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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선도한 바람의 나라 덴마크

날마다좋은날 2009. 5. 22. 13:31

풍력발전 선도한 바람의 나라 덴마크

1차 석유파동 후 풍력기술 개발 주력 ‘에너지 자립’의 길로

덴마크는 풍력발전을 선도한 나라이다.

김연지〈환경연합 에너지·기후변화팀 간사〉

우리가 과도하게 의지해온 화석연료는 최근 재앙적 재해를 유발하는 지구온난화의 주요원인일 뿐만 아니라, 매장량조차 얼마 남지 않아 치열한 에너지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간이 의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화석연료뿐이라면 이는 큰 비극이겠지만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환경을 살리면서 전 세계의 에너지 위기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풍부한 재생가능 에너지가 있다.

풍력발전은 상대적으로 뛰어난 경제성과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재생가능 에너지원이다. 풍력발전이 지난 10여 년 간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미래를 미리 보고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일부 국가 덕분이다. 덴마크는 지난 20여 년 간 풍력발전 개발을 선도해왔고 90년대 중반까지 유럽에서 풍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나라였다. 지금은 독일, 스페인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엄청난 실적으로 이를 훌쩍 추월해 버렸지만 풍력발전 선구자 덴마크는 여전히 중요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덴마크 연료소비의 94%는 석유였고, 연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다. 그러나 20년 후 석유 순수출국이 됐고 1997년에는 에너지 수입과 수출의 비중이 거의 비슷해졌다. 이런 놀랄 만한 발전은 에너지 생산과 소비 전반에 걸쳐 급진적인 재편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후부터 덴마크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다른 어떤 나라보다 선도적으로 진행해왔고 풍력발전과 바이오매스 에너지를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행정적 지원이 풍력산업 형성에 큰 도움이 되었고 전통적으로 조합과 공동체를 잘 만드는 덴마크의 시민문화와 높은 환경의식도 풍력단지 개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02년 덴마크 전력소비 중 약 14%가 풍력발전에서 충당됐는데 2008년이면 25%까지 높아진다. 1차 석유파동 직후부터 풍력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한 덴마크는 최근 매년 30% 가까이 성장해 전 세계 풍력시장을 선도하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03년 덴마크 풍력산업은 2만여 명을 고용해 30억 유로(약 4조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덴마크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 회사 VESTAS라는 기업이 탄생했고 현재 풍력발전기는 덴마크의 주요 수출상품이 되고 있다. 바람 좋은 곳에는 대부분 풍력단지가 들어서 있는 덴마크는 이제 상대적으로 바람이 약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곳에도 풍력단지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얕은 바다에도 풍력단지가 확산되고 있다. 비용은 더 들지만 부지 선정에서 유리하고 환경적 제약이 적으며 바람이 더 좋아 앞으로 해양풍력단지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1인당 에너지소비가 독일과 일본보다 높고, 97%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은 고유가 에너지 위기로 입을 타격이 막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고 정책도 지극히 형식적이고 안이하다.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미래를 개척한 덴마크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