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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SUSTAINABILITY -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를 줄여라

날마다좋은날 2014. 7. 26. 12:01

SUSTAINABILITY -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를 줄여라
 


과학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화합물을 소가 매일 먹는 사료에 넣어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려 연구 중이다.


캐런 보쉬맨은 캐나다 앨버타에 있는 ‘캐나다 농업·농식품부(AAFC)’의 실험실에서 소 사료를 연구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따분하겠다고? 천만의 말씀. 보쉬맨은 네덜란드 생명과학 대기업 DSM의 용역을 받아 수백만 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제적인 과학자 특별위원회 소속이다. 기후재해 방지 노력 중 세계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일지도 모른다.

연구는 전적으로 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간이 좋아하는 이 우유 공급원은 반추동물이라는 동물군에 속한다. 양과 염소 등 다른 가축도 여기에 포함된다. 반추동물은 세계 기후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이 가축들이 트림과 방귀를 통해 수천t의 메탄가스를 배출한다(그리고 그 트림이 사실상 동물 메탄 생산의 95% 안팎을 차지한다).

모든 반추동물의 소화관 내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섬유소의 소화를 돕는 미생물들이다. 섬유소는 녹색식물의 세포벽을 이루는 성분이다. 이는 반추동물에게는 커다란 혜택이다. 땅 위에 나는 거의 모든 식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능력을 이들에게 부여한다. 이들 미생물이 없으면 소는 풀을 소화하지 못한다. 문제는 미생물이 섬유소를 소화할 때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숙주동물은 그것을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모든 반추동물이 메탄가스를 배출하지만 그 양면에선 소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소 한 마리가 자가용 차만큼이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덴마크의 라스무스 헬베이 페터슨 기후·에너지·건설 장관이 말했다. 동물 거름도 온실가스 배출에 한몫한다. 소 사육용 방목공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삼림벌채도 마찬가지다. “농업 및 관련 토지의 용도변경 활동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20~24%를 차지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프란체스코 투비엘로가 설명했다. “에너지 분야에 이어 2위다.”

한동안 싱크탱크와 환경단체들이 ‘금육하는 월요일(Meatless Mondays)’을 장려해 왔다. 우리가 쇠고기를 적게 먹고 그에 따라 소의 사육 두수가 줄면 온실가스 배출도 감소한다는 생각이다. 각국 정부는 거름 저장에 관한 규칙을 강화했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쇠고기와 유제품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세계인구가 증가세에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선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서구식 식습관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1980~2005년 개발도상국의 1인당 우유소비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육류 소비는 3배를 웃돌았다. 13억5100만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선 2010년 평균적인 중국인의 한해 쇠고기 소비량이 대략 4kg에 달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그 비율이 5.4kg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국가 특히 미국에선 유권자들에게 우유와 쇠고기 소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건 비웃음을 살 뿐 아니라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걸 모르는 정치인은 없다. 그러나 동시에 기후변화 문제에서 가축의 장내 가스만큼 논의되지 않거나 또는 그만큼 흥미로운 분야는 없다.

FAO 통계에 따르면 소가 배출하는 메탄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 안팎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비교해 보자. 휘발유를 많이 잡아먹는 자동차에 우리가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러나 FAO의 운송수단에 대한 추산은 다르다(승용차뿐 아니라 버스·비행기·배 등까지 포함).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14%, 다시 말해 소 장내가스의 3배 안팎에 불과하다.

이 모두가 보쉬맨을 비롯해 DSM의 후원을 받는 AAFC의 동료 과학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화합물을 연구하는 까닭이다. 그 화합물을 소가 매일 먹는 사료에 넣어 먹이는 방식이다.

과학자들이 소 사료를 바꾸려 모색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프랑스 기업 발로렉스가 아마씨와 알팔파 위주의 메뉴를 개발했다. 메탄 가스 배출을 5분의 1가량 줄인다고 한다. 곡물이나 대두를 더 많이 먹여도 비슷한 효과를 얻는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낙농학 저널’ 기사에 따르면 그런 식단 변화로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는 비율은 최대 15%에 불과하다. 그리고 기존의 풀과 건초 대신 곡물을 가축에게 먹이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동물복지 단체 ‘세계가축복지협회(Compassion in World Farming)’ 카를로스 곤잘레스 피셔의 지적이다.

“소들이 사료를 식량으로 변환하는 과정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소는 100㎈를 먹으면 불과 40을 우유로, 그리고 3을 쇠고기로 내놓는다”고 그가 말했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곡물사료를 재배하는 데 추가로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스 배출이 더 많아지게 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DSM이 주목 받는다. 과거 국영 탄광회사였다가 세계적인 소재 및 생명과학 복합기업으로 아주 엉뚱한 변신을 이뤄낸 회사다. 5개 대륙에서 사업활동을 하며 연간 91억 유로(12조612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다수의 과학자를 직접 고용해 보쉬맨처럼 DSM의 후원을 받는 학자들과 함께 소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도록 한다. 그리고 마침내 해결책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연구팀은 현재 사료에 섞어 소에게 먹일수 있는 분말을 확보했다. “동물의 생물학적 메카니즘에 개입한다”고 보쉬맨이 말했다. “동물 위장 속에 있는 미생물들의 작용을 중단시킨다.” “실험에서 메탄가스를 최대 6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DSM의 소-메탄 감축 노력을 이끄는 생화학자 페트라 시믹이 말했다. “ 우리의 화합물이 기대했던 역할을 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냈다. 지금은 그것을 소 사료에 섞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려 연구 중이다.”

사료의 안전성도 테스트하는 중이다. 가축에 전적으로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으면 거의 어떤 농민이라도 그 첨가제 사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과학자들은 그 우유와 쇠고기의 맛이 일반 제품과 조금도 다르지 않게 만들려 애쓰고 있다.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전혀 팔리지 않을 것이다.

 


소들이 사료를 식량으로 변환하는 과정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소는 100㎈를 먹으면 불과 40을 우유로, 그리고 3을 쇠고기로 내놓는다.


미래에는 소가 매일 먹는 사료에 농민이 알약이나 분말을 첨가할 필요조차 없을지 모른다. 호주는 2850만 마리의 소를 보유하며 세계 육우 수출국 중 3위의 국가다. 수년 전 호주 과학자들이 반추동물의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는 백신의 초기 버전을 개발했다. 소 내장 속의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들을 영구히 물리치는 방법이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 산하의 농업연구소(AgResearch institute) 소속 연구팀은 그 연구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뉴질랜드에는 소가 주민의 2배나 된다). 그들은 새 형태의 백신에 관한 실험실 테스트를 마치고 동물 실험을 시작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양들이 항체를 배양해 메탄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음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뉴질랜드 농업온실가스연구센터의 해리 클라크 소장이 발표했다. 연구센터는 민간 부문 투자자 컨소시엄과 연계해 그 연구를 공동 후원하고 있다. “그것은 상당히 큰 발전이다.” 실험실 연구에서 백신은 메탄가스 배출을 30%줄였다.

과학자들은 양과 소 모두에 초기 모델 백신을 테스트하고 있다. 하지만 항원들의 알맞은 혼합을 찾아내는 작업은 짜증스러울 정도로 복잡하다.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 한 종을 차단하는 정도론 어림도 없기 때문이다. 동물 내장 안에서 메탄을 생성하는 갖가지 미생물군의 활동을 한 종의 백신으로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험실 백신의 개발은 커다란 돌파구다. 클라크는 농업연구소 팀이 2년 내에 백신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실제 목장에 있는 가축에 적용할 수 있는 백신을 말한다. ”백신은 아주 사용하기 쉽고 생산원가가 대체로 낮다”고 그가 평한다. “게다가 백신은 평생 단 한 번의 주사로 효과를 볼 가능성도 보여준다. 따라서 가축을 자주 보거나 다룰 수 없는 상황에서 사용하기가 적합하다.”


모든 반추동물이 메탄가스를 배출하지만 그 양 면에선 소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축 장내가스 감축이 지구온난화와 싸움에서 중요한 도구가 되리라는 데 대부분 이의가 없다. 화석연료 의존의 종식만큼 강력하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세계적인 변화를 이루는 현실적인 방법일 성싶다. “분말과 백신이 주효할 경우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스톡홀름 환경연구소의 요한 쿠일렌스티에르나 정책 국장이 말했다.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이산화탄소 감축이다. 하지만 메탄도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대단히 중요한 온실 가스다.”

소비자들의 동참을 유도하기는 쉬울 듯하다. DSM CEO 페이케 시베스마의 관점에선 뛰어난 마케팅이 회사의 최대 원군일지 모른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클린 카우(Clean Cow)’라고 부른다. 그리고 소의 직접적인 배출 가스를 가령 50% 이상 줄이는 농민들이 자신들의 육우와 유제품에 ‘클린 카우’라는 라벨을 붙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한다. 클린 카우는 실제로 영리한 라벨이다. 어쨌든 어떤 소비자가 다른 대안을 선택하겠는가? 전 세계 가정에서 오갈 법한 대화를 상상해 보자. “오늘 우유 사왔어?” “응, 하지만 더티 카우(Dirty Cow)밖에 없던데.” “왝, 그건 안 마시겠어.”

페터슨 장관은 그 개념을 유기농 식품에 비유한다. 미국 내 유기농 시장은 2004년 110억 달러에서 2012년 280억 달러로 성장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변화를 견인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가 말했다. “클린 카우의 경우도 그런 변화가 가능할 지 모른다.”

물론 DSM의 조제법이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경우 그 라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즘엔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에 상당히 익숙해져 가축에 무엇이든 첨가하면 실제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 캘리포니아주 센트럴 밸리의 낙농업자 앨리스 마차도 루이스가 말했다. “소의 메탄가스 배출을 줄이는 분말을 사용한 뒤 우유 포장지 라벨에 그것을 명시해야 한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구입하지 않는다. 하지만 포장지에 ‘클린 우유’라고 표기된다면 구입할 것이다.”

그래도 설득이 필요한 이해관계자 집단이 남는다. 소의 장내가스에 세금이 붙지도 않기 때문에 농민들은 배출을 줄여야 할 이유가 거의 없다. 거기에 비용이 들거나 우유와 육우의 매력도가 떨어질 경우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왜 우리 소에 손을 대야 하는가?” 스웨덴 달라나 지방의 농민 마르틴 모라에우스가 말했다.

시장이 농민들을 움직일지도 모른다. 소비자 수요가 유기 농장을 더 많이 낳았듯이 클린 카우를 더 많이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시믹, 보쉬맨과 그들의 동료 과학자들이 또 다른 해법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들은 자신들의 분말이 소의 생산성 또한 높이는지 조사하고 있다. “그 많은 메탄을 만들어내려면 소의 몸 안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보쉬맨은 설명한다. “메탄을 줄이면 소 체내에서 더 많은 에너지가 남아돌아 성장과 우유생산에 쓰이게 될 성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당초 화합물 사용을 꺼리던 농민들도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고 보쉬맨은 내다봤다.

그것은 또 다른 메탄 해결책으로 연결된다. 소의 육종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교잡육종(cross-breeding, 교배를 통한 품종개량)이 소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FAO는 평한다. 그리고 모든 가축으로부터 우유와 육우를 더 많이 얻기 때문에 필요한 소가 줄고 따라서 온실가스배출도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전 세계가 집단적으로 생산성 높은 소를 더 많이 기르기로 결정해도 그렇게 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린다. 그리고 백신의 효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DSM의 화합물이 가장 가능성 높은 대안인 듯하다.

생물학자이자 동물보호 운동가인 피셔가 우려하는 문제가 한 가지 있다. 클린 카우의 꿈에 이끌려 우리가 안전하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다. “‘클린 카우’를 마치 쇠고기와 유제품을 더 많이 생산해도 좋다는 면허로 간주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위험은 거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클린 카우, 백신 또는 어떤 다른 장내 가스 감축 제품이 기후변화 억제에 도움이 되려면 다른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에 보완적인 역할을 해야지 대안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 그러나 클린 카우 덕분에 우리가 대단히 도덕적으로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그에 따라 해마다 비행기를 타고 휴가 여행을 한번도 아니 고 두 번 또는 세 번씩 떠나도 괜찮다는 면죄부로 삼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매일 클린 우유를 사러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자동차를 타고 슈퍼마켓을 찾아갈지도 모른다.

 

  뉴스위크  14.6.24

 

출처 : 웰빙 된장
글쓴이 : sunn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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