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주례사>를 정성스럽게 출력해서 저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29살인 저는 곧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혼 전에 읽어보면 정말정말 좋을 거라고 하며 선물로 준 것입니다. 처음에는 “결혼도 안한 스님이 무슨 주례를...쯧쯧;;” 하며 책상 위에 내팽개쳐 두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뜩 ‘스님의 주례사? 궁금한데...’ 하는 생각이 들어 천천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뜻밖에도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정말 이런 마음으로 결혼을 하면 평생 잘 살 것 같았습니다. 액자에 담아서 고이 고이 제 방에 걸어두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에게도 이것을 읽혀 드렸는데, 결혼한지 40년이 훌쩍 넘었지만, 참 와닿는 말씀이라며 좋아하셨습니다. 결혼 하기 전이든, 결혼 하신 분이든, 한번 읽어보면 많이 와닿는 말씀이 많으실 것 같아 여러분들께도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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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 분이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는데,
이 마음이 십년, 이십년, 삼십년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 앉아 계신 분들 결혼식장에서 약속한 것 다 지키고 살고 계십니까?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서는 검은 머리가 하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거나,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 돕고 살겠는지 물으면,
"예"하며 약속을 해 놓고는 3일을 못 넘기고 3개월, 3년을 못 넘기고
"남편 때문에 못살겠다, 아내 때문에 못살겠다..."하며 갈등을 일으키고 다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결혼하기를 원해 놓고는 살면서는
"아이고 괜히 결혼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하는 게 나았을 걸..."
후회하는 마음을 냅니다.
그럼 안 살면 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해놓고 안 살 수도 없고,
어영부영하다가 아기가 생기니까 또 아기 때문에 못하고,
이렇게 하면서 나중에는 서로 원수가 되어서,
아내가 남편을 "아이고 원수야~" 합니다.
이렇게 남편 때문에, 아내 때문에 고생 고생하다가
나이 들면서 겨우 포기하고 살만하다 싶은데, 이제 또 자식이 애를 먹입니다.
자식이 사춘기 지나면서 어긋나고 온갓 애를 먹여서,
죽을 때까지 자식 때문에 고생하며 삽니다.
이것이 인생사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결혼할 때는 다 부러운데,
한참 인생을 살다보면 여기 이 스님이 부러워,
"아이고 저 스님 팔자도 좋다~" 이렇게 됩니다.
이거 꺼꾸로 된 것 아닙니까?
스님이 되는 것이 좋으면 처음부터 되지... 왜 결혼해 살면서 스님을 부러워합니까?
이렇게 인생이 괴로움 속에 돌고 도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그 이유를 말할 테니 두분은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처럼 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로 이렇게 좋아서 결혼하는데 결혼할 때 마음이 어떠냐?
선도 많이 보고 사귀기도 하면서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이것저것 따져 보는데,
그 따져 보는 그 근본 심보는 덕 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떻나, 지위는 어떻나, 성질은 어떻나, 건강은 어떻나,
이렇게 다 따져 가지고 이리저리 고르는 이유는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손해 볼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그래서 덕 볼 수 있는 것을 고르고 또 고릅니다.
이렇게 골랐다는 것은 덕 보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내는 남편에게 덕 보고자 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덕 보겠다는 이 마음이 살다가 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아내는 30% 주고 70% 덕 보자고 하고,
남편도 자기가 한 30% 주고 70% 덕 보려고 하니,
둘이 같이 살면서 70%를 받으려고 하는데,
실제로는 30%밖에 못 받으니까
살다 보면 결혼을 괜히 했나, 속았나 하는 생각을 십중팔구는 하게 됩니다.
‘속은 것은 아닌가, 손해 봤다’는 생각이 드니까 ‘괜히 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덕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어떨까요? 좀 적으면 어떨까요?
'내가 저분을 좀 도와 줘야지.'
'저분 건강이 안 좋으니까 내가 평생 보살펴 줘야겠다.'
'저분 경제가 어려우니 내가 뒷바라지 해줘야겠다.'
'저분 성격이 저렇게 괄괄하니까 내가 껴안아서 편안하게 해줘야겠다.'
이렇게 베풀어 줘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면, 길가는 사람 아무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덕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고른 게 됩니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얼굴도 안보고 결혼해도 잘 살았습니다.
시집가면 '죽었다' 생각하거든요... 죽었다 생각하고 시집을 가보니 그래도 살만하니까 웃고 사는데,
요새는 시집가고 장가가면 좋은 일이 생길까 기대하고 가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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