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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7일 오후 03:09

날마다좋은날 2016. 10. 7. 15:09


불교란 무엇인가?

붓다는 불교도가 아니었다. 그를 추종하는 자들이 불교를 만든다. 불교라는 종교의 무수히 많은 언설들은 많은 비유와 설화를 사용해서라도 붓다의 가르침을 드러내고 밝혀 우리들의 삶의 지침이 되게 하려는 많은 노력이다. 불자라면 8만4천 경문이나 번잡한 학자들의 현학적 요설 이전에 붓다의 삶의 자세와 가르침을 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살아있는 가르침은 삶의 자세와 실천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붓다의 태어남, 깨달음, 그리고 입멸을 보자.

붓다는 태어나 동서남북으로 일곱걸음씩을 걷고 사방, 상하를 둘러 본 후 오른손을 위로, 왼손을 아래로 가르키며,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라 한다. 세상에 나 홀로 존귀하니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을 편안케 하리라는 선언이다 (수행본기경, 권상 강신품)

붓다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후 일 주일 간 명상에 잠기셨을 때 하늘에서 제석천이 내려와 중생을 위하여 그 큰 깨달음을 설법해주실 것을 간청하지만, 붓다는 “내가 증득한 심히 깊고 미묘한 이 법은 가장 지극히 고요하여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우며 분별하고 생각하여 풀어낼 수 있지도 않아서 오직 여러 부처님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이 법을 사람들을 위해 설한다 해도 저들은 깨달아 알 수 없을 터이니 헛되이 애만 쓰고 이익 될 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응당 잠자코 있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망설인다.

그러나 제석천에 이어 범천의 권청에 따라 설법을 수락하게 되었고, 이에 신장들이 외치기를, “여래께서 지금 범왕의 권청을 받아들여 법륜을 굴리고자 하신다. 한량없는 여러 중생을 불쌍히 여기셨기 때문이고, 한량없는 여러 중생을 이익 되게 하시려는 때문이며, 한량없는 여러 중생을 안락하게 하시려는 때문이고, 선한 이들을 늘리고 악한 무리를 줄이려는 때문이며, 여러 중생을 열반에 들게 하려 하신 때문이다.” (방광대장엄경, 권10 대범천왕권청품)

붓다는 열반에 이르러 “自燈明法燈明, 自歸依法歸依”라는 유언을 남긴다. 자기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아 자신에게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여 열심히 수행하라는 것이다 (대열반경)
















이제 무엇이 불교인가 분명하다. 법화경 등에서도 재차 강조되고 있지만, 일대사인연으로 세상에 오신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뭇 중생의 고통을 편안케 하는 것이 불교다. 심지어 중생의 이익 여부로 붓다의 망설임마저 생겨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자라면 그런 삶을 위해서 열심히 수행하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불교는 옳고 그름이나 좋고 싫음이 아니라, 철저히 고(苦)의 인식으로부터 출발하여 이고득락(離苦得樂)의 가르침이다. 어찌 보면 삶의 현장에서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 지는 부수적이다. 우리에겐 삶의 고통이 있다.

목적이나 지향점이 분명하지 않다면 아무리 잘 달리는 자동차나 빠른 비행기도 소용이 없다. 가야할 곳을 잃고 방황하기 때문이며, 오히려 승객들을 피곤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엉뚱한 곳에 도달하게 될 뿐이다. 느리게 간다 해도 지향점이 분명하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도달하게 된다. 스스로에게 가야할 곳도 분명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빠르다 느리다로 남과 비교하면서 세월을 보낸다면 어찌 어리석은 자라고 하지 않을 것인가.

유교적 영향을 담은 <삼국사기>를 외면하고 보다 불교적 관점을 담은 <동명왕편>을 저술한 이규보(1168~1241)가 아들을 출가시키면서 쓴 글에도 ‘엎드려 원하옵건대 … 정각의 몸을 이루어 참된 경계에 노닐면서 나아가 고해에 헤매는 뭇 중생과 함께 자항(慈航, 세상에서 자비심으로 중생 제도에 힘씀)에 의지하기를 원하옵니다.”라고 있듯이 불자로서의 삶은 중생의 고통을 제도하는 것과 분리될 수 없다. 그것이 불교다.

불교란 세상의 고통을 안락하게(三界皆苦 我當安之) 하기 위한 것이고, 수행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구현하는 종교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그 이치와 어떻게 이를 이룰 것인가는 다음에 나누도록 한다.

[출처] 불도입론 : 불교란 무엇인가 ?|작성자 둘이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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