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하기란 무엇일까?
세상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참 많다. 9시면 명확한 발음과 또렷한 말투로 뉴스를 전달해주는 엄기영씨 같은 앵커들도 말을 잘하고, 시사토론 프로그램에서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손석희씨 같은 방송 진행자들도 말을 잘 한다. 또 TV 오락프로그램에 나와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김제동 같은 연예인들도 역시 말을 잘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잘 띄우는 친구도 있고, 책만 봐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던 어려운 이론을 쉽게 설명하시는 교수님도 있다. 도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대한 좋은 이야기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훌륭한 성직자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말을 전개해 나가는 방법이나 스타일은 모두 다르다.
말하기가 '좋은 말하기'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첫째는 말하기가 상황과 목적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100분 토론을 진행하는 손석희 씨의 화법은 토론을 진중하고 매끄럽게 진행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또 쇼 프로그램에서의 김제동의 말하기 역시 쇼프로그램을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그들의 말하기가 언제나 좋은 말하기인 것은 아니다. TV토론과 오락처럼 상황과 목적이 다른 경우는 말하기도 그에 적절한 형태의 것이어야 한다.
좋은 말하기의 두 번째 조건은 더욱 중요하다. 좋은 말하기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말하기가 자기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말하기여야 한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자기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말하기라는 것이 현재 자신의 말하기 습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하면서 같은 내용을 중언부언 반복하며 무한히 길게 말한다든가, 잘 들리지도 않게 우물거리는 소리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면, 그것은 좋은 말하기 스타일이라 할 수 없다.
200여년전 로마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열의는 있었지만 고지식한 브루투스라는 청년이 많은 사람들앞에서 연설을 했다. 이 브루투스의 연설을 들은 당대의 실력자 카이사르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젊은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수 없었지만, 무언가를 강렬히 우너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수 있었소"
이후 카이사르는 브루투스를 계속 관직에 두기는 했지만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열의는 있었지만 중언부언하여 듣는 이에게 자신의 생각하는바를 잘 전달하지 못한 브루투스의 연설은 분명 좋은 말하기가 아닐 것이다.
또한 훗날 연설가로 이름을 날리게 되는 데모스테네스의 이야기도 있다. 아테네의 아고라에서 그가 준비되지 않았던 첫 연설을 했을 때 사람들은 목소리가 작아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며 야유를 보냈다. 영국의 필립 체스터경이 말과 행동에 관해 남긴 자신의 유명한 고전인 '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에서 인용한 말이 있다. '좋은 행동이 아니면 행동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말은 말하기의 스타일 문제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스타일에 충실한 말하기가 가장 좋은 말하기이지만, 그 말하기의 스타일이 좋은 스타일이 아니라면 '스타일'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요약해보자. 좋은 말하기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상황거ㅘ 목적에 적합하고 각 개인이 자기 스타일에 가장 잘 맞게 하는 말하기이다. 단 여기서 자기 스타일이라는 것은 좋은 스타일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자기만의 말하기 스타일을 좋은 스타일로 만들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굉장히 긴 질문에 비해 해답은 비교적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연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을 많이 차봐야 하고, 운전을 잘하기 위해서는 차를 도로로 많이 몰고 나가봐야 한다. 말하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말하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말하기를 많이 연습해봐야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옆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이 좋은 말하기를 위한 연습이 될 수는 없다. 연습에도 기본 방법이 있다.
-서울대 말하기, 동아리의 말하기 연습하는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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