 명명된 안명호로 무공해 자연관광지로도 유명한 한곳이다. 여기에 자연의 때묻지 않는 수만그루의 나무들이 호수인근을 애워싸고 있다.

각종 오염이나 공해는 찾아볼수 없는 환경속에서 농가들의 지속적인 농작물에 대한 애정이 깃들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기농 콩이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생산된 콩은 안명호 공사에서 철저한 선별과정을 거쳐 분류된다. 대형 포대로 보관된 유기농콩은 수출물량에 따라 포장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포장단위는 수출국의 선호도에 따라 20㎏, 30㎏, 60㎏로 나눠 생산되고 있다.

안명호 공사 관리부 조충산부장은 “유기농 생산물은 단순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농산물이 아니다”며 “최고의 품질을 만들 수 있는 자연환경속에 농민들의 노력이 가해져야 생산되는 것이 유기농 농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농가들의 생산방식을 취재하고자 안명호 공사가 관리하는 농가를 찾았으나 헛수고였다. 철저한 통제속에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막았다. 한국과의 김치파동 여파도 취재불가의 하나 이유로 작용할 정도로 민감한 시기라는 현지 가이드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곳은 안명호 공사 인근의 조선족 심덕용(61)씨의 농가를 방문했다.

심씨의 집안에는 높이 3m가 넘는 콩줄기와 껍질이 마당 한가운데 자리한채 쌓여져 있었다.

심씨는 올해 4만평의 콩농사를 지었다. 지난 2002년부터 쌀농사에서 콩농사로 품종을 바꿨다. 가장 큰 원인은 인근에 위치한 안명호 공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일반 벼농사에 비해 일손이 들지 않으면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가 있다고 심씨는 설명했다.

여기에서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관내에서 재배되는 콩농사는 기계화된 벼농사에 비해 일손부족으로 일부 노인층에서는 콩농사를 기피한 것으로 나타난다. 심씨에 따르면 콩농사는 대부분 기계화가 이뤄졌다는 것. 고랑을 파는 과정, 씨앗뿌리기, 수학과정이 낡은 농기계지만 기계화 시설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 이였다.

또 하나 눈에 띠는 것은 수확을 마친 콩줄기와 껍질의 재활용 이였다. 농민들이 가지고 있는 콩껍질과 줄기등은 길이 5~10㎝크기로 잘라져 있었다. 탈곡과정을 지나면서 분리된 콩껍질과 부드러운 줄기는 모두 가축용 사료로 재활용됐다.

마을인근 대부분 농가에는 담을 넘어서는 3m정도 거대한 높이로 콩껍질이 쌓여진 것을 흔히 찾아볼 수 있었다. 주민들은 주로 소사료로 콩껍질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단한 콩줄기는 퇴비로 사용됐다. 일부 농가에서는 집안에 불을 피우는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농가도 있어 콩은 생산해서 버릴것이 하나도 없는 농산물로 주민들에게 인식되고 있었다.

주민들이 내보인 올해 수확한 햇콩은 국내 콩에 비해 3㎝크기로 작아보였다. 색깔도 진한 노랑에 단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올해 비가 내리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예년에 비해 콩작황이 좋지 못했다는 심씨의 말을 들을수 있었다. 하지만 마을에서 심는 품종 전체는 정부에서 공인된 콩품종만을 심고 있었다.

수확시기가 다른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의 품종을 농가들이 선택하지만 농민들이 수확한 콩으로 내년 농사를 지을 수는 없었다. 품종이 변하거나 불량콩, 병해충이 있는 콩을 심을 경우 인근 지역까지 피해가 발생할수 있어 콩종자는 반드시 정부를 통해 구입해야했다.

취재를 하면서 심씨에게 중국 정부의 농업인을 위한 대책을 들을 수 있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3년계획으로 농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농가들이 부담하고 있던 농지임대료, 물세금등 1만평당 800원~1천원(한화 12만원~20만원)의 농업세금을 없애버렸다.

여기에 각종 지원혜택이 이어지면서 농촌주민들이 일반 도시주민들보다 적지 않는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심씨의 경우 올해 수익은 5천원정도(한화 70만원). 대도시 공장 직원들이 받을수 있는 월급은 많아야 3천원선(한화 40만원)정도가 대부분이다. 대도시 공장직원들의 두배에 가까운 수익이 나오고 있고 정부의 농업우대 정책이 이어지자 외지에서 한족(중국 전통민족)들이 농촌으로 찾아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콩의 실태를 보고 싶어 찾아간곳은 중국 심양시 서탑 농산품 종합시장. 첨단 시설이 갖춰진 시설을 아니지만 종합시장은 중국 북부지방의 농산품이 거래되는 시장중의 하나였다. 이곳에서도 중국 일반콩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돈화시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콩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5개의 상가를 찾아 유기농 콩을 구입할수 있냐는 말에 상인들은 고개를 갸우둥 거렸다. 일부 상인들은 유기농 콩이라는 말에 처음 듣는다는 반응까지 나타났다.

자국내에서 유기농콩 생산단지를 최소화해 희소성을 높이고 대부분의 콩제품은 한국과 일본의 수출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알수 있게 했다.

반면 녹색식품에 대한 설명은 소형 잡곡상회에서 흔히 들을수 있었다. 녹색식품은 우리표현으로 친환경농법이다. 지역에서도 친환경농법에 대한 관심도 높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친환경농법의 노하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는 중국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농법 농산물에 대한 준비를 마쳐야 한다. 현재 친환경농산물이 일반 농산물에 비해 1~2천원 더해주는 웃돈에 안주해서는 않된다. 수입개방의 거센 파도앞에 나약한 지역 친환경 농산물로는 버텨내기가 버겨운 돛단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