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다면 기도를 통해 자기성찰을 많이 하십시오”
글 : 徐喆仁 月刊朝鮮 기자
사진 : 徐炅利 月刊朝鮮 기자
⊙ 전국에 151개 사찰 거느린 법연종, 본산 낙성식에 3만여 신도 운집
⊙ 法然은 자연의 도리를 중시, 자연의 법칙이 곧 진리임을 강조
⊙ 法力은 기도라는 정신수행을 통해 업을 소멸시키고
자연의 힘을 끌어다 법시술로 중생을 구제하는 것
⊙ “나는 절을 찾는 모든 이의 소원이 이뤄지도록 기도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朝然 스님
⊙ 66세. 속명은 허유(許油).
⊙ 17세부터 홀로 수행. 건설업에 투신하다 46세에 출가.
⊙ 1992년 법연종 창종. 《대한불교신문》 사장, 우진개발 대표 역임.
⊙ 現 사단법인 법연원 회주, 교토대 객원교수, 우진그룹 명예회장.
경남 합천에는 유난히 높은 산이 많다.
가야산(1430m), 오도산(1134m), 매화산(1010m), 두무산(1038m), 황매산(1108m)
등이 모두 1000m가 넘는 명산(名山)이다.
산세가 높고 수려하다 보니 명찰(名刹)도 여럿이다.
가야산에 해인사(海印寺)가 있고,
매화산에 청량사(淸凉寺)가 있다.
그리고 황매산(黃梅山)에는 지난 11월 4일 신도 3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낙성식을 거행한 법연사(法然寺)가 있다.
해인사와 청량사는 신라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古刹)이라
독실한 불자(佛子)가 아니더라도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찰이다.
하지만 법연사는 들어봄 직한 사찰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낯설다.
합천군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도 이 사찰에 대한 소개는 없다.
다만 황매산에 대해
‘이성계(李成桂)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왕사(王師) 무학대사가 수도했던 곳’
이라고만 기록돼 있다.
법연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이 사찰은
‘대한불교 법연종’의 본산이다.
법연종은 창종(創宗)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불교 종파다.
새로 절집을 짓는 낙성식에 신도 3만여 명이 운집했다는 것은
사세(寺勢)가 보통이 아님을 뜻한다.
실제로 법연종은 전국에 151개 사찰을 거느리고 있다고 한다.
법연사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황매산을 찾아가
회주(會主·법회를 주관하는 승려)인 조연(朝然) 스님을 만났다.
법연종의 본산 법연사는 경남 합천의 황매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그 규모에 놀란다.
종교는 자연의 이치 깨닫기 위해 존재
백두대간 덕유산에서 동남쪽으로 뻗어나간 황매산은
경남 합천과 산청의 경계에 걸쳐 있다.
산 정상에 올라 주변의 풍광을 보면 마치 만개한 매화꽃잎 같다고 해서
‘황매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철쭉이 많은 이 산은 5월이면 붉게 타오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법연사는 군립공원인 황매산 기슭 33만m2(10만평) 부지에 자리해 있었다.
일주문이 없는 사찰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진입 도로 양쪽에 심어진 샛노란 국화꽃이었다.
사찰 관계자는
“경내에 30만 포기의 국화가 식재돼 있다”
고 말했다.
과연 사찰 주변이 온통 국화꽃으로 장식돼 있었다.
3000명이 한꺼번에 법회에 참석할 수 있는 만성전(萬聖殿),
1만5000개의 위패(位牌)가 모셔져 있는 명부전(冥府殿) 등
그 규모와 스케일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고궁(古宮)의 회랑처럼 긴 사찰 건물은 화려한 단청으로 치장돼 있었다.
또한 일반 사찰의 대웅전 격인 대법전(大法殿)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시선을 끌었다.
대법전 앞 너른 마당에 황금색 5층 탑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사찰 관계자는
“터를 잡고 절집을 완공하기까지 10년이 걸렸고,
총 400억원 정도의 비용이 투입됐다”
고 말했다.
“법연사는 생활불교를 실천하는 곳이라
기존의 다른 산사와는 분위기가 좀 다를 것”
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찰의 규모와 독특함 때문인지 법연종이 어떤 종파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체격이 크지는 않았지만 단단하고 다부져 보이는 조연 스님과 마주앉았다.
—법연종은 좀 낯섭니다.
“기존에 많은 종파(宗派)가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1998년 종파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타 종파에 소속이 되면 그 종파의 법규나 예규를 따라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불가피하게 종을 하나 만든 것이지요.”
—하고 싶은 말씀이 뭔가요.
“법연이라는 것은 하늘의 도리나 사람의 도리나 땅의 도리나
모두 자연에 근본을 두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모두 자연에서 나서 자연의 몸으로 살다 자연으로 돌아가지요.
자연은 곧 우주이기도 합니다.
자연의 법칙이 바로 진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인도(人道)지요.
자연의 이치가 법이고,
그 법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종교가 결국 자연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존재한다는 뜻인가요.
“자연을 떠나서는 그 무엇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주 속에 지구라는 별이 있고,
지구는 오대양 육대주로 나뉘어 있지요.
유불선(儒彿仙)은 물론 기독교와 천주교 등 모든 종교가 이 안에 있습니다.
공자(孔子)·노자(老子)·장자(莊子)·예수·마호메트·마리아가 모두 이 안에 있지요.
그분들이 가르치는 집이
불교는 절, 유교는 향교, 단군은 천궁, 천주교는 성당, 기독교는 교회입니다.
5대양 6대주 안에서 이들 성자(聖者)와 성인(聖人)들이 가르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연의 도리’입니다.
이것을 나는 ‘연사상(然思想)’이라고 말하지요.
불가(佛家)에서는 금강경(金剛經)이,
유가(儒家)에서는 사서삼경(四書三經)과 인내천(人乃天)사상이 자연의 도리입니다.
공자는
‘사람은 소천(小天)이고 우주는 대천(大天)’
이라고 했지요.”
나와 남이 함께 成佛해야 행복
—동양과 서양은 자연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지 않나요.
역사적으로 동양은 자연을 동화(同和)의 대상으로 여겼고,
서양은 정복(征服)의 대상으로 여겼지요.
“그렇습니다.
그래서 동양과 서양의 종교가 달랐지요.
동양은 각성(覺醒)의 종교,
다시 말해 내가 깨치고 깨달으면 부처가 되고 하늘이 되고 신선이 되는 것이어서
조물주와 피조물주의 구분이 없습니다.
절대자가 없는 것이죠.
반면 서양은 신(信·믿음)의 종교입니다.
믿고 추앙하는 절대자가 존재하죠.
이 경우 조물주와 피조물주가 구분돼 있어서
피조물주는 절대로 조물주가 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종교는 동서양이 합치는 종교,
다시 말해 서양의 믿음을 바탕으로 동양의 깨달음을 얻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깨달으면 깨달음 위에 확고한 믿음이 생깁니다.
불변의 믿음,
다시 말해 예수가 목숨을 버릴 수 있는 믿음,
천주교 신부들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믿음이 생기죠.
그건 깨치지 않고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동양의 각성종교와 서양의 신의 종교가 조화를 이뤄
모든 이가 종교의 본래 목적대로 개인이 편안하고,
가정이 화목하고, 사회는 안정되고, 국가는 태평하고, 세계는 평화롭게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모든 종교의 목적은 인류의 평화와 행복인 것으로 압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행복은 내 행복과 남의 행복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를 자(自)완성 타(他)완성이라 하지요.
동양사상은 진리가 있다면 믿고 깨달아서 내가 완성하고
또 남에게 가르쳐 남도 완성할 수 있도록 하죠.
이것을 불가에서는 자타일시성불(自他一時成佛)이라고 합니다.
나와 남이 함께 성불하자는 뜻이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하고 깨침이 있어야 합니다.
믿음이 있어야 깨칠 수 있고,
깨쳐야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죠.
신각(信覺)이 둘이 아니고 하나의 바탕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인류는 본래 목적과 달리 종교 때문에 많은 전쟁을 벌였습니다.
“종교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입니다.
역사적으로 종교인들이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잘못된 생각을 많이 했지요.
모두가 내 종교만 생각하는 과욕에서 빚어진 일들입니다.
승려라 해도 불교 못지않게 기독교도 천주교도 소중하게 봐야 합니다.
내 것이 소중하면 남의 것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았지요.
종교 간의 대립은 내 것은 맞고 남의 것은 틀리다는 데서 시작된 겁니다.”
“법연종은 내가 만든 종파”
1만5000개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명부전.
천체도를 배경으로 마호메트, 공자, 예수, 석가, 단군, 마리아 등이 함께 모셔져 있다.
—스님이 창종한 법연종은 어떤가요.
“우리 절의 특색은 모든 종교를 내 종교와 같이 하나로 보는 것입니다.
유불선은 물론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를
불교와 똑같이 하나로 보죠.
‘진리는 하나’라는 이치,
우주의 법칙이 바로 진리의 법칙이라는 점에서 모든 종교는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를 하나로 여기는 구체적 실천 사례가 있습니까.
“우리 절 신도들은 4월 초파일이 되면
여느 절처럼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하고
12월 25일 성탄절이 되면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 법회를 엽니다.
이날은 모든 신도가 성경 공부와 더불어 성탄 축가를 부르죠.
또한 신부님이 와서 강론을 하고 목사님이 와서 설교를 합니다.
5, 6년 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지요.
성탄법회는 아마 우리 절이 가장 먼저 열었을 겁니다.”
—신도들이 거부감 없이 잘 따르던가요.
“저는 평소 법문을 할 때 신도들에게 교회도 다니고 성당도 다녀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고 얻을 것이 있으면 얻으라고 합니다.
중식, 양식, 일식 가릴 것 없이 먹다 보면
내 몸과 체질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있듯이
절도 교회도 향교도 두루두루 다니다 보면 깨닫는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말만 듣고는 깨달을 수 없지요.”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어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저는 부처, 예수, 공자, 마호메트 등이 동시대에 같은 곳에서 만났다면
종교는 하나 이상 발현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표현 방법이 다를 뿐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사상이나 철학은
‘올바른 것을 가르치려 한다’는
점에서 같으니까요.
어느 종교든 정(正), 정도(正道), 정법(正法)을 가르치는데
시대와 공간이 달라
석가모니는 불(佛), 공자는 천(天), 예수는 신(神)이라 표현했다고 봅니다.”
—기존에 없던 종파를 만들어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 몰라도 지금은 그 이유를 밝힐 때가 아닙니다.
다만 제가 원하는 것은 어떤 종교든 간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봄이 되면 봄옷을 입어야 하고,
겨울이 되면 겨울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죠.
한겨울에 여름옷을 입으면 추울 것이고,
한여름에 겨울옷을 입으면 덥지 않겠습니까.
시대와 흐름에 맞는 종교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근본을 바꾸자는 것이 아닙니다.
근본과 전통은 이어가면서 시대에 맞게 수정해 나가자는 것이죠.”
—기존의 종파들이 지나치게 형식과 절차에 얽매여 있다는 뜻인가요.
“곤란한 질문을 하시네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지금은 밝히기 어렵습니다.”
결혼 후 46세에 출가
지난 11월 4일에 있었던 법연사 낙성식에는 전국에서 온 3만여 명의 신도가 참석해 법문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수행을 많이 한 큰스님들은 질문을 하면 선문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답변을 하면서도
기존 불교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말을 아꼈다.
문득 그의 과거가 궁금했다.
—불가와 처음 연을 맺은 것은 언제인가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입니다.
제 고향이 경북 상주인데, 불자 집안이어서 어른들 따라 절집에 많이 다녔지요.
그러다 20대 초반 불교와 맥락이 같은 종교에서 공부도 하고 수행도 했습니다.”
—출가할 생각이었습니까.
“특별히 뜻하는 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좋았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죠.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문경에 있는 김용사(金龍寺)로 1박2일
소풍을 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고 싶은데 친구들 부끄러워 못하고 있다가
친구들이 잠이 든 밤늦게야 혼자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열두 살 무렵
그는 자식이 없는 큰집의 양자로 들어갔다.
어머니, 아버지를 떠나 큰아버지, 큰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셈인데,
그가 가야산, 지리산 등지에서 수행을 하고 있던 도중
큰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그의 친부(親父)는
“내가 자식 없는 형님께 너를 주었는데 도나 닦고 있어서야 되겠느냐”
며 산에서 내려와 결혼할 것을 종용했다.
그는 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산에서 내려왔고,
어머니의 주선으로 선을 본 뒤 결혼을 했다.
그의 나이 스물아홉 살 때였다.
“아버님께서 눈을 감기 전 손자를 보고 싶어 하셨는데,
그 꿈을 이뤄드리지 못했어요.
지병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셨거든요.”
가정을 이룬 후 부산에서 건설업으로 꽤 성공했다.
그런데도 불가와 맺은 인연을 끊을 수 없어 신앙생활을 하며 수행을 병행했다.
그러다 46세 되던 해에 뜻을 품고 뒤늦게 출가했다.
“마흔여섯에 집에서 나온 후
부산 동래 온천장에서 법화정사라는 절집을 열었습니다.
그게 법연원의 시작입니다.”
—홀로 자녀를 키워야 하는 부인으로서는 난감했겠는데요.
“출가 전 식구들이 의식주 걱정은 하지 않도록 조처했고,
아이들과도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한 일이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종단은 가정을 보살필 수 있는 재가(在家)종단입니다.
처음 불교와 인연을 맺고 공부하던 곳도 재가종단이었죠.”
병 고치는 기적은 기도로
조연 스님은 가정을 이룬 후 46세에 출가했다.
그가 창종한 법연종은 승려도 결혼할 수 있는 재가종단이다.
도심 한복판에 절집을 내니
불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그들은 스님을 통해 교리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부처님 앞에 소원을 하나씩 빌곤 했다.
신통하게도 많은 신도가 소원성취를 했다고 한다.
이게 입소문이 나면서 온갖 병마나 경제난,
혹은 가정불화로 고통받는 이들이
법화정사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는
“6개월 전 예약하지 않으면 나를 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가 절을 찾았다”
고 말했다.
—스님을 친견하고 불상 앞에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씀인가요.
“누구나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성취할 수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 지금까지 소원성취한 분이 1만5000여 명에 이릅니다.
그분들의 이야기가 여기 보이는 CD에 담겨 있지요.
소원성취한 분의 체험담을 녹화한 것으로 기독교의 간증과 같은 것입니다.”
법연사는 소원성취한 신도들의 체험수기를 묶어 책자로 발행하기도 했다.
21년 동안 사찰을 거쳐간 신도들의 간증기인 이 책자가
무려 215권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에 발간된 책자에는 소원성취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나약하고 황폐한 심상으로 생기는 모든 질병과 우환을 고치고
바로잡는 것은 진실로 무엇일까요.
역대 성인들처럼 큰스님의 실천적 법력은 기도라는 정신수행을 통해
업을 소멸시키고 자연의 힘을 끌어다 법시술로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며,
그것이 기적과 이적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임에
연의 세계의 아름다움을 나타내 보이는 큰 방편이 되는 것입니다.>
—소원성취 기도 시 기독교의 안수기도처럼 특별히 행하는 의식이 있습니까.
“특별히 하는 건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기도하고,
간절히 원하면 스스로 이룰 수 있죠.
개인적으로 저는 자연을 통해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유심히 살핀 결과
그곳에서 늙지도 병들지도 않는 것을 하나 봤습니다.
기도의 힘과 깨침의 지혜였지요.
사람이 꾸준히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듯이 수행을 오래 하다 보면
스스로 힘이 생깁니다.
그게 깨침이고 법력(法力)이지요.”
—스님에게는 생로병사를 다스리는 힘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그것은 제 힘이 아닙니다.
본래부터 우주에 있던 힘이죠.
저는 그것을 원하는 분들이 접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 줄 뿐입니다.
사람들한테 황매산 기슭에 법연사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니까
들어와서 꽃구경하고 가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진리의 세계는 우리의 현실세계에서
이뤄지지 않는 것이 이뤄지는 무한한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모든 사람이 받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을 뿐입니다.”
—기도하는 방법이 여느 절과 다릅니까.
“기도하고 참선하고 관(觀)자연하고 수행하는 것은
여느 절과 다르지 않습니다.”
—스님을 친견하기 위해 6개월 전에 예약한 분들이 허탈해했을 것 같은데요.
“그렇지요.
‘스님이 낫게 해준다’,
‘지정된 날짜라도 일찍 가야 친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
6개월 전에 예약을 하고도 새벽밥 먹고 와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특별한 법문 없이
‘기도하면 된다’
고 하면 대개 허탈해하죠.
나는 의사도 역술가도 아니기 때문에
‘기도하자’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습니다.”
—여느 사찰과 달리 이곳에서는 지장보살을 많이 모신다고 들었습니다.
“지장보살은 부처님의 제자 열 명 중 한 분입니다.
그분을 모시는 것은 어떤 대상을 둠으로써 마음에 의지가 되고,
정신을 쏟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지요.
사실 3000년 전 계셨던 분이 지금도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지장보살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원을 세운 분입니다.
그분을 신앙의 대상으로 모셔놓았을 뿐 다른 특별한 뜻은 없습니다.”
—대법전 아래에 명부전이라는 곳도 있더군요.
“명부전은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비는 집입니다.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곳이죠.
우리 속담에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는 말이 있죠.
그만큼 신주단지를 소중히 여겼다는 뜻인데,
신주단지가 바로 위패입니다.
사후(死後) 세계를 긍정하든 부정하든 사람들은 대개 조상을 잘 모셔놓으면
‘좋은 곳에 가실 것’이라 믿으며 마음 편안해하죠.
누구든 마음 편히 가지라고 저희가 모시고 있는 겁니다.”
통일의 시대, 南北통일 머지않아
—사찰 규모가 굉장합니다.
낙성식을 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아는데….
“2003년 4월에 부지를 매입했으니까 이곳에 터를 잡은 지 10년쯤 된 것 같네요.
부지가 군립공원 내에 위치해 있어서 터를 다지고 절집을 짓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환경단체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요.
다행히 이곳에 신라 말부터 고려 초까지 절집이 있었고,
조선조에는 무학대사의 수행처였다는 기록이 있어서,
그것을 근거로 허가를 받아냈습니다.
문화재법이 공원법의 상위법이라 가능한 일이었죠.”
—이곳이 군립공원이란 걸 모르고 부지를 매입했던 건가요.
“절을 다니는 사람은 터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습니까.
부산 도량이 찾아오는 신도들에 비해 좁아서 새로운 절집이 필요하긴 했지만
굳이 법을 어겨가며 이곳으로 올 이유는 없었지요.
솔직히 전 이 부지가 군립공원 내에 있는지도 모르고 매입했습니다.
지금은 입적하셨는데 수월(水月) 큰스님께서 풍수지리에 능통해
여기에 절을 지으면 참 좋겠다 해서 오게 되었지요.
와서 보니 범상치 않은 바위도 있고,
절터가 아늑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인연이다 싶기도 했습니다.”
—절집 규모가 커서 건립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약 400여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은 이 많은 비용이 신도들로부터 받은 시주인 것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전체 비용의 70%는 제가 경영하는 사업체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감당했지요.”
그는 수행 생활을 하면서
건설업에 발효현미빵을 만드는 제과업까지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사찰 운영을 위해 신도들에게 시주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업을 꾸리고 있는 것”
이라고 했다.
—스님을 찾는 분들은 다들 소원성취를 위해 기도하는데,
스님은 무엇을 위해 기도합니까.
“저는 이 절을 찾는 모든 이의 소원이 이뤄지도록 기도합니다.
또한 국가와 국민은 물론 세계 인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지요.”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우선 남북(南北)통일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통일이 될까요.
“되고 안 되고를 생각지 않고 간절히 원하고 믿는 것이 신앙입니다.
되고 안 되고 이전에 통일이 되기를 원한다면
통일이 될 것으로 믿고 기도해야지요.
개인적으로 남북통일은 머지않아 될 것이라 믿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시대가 통일의 시대이기 때문이죠.
공산주의와 민주주의가 통일되었고,
동독·서독이 통일되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남한과 북한의 통일 아닙니까.
세계가 통일되는 시대에 동서남북 중 이미 동서가 통일되었으니
이제는 남북이 통일될 차례인 것이죠.
거대한 시대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습니다.
봄이 되면 얼었던 땅이 녹듯이 말입니다.
그게 자연의 이치요 도리죠.”
스님의 언사는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그는
“최대한 자기자랑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을 상대로 공식적인 인터뷰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에게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고 묻자 빙그레 웃으며
“기도를 통해 자기성찰을 많이 하라”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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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3.26. 현재 대한불교 법연종(大韓佛敎 法然宗)은
아직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자승 스님 = 현 27개 종단)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합니다.
종단 가입은 2013년 4월경에 종단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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