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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귀농`을 망설이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날마다좋은날 2014. 7. 14. 09:57

 2013년 1월... 저는 병원에서 두 다리를 붕대로 팅팅 감고

새해를 맞이했답니다~

 

 

정말 정신없이 6년이란 세월을 뒤도 돌아보지않고 살아온거 같아요.
병원에 5일 입원해 시술을 받으면서 가만히 지나온 세월을 더듬어 보았답니다.


지난 귀농 6년의 후회 없는 삶을 살았나, 만족한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제 답은 "네!" 라고 힘차게 말 할 수 있을거 같아요~~

 

 

처음 우리가 귀농을 결심했을 때는...
다 허물어져가는 슬레트지붕에 불을 때야만 난방이 되는 시골집에
닭 몇마리, 개 2마리, IMF 때 진 빚은 잔뜩.....


그나마 다행은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산이 있어
그 곳으로 귀농을 한 것이었습니다.


산이라고는 하지만 호두 나무만 200주가 되는데
시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시할아버님 혼자 감당이 안돼
거의 방치 하다시피 놓아둔 나무들이 전부였답니다.

 

 

산이다 보니 변변한 밭이 있는것도 아니고
농기계도  낡고 오래된 경운기가 다 였고..
호두를 말리려면 건조기가 너무 낡아 수리비가 새 기계값 보다 더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남편과 시어머님와 일일이 곡괭이, 삽, 낫을 들고
베고 파고 갈고 하여  밭을 일구고
농작물도 하나하나 일일이 손으로 심었답니다.


그런데 농사 일이라는게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더군요.
거기다 무농약만 고집하여 전혀 제초제 같은 농약을 뿌리지 않다보니
김을 매다 보면 일은 늘지도 않고 반나절을 했는데도 제자리 걸음인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안해 본 노동일이다 보니 한 시간만 김을 메고 나도
발은 퉁퉁부어 원래 내 발의 2배가 되고는 하는데...

 

 

그래도 그때는 심으면 싹이 나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수확할 기쁨에 힘든 줄 모르고 일을했답니다~
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사가 호두 이다보니
첫 해는 비료도 많이 주고 열심히 가꾸어 수확을 했는데
팔려고 하니 세상에나...1톤이 넘는 호두를 500만원 밖에 인준다네요.


얼마나 기막히고 코막히고. 황당하고 억울한지....
그래도 어쩌나요,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데...
그 많은 호두 끌어안고 있는다고 누가 밥주는것도 아닌데...


울며 겨자먹기로 도매상한테 넘기고
옆지기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농업기술센터를 노크했답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김천시농업기술기술센터에 가니 홈페이지를 만들면 직거래 판매를 할 수 있는데
시에서 50% 자부담에 50% 보조를 해준다네요.
홈페이지 만드는데 1,000만원~!
그럼 500만원 자부담인데.... 어쩌나....뭘 먹고 사나....


그래도 저와 남편은 당장 낼 굶더라도 홈페이지 만들자 결심했는데...
이미 인원이 오버가 되어 혜택을 줄수가 없다네요...
어쩌나 ~~ 어쩌나~~
그래서 할 수 없이 50% 보조는 포기를 하고
자부담만 들여 교육을 받고 홈페이지를 개설했답니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컴퓨터 교육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요령, 관리 교육을 한번도 안빠지고 열심히 다녀
교육생들 중에 제일  잘했다는 상도 받았답니다.

 

 

 

물론 그동안 먹을 것 안먹고 줄이고 줄여 눈물에 밥 말아 먹은 세월이 얼만지 모릅니다.

우리 부부의 노력이 인정 되었는지 농업기술센터의 담당 선생님께서
우리농장을 e체험 농장으로 선정해 주셔서 1000만원이라는 지원금을 받아
체험농장 겸 민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꿈 같은(저희에게는) 집을 한 채 지었답니다.


가진 것이 너무 없다 보니 지원금과 여기저기 도움도 받고
남편과 제가 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해가며 절약하여
'대야산방'이라는 우리의 꿈을 완성해놓고 나니 정말....ㅠㅠㅠㅠ
너무 좋아 우리 부부, 집 완공되고는 며칠을 거기서 잤답니다.ㅎㅎㅎ

 

 

친환경으로 해야 된다는 생각에 동대문시장가서 광목 끊어다 커텐 만들어
황토염색 물 들이고 며칠을 앓아눕기도 하고...
남편은 자투리 나무로 이쁜 테이블도 만들어 집을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알콩달콩 얼마나 재미나고, 신나고, 좋은지....
그러고 나서 우리 부부는 어디든 교육이 있다고만 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일을 다해놓고
교육이란 교육은 다~~찾아 다녔답니다.


근데 정말 몰랐을 땐 몰랐는데 알고나니..
농촌진흥청이나 도나 시에는 농민들을 위한 교육이 무궁무진하게 많더라구요.
이렇게 늦게 안 아쉬움에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을 정도로...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농민사관학교부터 김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음식교육, 자격증교육 등..받을 수 있는 교육들은 되도록이면 빠지지않고 다녔답니다.
덕분에 지금은 막걸리 제조사, 장제조사, 한식조리사
필기합격과 자격증을 가지고있구요.

 
또  남편이 주관이 되어 '꿈농'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12명의 농부들이 돈을 모아 강사를 초빙해서
회원들의 집을 돌아가며 밤새는줄도 모르고 강의 듣고 토론하고.
또 팜플렛을 만들어 물건 배송할 때 서로 돕기 하는 차원에서
팜플렛을 하나씩 끼워 보내는 등...


그 노력 때문일까요.
12농부들 모두 다..나름 저희 지역에서는..
물건을 못 팔아서 애를 먹는 농가는 없답니다.

 

 

처음 귀농할 때는 워낙 가진 것도 없이 귀농해 이것저것 마을 주민들한테 물어보면
불쌍해 보였던지 상세하게 가르쳐주고 때로는 와서 직접 해주기도 하던 마을사람들이
우리도 교육다니느라 바빠지고, 하루가 다르게 농원이 변해 가는 모습을 보시더니
언제부터인가 저희를 경계하고 때로는 따돌림도 하고 이상한 구설수를 만들어
우리를 궁지에 빠지게도 하더군요....


그때서야 우리는 반성을 해보았죠.
왜 우리 한테 마을사람들이 이러는걸까..
우리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는 없는데...
그것이 동네사람들 눈에는 많이 못마땅 했던 것 같아요.

한 해 지나고 나면 집이  한채 지어지고 또 한 해지나면 건물이 하나 들어서고....

그래서 우리도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죠.
겨울이면 등산도 같이 가고 밤새 집에와 고생할 망정 못먹는 술도 마시고..
그러다 보니 마을사람들도 우리의 노력을 알았는지
먼저 챙겨주고 마을에 무슨 일 있으면 의논하고 상의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이러는 틈틈이 방송출연도 여러번하고 잡지에도 홍보가 되다보니

성공한 귀농인 성공한 농가라는 타이틀도 얻어
지금은 우리 부부가 강의도 가끔은 나간답니다. ^^


이 모든 생활들이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는지...
하지만 얻은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듯..
그동안 남편은 예초기로 풀 베다가 파편에 한쪽 눈을 실명하기도 했고
저도 적지않은 나이에 안하던 육체 노동을 많이 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와서
무릎은 연골이 닳아 잘 걷지도 못하고 발목 인대가 찢어져..
한달간 깁스를 하고 있기도 했답니다.

 


2008년도  부터 시작해 활동해 오던 농촌진흥청 주부블로그기자단에서도
작년에는 최우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도 얻고 정말 귀농해서
너무나 많은 사랑과 관심과 행운을 가졌는데 왜~~~ 제가 NO!라고 하겠어요.


누군가 다시 한번 저에게 지금도 '귀농하겠냐' 물어본다면..
저는 다시 한번 네~~(YES) 라고 힘차게 답해 줄 수 있답니다~~


이제 곧 봄이오면 냉이랑 씀바귀랑 쑥들을 캐어 효소 담고
나물 반찬해서 많은 분들과 나누어 먹어야겠죠.

또 작년에 받아놓은 고사리 주문도 보내주려면
고사리도 열심히 꺾어 삶아 말려야 하고....생각만 해도 신이 나네요~~


다시 산을 다니면서 꽃이며 나물이며 가지가지 산야초를 캘 생각과
또 복분자의 양이 항상 모자라 죄송했는데 500평 정도 더 밭을 늘이려구요.
남편은 시간날 때마다 밭 만드느라고  날씨 상관없이 일한답니다.

 

3월이면 음료 가공공장도 오픈하고 이제는 제법 입소문이나서
많은 분들이 알아주는 복분자, 호두농장도 있고, 대야산방도 있고..
이만하면 반은 이룬 것 아닐까요~~~


지금도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10년만 먼저 귀농했더라면 하는 아쉬움....
지금 귀농을 망설이시고 계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아니 하루라도 더 힘이 있을 때 귀농하시라 권해 드리고 싶네요.

 
들어가 살 집이 없어 망설이신다구요?
농사지을 땅이 없으시다구요?
농사 짓는 방법을 모르신다구요?
자본이 없으시다구요?

 
아무 걱정하시지 마세요!! 
열심히 살려는 마음가짐만 되어있다면 길은 얼마든지 있더라구요~
각 면사무소에도 있고, 시군농업기술센터에도 있고,
도 농업기술원, 농촌진흥청에도 있더라구요~!!


노력없이는 얻어지는 것이 없으니까요.
노력하는 자에게는 못얻을 것이 없답니다!

 

 


            
 
 배 경 주(경북 김천)

 농촌진흥청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소중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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