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연수기⑤ - 나리타의 다카하시 농장
일본연수 마지막으로 나리타시의 다카하시씨 농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근·엽채류 작물을 20년이상 자연재배로 키워왔다. 우리 일행이 그의 농장에 도착했을 때 다른 곳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농장에 잡초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20년간 외부에서 얻은 양분은 없다”
유기농영농조합 회장이기도 한 다카하시씨는 자연재배를 시작한지 20년이 됐다. 지난 20년동안 외부에서 얻은 양분은 전혀 없다고 말한 그는 기무라씨(본보 107호 소개)와 더불어 일본에서 자연재배를 시작한 최초의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 일대에 보리를 심었다. 그는 당근밭을 소개하며 “보리 종류는 땅속에 스며든 비료를 흡수하는 힘이 세다. 아마 보리를 심은 뒤에는 양분이 거의 안남았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시피 당근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수확기까지 지켜보면 일반재배한 당근과 전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그는 예술자연재배란 다른 외부에서 양분을 들이지 않고 거기에다 농약이란 것을 전혀 안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리를 수확하기 위해 심지 않는다. 때문에 수확한 보리를 잘 말린 후 다시 땅에 되돌려 준다.
그는 그의 농장에 잡초가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흙이 바뀌면 풀도 바뀐다. 결론적으로 이 곳은 풀을 재배하는 곳이 아니라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다. 물론 이곳도 풀은 났다. 기존 제초작업은 모두 손으로 했고, 지금은 거의 나지 않는다. 제초제를 쓰는 것이 풀을 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퇴비는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다”
그의 농장 한쪽 모퉁이에 퇴비처럼 보이는 것이 쌓여 있다. 자연재배는 퇴비를 안쓴다고 하지 않았던가라는 의문을 가진 채 다가갔다. 역시 퇴비였다. 그러나 이 퇴비는 내년 재배될 육묘 씨앗의 상토로 쓰일 것들이다.
때문에 9천평의 채소를 재배하는데 사용되는 분량이 아주 적다. 퇴비는 보리, 고구마 넝쿨, 콩대 등이 들어가 있다. 외부에서 들어온 자재는 위험하다. 밭에서 자랐어도 물을 이용해 재배된 것은 넣으면 안된다. 이것을 지키지 못해 실패한 사람을 여러명 보아왔다고 그는 경고한다.
“퇴비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한다. 퇴비를 만들 때는 일부러 자른 것이 아니라 일년에 몇 번 뒤집어 준다. 콩대같은 것은 분해가 잘 안되므로 잘라준다. 이것을 아무것도 씌우지 않고 자연풍화시키며 1년정도 지나면 이렇게 된다.”
자연농법에는 퇴비라는 것이 필요없지만, 이 농법을 완성하기까지 퇴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때도 있다. 그럴 때 퇴비를 쓴다. 즉 퇴비는 이용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다. 뒤집기를 할 때 나오는 벌레로 퇴비숙성단계를 살필 수 있다. 초기에는 분해를 위해 큰 충들이 활동하고, 나중에는 거의 지렁이밖에 없다. 1년에 3~4번 정도 비가 올 것 같을 때 뒤집어준다.
모든 해결책은 ‘비독제거’에 있다
우리 농업은 언제부턴가 자연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럼 대자연의 힘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3가지 뿐이다. 첫째는 수량, 둘째는 병해충, 셋째가 잡초다. 그럼, 비료를 안쓰는데 수량을 잘 나게 하고, 병해충을 제거하며 잡초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또한 그것은 자연계가 가르쳐주고 있다.
먼저 필요한 것이 흙, 다음이 씨앗인데 이 두 가지가 포인트다. 따뜻한 흙, 부드러운 흙, 배수가 잘되고 보습성이 좋은 흙. 이런 관점에서 흙을 바라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의 말에 따르면 아마 없을 거란다. 왜냐면 지금까지 농업은 이것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흙이 딱딱하고 차고 보습성이 없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유기·화학 비료를 쓰기 때문이다. 즉 인간들이 식량확보를 위해 원래 자연계에 없는 질소를 필요이상으로 썼기 때문이다.
흙의 딱딱하고 차고 물기가 없는 상태를 ‘비독이 쌓였다’고 한다. 비독은 일정하게 층을 이루고 있는데, 그것은 지표에서 보통 30~40㎝ 아래에 있다. 비독을 제거하면 수량도 많이 나고 잡초도 거의 나지 않는다. 비독은 토양에서 에너지를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비독은 사람의 어깨결림과 한번 주물러서 괜찮다가도 다시 결린다. 비독을 제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식물의 몸을 빌려 밖으로 보내는 것이다. 일년에 제거할 수 있는 양은 적지만 꾸준히 해가 거듭할수록 사라질 것이다. 다카하시씨 농장의 풀작업이 쉬워진 것도 비독이 빠졌기 때문이다. 비독을 빨리 뺄 수 있는 보리 등의 작물도 좋다.
잡초, 해충은 인간의 입장에서 나쁜 것이다. 그들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 즉 사람이 사용한 비독을 잡초가 몸으로 흡수한다.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 병충해가 몰려들고 잡초도 자란다. 그러므로 잡초가 있는 것이 땅정화작용에는 좋지만, 경영을 위해서 원칙에 반하는 행위도 하게 되는 것이다(그가 잡초를 제거하는 이유에 대해).
씨앗이 흙보다 중요할 수 있다
다카하시씨 농장에는 자가채종한 씨앗을 쓰고 있다. 20년을 거치면서 비독이 완전히 빠진 씨앗을 채종하며 그 씨앗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흙의 비독을 완전히 빼는 것과 동시에 씨앗의 비독도 완전히 빼야 한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면 두가지 작업을 바로 실시하라고 당부한다.
“이런 일을 하면 반드시 좌절하는 시기가 있다. 그러나 굉장한 정신적인 수행도 될 것이다. 직접 체험해 보라.”
씨앗을 채종하지 않으면 좌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흙보다 씨앗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생명을 잉태하는 원료이므로.
자가채종을 위해서 같은 땅에 같은 씨앗을 뿌린다. 완전한 씨앗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러한 씨앗으로 재배한 작물의 색은 연한색이다. 보통 진한 녹색을 띤 채소는 질소성분이 많은 것이다. 비록 싱싱해 보일지라도 몸에 안좋다는 뜻이다.
그는 F1은 다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F1을 수확하면서 자가채종을 계속하라고 당분한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현상에 집착하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한다.
-일본연수기 끝-
김은정 기자 pinkcolor@jsnews.co.kr
일본연수 마지막으로 나리타시의 다카하시씨 농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근·엽채류 작물을 20년이상 자연재배로 키워왔다. 우리 일행이 그의 농장에 도착했을 때 다른 곳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농장에 잡초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20년간 외부에서 얻은 양분은 없다”
▲ 20년간 근엽채류를 자연재배해온 다카하시씨. | ||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 일대에 보리를 심었다. 그는 당근밭을 소개하며 “보리 종류는 땅속에 스며든 비료를 흡수하는 힘이 세다. 아마 보리를 심은 뒤에는 양분이 거의 안남았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시피 당근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수확기까지 지켜보면 일반재배한 당근과 전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그는 예술자연재배란 다른 외부에서 양분을 들이지 않고 거기에다 농약이란 것을 전혀 안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리를 수확하기 위해 심지 않는다. 때문에 수확한 보리를 잘 말린 후 다시 땅에 되돌려 준다.
그는 그의 농장에 잡초가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흙이 바뀌면 풀도 바뀐다. 결론적으로 이 곳은 풀을 재배하는 곳이 아니라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다. 물론 이곳도 풀은 났다. 기존 제초작업은 모두 손으로 했고, 지금은 거의 나지 않는다. 제초제를 쓰는 것이 풀을 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퇴비는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이다”
그의 농장 한쪽 모퉁이에 퇴비처럼 보이는 것이 쌓여 있다. 자연재배는 퇴비를 안쓴다고 하지 않았던가라는 의문을 가진 채 다가갔다. 역시 퇴비였다. 그러나 이 퇴비는 내년 재배될 육묘 씨앗의 상토로 쓰일 것들이다.
▲ 아래 보이는 퇴비는 올해 삭이고 있는 것, 멀리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작년에 만든 숙성된 퇴비. 퇴비는 어디까지나 활용하는데 쓰인다. | ||
“퇴비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한다. 퇴비를 만들 때는 일부러 자른 것이 아니라 일년에 몇 번 뒤집어 준다. 콩대같은 것은 분해가 잘 안되므로 잘라준다. 이것을 아무것도 씌우지 않고 자연풍화시키며 1년정도 지나면 이렇게 된다.”
자연농법에는 퇴비라는 것이 필요없지만, 이 농법을 완성하기까지 퇴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때도 있다. 그럴 때 퇴비를 쓴다. 즉 퇴비는 이용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다. 뒤집기를 할 때 나오는 벌레로 퇴비숙성단계를 살필 수 있다. 초기에는 분해를 위해 큰 충들이 활동하고, 나중에는 거의 지렁이밖에 없다. 1년에 3~4번 정도 비가 올 것 같을 때 뒤집어준다.
모든 해결책은 ‘비독제거’에 있다
우리 농업은 언제부턴가 자연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럼 대자연의 힘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3가지 뿐이다. 첫째는 수량, 둘째는 병해충, 셋째가 잡초다. 그럼, 비료를 안쓰는데 수량을 잘 나게 하고, 병해충을 제거하며 잡초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또한 그것은 자연계가 가르쳐주고 있다.
먼저 필요한 것이 흙, 다음이 씨앗인데 이 두 가지가 포인트다. 따뜻한 흙, 부드러운 흙, 배수가 잘되고 보습성이 좋은 흙. 이런 관점에서 흙을 바라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의 말에 따르면 아마 없을 거란다. 왜냐면 지금까지 농업은 이것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 다카하시씨가 그의 농장 흙을 파보이며 비독층을 설명하고 있다. | ||
흙이 딱딱하고 차고 보습성이 없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유기·화학 비료를 쓰기 때문이다. 즉 인간들이 식량확보를 위해 원래 자연계에 없는 질소를 필요이상으로 썼기 때문이다.
흙의 딱딱하고 차고 물기가 없는 상태를 ‘비독이 쌓였다’고 한다. 비독은 일정하게 층을 이루고 있는데, 그것은 지표에서 보통 30~40㎝ 아래에 있다. 비독을 제거하면 수량도 많이 나고 잡초도 거의 나지 않는다. 비독은 토양에서 에너지를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비독은 사람의 어깨결림과 한번 주물러서 괜찮다가도 다시 결린다. 비독을 제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식물의 몸을 빌려 밖으로 보내는 것이다. 일년에 제거할 수 있는 양은 적지만 꾸준히 해가 거듭할수록 사라질 것이다. 다카하시씨 농장의 풀작업이 쉬워진 것도 비독이 빠졌기 때문이다. 비독을 빨리 뺄 수 있는 보리 등의 작물도 좋다.
잡초, 해충은 인간의 입장에서 나쁜 것이다. 그들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다. 즉 사람이 사용한 비독을 잡초가 몸으로 흡수한다.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 병충해가 몰려들고 잡초도 자란다. 그러므로 잡초가 있는 것이 땅정화작용에는 좋지만, 경영을 위해서 원칙에 반하는 행위도 하게 되는 것이다(그가 잡초를 제거하는 이유에 대해).
씨앗이 흙보다 중요할 수 있다
다카하시씨 농장에는 자가채종한 씨앗을 쓰고 있다. 20년을 거치면서 비독이 완전히 빠진 씨앗을 채종하며 그 씨앗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좋아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흙의 비독을 완전히 빼는 것과 동시에 씨앗의 비독도 완전히 빼야 한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면 두가지 작업을 바로 실시하라고 당부한다.
“이런 일을 하면 반드시 좌절하는 시기가 있다. 그러나 굉장한 정신적인 수행도 될 것이다. 직접 체험해 보라.”
▲ 당근밭. | ||
자가채종을 위해서 같은 땅에 같은 씨앗을 뿌린다. 완전한 씨앗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한다. 그러한 씨앗으로 재배한 작물의 색은 연한색이다. 보통 진한 녹색을 띤 채소는 질소성분이 많은 것이다. 비록 싱싱해 보일지라도 몸에 안좋다는 뜻이다.
그는 F1은 다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F1을 수확하면서 자가채종을 계속하라고 당분한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현상에 집착하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한다.
-일본연수기 끝-
김은정 기자 pinkcolor@j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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