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주된 목적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작물생산성 향상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비료 및 농약이 개발되어 이용되어 오고 있다. 이들 물질 사용에 따른 작물의 생산성은 크게 증가되었으나, 인류 및 자연환경에 대한 이들 물질의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화학물질에 의한 농업환경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오염된 환경을 회복할 수 있는 자원을 공급하고자 친환경 농업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생물제제 특히 미생물제제(microbial materials)가 개발 이용되고 있다.
미생물을 농업에 이용하는 목적은 친환경적으로 작물생산성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화학비료에 대해서는 생물비료, 화학농약에 대해서는 생물농약이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생물의 용도는 크게 생물 비료와 생물 농약으로 구분하여 접근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생물비료의 관점에서 미생물의 이용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미생물 비료는 큰 의미에서 병해충을 방제하는 목적이외의 용도, 즉 작물의 생장을 돕는 미생물로 구성된 제제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양분을 공급하는 미생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도록 양분을 가용화하는 미생물, 그리고 토양의 물리적 특성을 개량하는 미생물 등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외에서는 퇴비 및 지렁이를 포함하여 생물비료로 크게 분류하기도 한다. 또한 생물비료에는 미량원소 공급 미생물, 식물생육조절 미생물 (plant growth regulator) 혹은 작물생육촉진 근권미생물 (plant growing-promoting rhizobacteria)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생물비료가 화학물질을 대신하여 식물의 생육을 돕기 위해 사용되는 생 물질이기 때문이다. 미생물비료에 이용되는 주요 토양 미생물은 다음과 같다.
○ 근류균 질소고정 세균 가운데 근류균(Rhizobium)이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근류균은 단독으로 생존할 때는 유기물을 이용하여 생존하는 부생성이지만, 콩과 같은 숙주식물이 있으면 뿌리를 통해 감염한 후 뿌리혹을 형성하여 공생관계를 가지게 된다(그림1). 따라서 근류균과 같이 식물과 공생하여 질소를 고정하는 미생물을 공생질소고정균이라 한다. 이때 숙주 식물은 광합성 작용에 의해 만든 탄수화물을 근류균은 질소를 고정하여 식물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근류균이 기주식물에 감염하여 공생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이상의 근류균이 토양에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근류균이 비록 우수한 부생성 근권미생물이지만 콩과작물이 재배되지 않은 곳에서는 균의 밀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토양 내 근류균 서식밀도를 임계수준 이상으로 높이기 위한 인위적 근류균 접종이 필요하다
(그림 1) 근류균(뿌리혹박테리아)
(그림 1) 근류균(뿌리혹박테리아)
○ 단서 질소고정세균
근권에서 분리되는 단서 질소고정 세균에는 아그로모나스, 알칼리게네스, 아쿠아스피릴리움, 아조스피릴리움, 시트로박터, 엔테로박터, 플라보박테리움, 클렙시엘라와 슈도모나스 등이 있다. 호밀, 벼 그리고 사탕수수에 대한 아조스피릴리움과 아조토박터의 접종 효과는 유의성이 있으며, 이들 미생물에 의한 질소 고정량은 1.3~7.2㎏ ㏊-1에 이른다.
○ 남조류 남조류는 담수와 해수 및 토양환경에 널리 생육하며 광합성을 하는 일차생산자 일뿐만 아니라, 많은 종류는 질소를 고정하기도 한다. 수도 재배지에서 중요한 생물비료는 수생양치 식물인 물개구리밥(그림 2)인 아졸라(Azolla)와 공생하는 남조류(blue green algae, Cyanobacteria)라 할 수 있다. 남조류에는 아나바에나(Anabaena)와 노스톡(Nostoc) 등이 있는데, 아나바에나는(그림 3) 수중 양치 식물인 물개구리밥과 공생하며 논에 비료성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아졸라는 동남아시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남조류에 의한 작물 생산성 증대는 질소 고정능에 의한 것이지만 작물생육촉진 작용과 같은 다른 요인도 관여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림 2) 물개구리밥의일종 (그림 3)아나바에나 속
○ 인산염 가용화균
식물양분의 필수 원소인 인산이 작물에 이용되기 위해서는 유효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산질 비료가 시용되면 칼슘, 알루미늄, 마그네슘 및 철 이온과 화학결합을 하여 불용성 형태로 쉽게 전환된다. 이러한 반응에 의해 유효태 인산은 난용성 인산염이 되어 식물이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림 3)아나바에나 속
인산염가용화 미생물은 구연산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유기산을 분비하여 난용성 무기태인산을 가용화하거나, 인산가용화 효소에 의해 유기태 인산을 무기화하여 식물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들 작용은 주로 근권에서 이루어지는데, 미생물은 인산을 가용화하여 그들 자신이 흡수하지만 여분의 많은 양의 인산은 식물이 흡수하게 된다. 바실러스 퍼뮤스(Bacillus firmus)라는 세균은 인돌 초산을 분비하여 다량의 인산염을 가용화하는 균으로 알려지고 있다.
○ 균근균
식물 대부분은 마이코리자와 공생적 균근을 형성한다. 마이코리자는 서식형태에 따라 외생 및 내생균근균으로 분류되지만, 이 가운데 내생 균근균에 속한 낭상수지체 내생균근균인 VAM이 원예류에 대한 생물비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는 Glomus (그림 4), Gigaspora (그림 5), Scutellospora, Sclerocystis, Acaulospora 및 Entrophospora등 6속이 있으며 약 150 종이 분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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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글로무스 속 포자 |
(그림 5) 기가스포라 속 |
(원예작물에 대한 균근균의 효과는 유묘생육촉진, 인산공급, 묘목생존율 및 발달증진, 뿌리병해에 대한 내성증대, 물리적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 증진, 개화 및 응실기 단축, 작물균질성 증진, 삽목의 발근률 개선 및 과일생산성 증가 등이다. 이러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절대 활물공생성인 균근균을 생물비료로 쉽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 시데로포아 생성 미생물 자외선 조사에 의해 형광을 나타내는 형광성 세균인 슈도모나스 속은 식물생육촉진 근권미생물로 알려져 있다. 이 미생물은 시데로포아라는 물질을 분비하여 철과 같은 미량원소를 결합하여 병원성 미생물의 생육을 억제하거나, 작물의 생육을 촉진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 미생물은 연작장해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 되기도 하는 식물독소를 분해하는 작용을 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은 미생물이라 할 수 있다.
미생물비료가 화학물질에 비해 효과가 미흡하거나 속효성이 아니다는 단점이 있지만, 미생물비료의 기능과 필요성에 의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미생물의 기능을 높이기 위해, 미생물비료의 정확한 용도에 따른 미지의 다기능성 유효미생물을 활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 : 농업과학기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