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행복 디자이너' 최윤희씨의 행복 비결
행복을 찾아서...'행복 디자이너' 최윤희씨의 행복 비결 | ||
"마음 속에 있는 마법의 버튼 누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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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빠져 있던 38세 전업주부, 금강기획 카피라이터에 덜컥 합격.
‘아줌마는 집에서 솥뚜껑 운전이나 하라’는 설움 속에서 눈물, 콧물 뿌려가며 직장 생활 하다보니 어느새 국장까지 승진. 1997년 IMF 사태로 구조조정이 닥치자 ‘나 하나 그만두면 젊은 사람 3명 먹고산다’는 생각으로 사직. 책 내고 텔레비전 몇 번 출연했더니 얼떨결에 대한민국 특급 강사 반열에 올라 눈코 뜰 새 없는 ‘주 8일제’ 생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파란만장한 인생의 이 사람이 우리 시대의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61·여)씨다. 매일 두세 차례 강연 일정이 빼곡히 잡혀 있는 최씨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간신히 인터뷰 시간을 잡아 지난 30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만났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한 중년 남성이 다가와 사인을 청한다. 최씨가 ‘행복학’ 강의를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 이쯤 되면 대부분 강사들은 인기가 시들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강의가 점점 더 는다는 최씨의 성공 비결이 궁금해진다. “제 강연을 들으면 용기와 희망이 생기신대요. 생활에 녹아들어 체화된 이야기를 하니까 흡수가 잘되고, 재미와 감동이 있고, 그러다 느끼는 바가 있고. 그래서 제 강연이 앙코르, 리콜, 강추 강연이 됐나봐요.” 성격은 푼순이·맹순이·삼순이, 외모는 씀바귀·엉겅퀴·고들빼기라는 자칭 ‘3종 종합 인간’ 최씨가 살아오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듣다 보면 저절로 행복 비법이 눈앞에 보인다는 얘기다. “행복해지는 비결요? 행복은 셀프전문점에 있는 거예요. 셀프전문점에 하루 종일 앉아 있는다고 물 한 잔 갖다 주나요? 행복은 셀프 메이크, 내 손으로 만들어야지요.” 행복을 디자인하는 최씨의 비결은 단순하다. "마"음속에 있는 마법의 버튼을 눌러라! 최씨는 자신에게 두 팔 두 다리가 있고, 가족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아무리 행복한 사람도 슬픈 일이 있고, 아무리 불행한 사람도 행복한 일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중 어느 쪽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링컨은 ‘마음먹은 만큼만 행복하다’고 말했대요. 마음속에, 머릿속에 이미 행복이 있는데 어떤 버튼을 누르느냐에 따라 달라지지요.” 언젠가 광고회사 다니는 후배가 최씨에게 “로또에 당첨돼 100억원이 생기면 이짓 당장 그만두겠다”고 했다. 깜짝 놀란 최씨의 대답. “아니 아직도 100억원이 없단 말야?” 100억원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조차 안 되는 서로의 처지를 뻔히 아는지라 얼굴을 쳐다보며 박장대소했다. 마음속에 당장 100억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그들은 분명 ‘행복 발명가’라고 최씨는 말한다. 그렇다고 최씨의 인생이 처음부터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가난한 데다 ‘과묵의 지존’인 남편을 만나 전업주부 생활을 한 최씨는 38살까지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러다 남편이 사업에 실패해 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되자 ‘먹고살기 위해’ 현대그룹 주부 사원 공채에 응모했고, 카피라이터로 합격한 뒤에는 인생이 달라졌다. 여기서 행복의 두 번째 비결. "말"하라! 최씨는 원래 소심한 겁쟁이에 울보였다. 하지만 카피라이터는 끊임없이 회의하고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직업. 최씨는 ‘살기 위해’ 싫어도 말을 해야 했다. 그런데 무엇이든 이야기를 쏟아내다보니 가슴속에 쌓여 있는 노폐물이 쑥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사소통이 안 돼서 마음에 이런저런 감정들이 막혀 있으면 우울증이라는 시궁창이 된다. “입사하기 전에는 하루에 거의 한마디도 안 했어요. 그런데 회사 사람들이랑 대화하다보니 어찌나 가슴이 시원하고 숙변이 쑥 빠져나가는 기분인지. 말하는 게 정신 위생에 좋다는 걸 알았죠.” 물론 행복해지려면 돈도 필요하다. 최씨는 돈에 대해서는 “네, 뇨(아니오)!”다. 필요하긴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닌 돈. 최씨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싸구려를 사서 밑단에 직접 주름을 만들어 단 리폼작이다. 점박이 무늬 머플러는 ‘리어카’표. “명품 옷, 럭셔리한 아파트 있다고 다 행복한가요? 행복은 셀프라니까. 정말 쉬운 거예요∼.” 최씨가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꼭 지녀야 한다고 당부하는 비결이 또 있다. "진"실과 성실! 여자인 데다 미인도 아니고, 결혼까지 한 최씨는 진실과 성실을 무기로 두 배 더 열심히 일했다. 그 노력이 최씨의 모자람을 채우고,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바꿔놓았다. “나처럼 모자란 사람도 열심히 사니까 할 수 있더라고요. 변화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호기심과 모험심 갖고 일하고, 진실로 대하니까 나중에는 내 사무실에 결혼, 가정, 육아 문제 상담하려고 사람들이 바글거리더라고요.” 60대의 나이에도 빡빡한 강연 일정을 소화하는 최씨의 건강도 성실 덕이다. 새벽 3시면 일어나 2시간씩 운동한 지 10년이 됐다. 즐겁게 많이 웃고, 그냥 긍정만으로는 부족하니 초(超)긍정하고, 운동하는 것이 건강 비법이다. “저는요, 사람들이 다 이쁘고 고맙고 착하고 귀여워 죽겠어요∼. 친구들한테 ‘오늘 누구 만났는데 어찌나 순수하고 이쁘던지 말야’라고 하면 ‘네가 안 이쁜 사람이 어딨냐’고 핀잔을 줄 정도예요.” 역시 행복의 비결은 내 마음가짐, 행복은 내가 눈을 크게 뜨고 찾으면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파랑새인가 보다. 신미연 기자 minerva21@segye.com
최윤희씨는 매일 30여통씩 이메일을 받는다. 최씨의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고 깨달은 행복에 감사하거나, 지금의 불행을 상담하는 내용들이다. 그 하나하나가 모두 예뻐서 최씨는 모든 메일에 답장을 한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은 죽기를 결심했다가 마음을 바꾼 한 여대생의 편지였다.
#1. 저는 화학과 1학년에 다니던 여학생입니다. 한때는 저도 다른 사람들이랑 다를 바 없이 행복한 여대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실험하다가 화상을 입은 뒤에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저는 화상 흉터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께서 하시던 사업이 부도 나면서 전 살아나갈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죽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공부해 온 책상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책을 모두 치웠습니다. 그러고는 이틀을 꼬박 굶었습니다. 방바닥에 가만히 누워만 있었는데 무심코 텔레비전에서 선생님의 강연을 보게 됐어요.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웃고 울다가 전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 살아야겠다. 최씨는 이 학생에게 감사하다고, 죽을 결심했던 만큼 더 행복하게 열심히 살라고 답장을 보냈다. 기대하지 않았던 최씨의 답장에 학생은 더욱 감사하다는 메일을 다시 보내왔다. 최씨는 아직도 이 편지를 간직하고 있다. #2.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 저 드디어 제가 바라만보던 그녀와 오늘 데이트를 합니다. 선생님께서 티저광고 기법(중요한 내용을 감춰 궁금증을 유발한 뒤 점차 본모습을 드러내는 광고 방식)을 활용해보라고 조언해주신 대로 그녀에게 절 밝히지 않고 매일 제 사랑을 담아서 연락했습니다. 한 달여 노력 끝에 그녀가 저를 만나겠다고 허락했습니다! 선생님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데 오늘 만나면 무얼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최씨의 답장은 이랬다. “그녀랑 만났으면 이제 네가 알아서 해야지, 신혼여행 가서도 나한테 연락해서 뭐해야 하는지 물어볼래?” 오늘도 불행의 끝자락을 잡고 힘들어하던 사람들이 최씨가 전하는 용기와 희망으로 행복해지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디자인해주기 위해 최씨는 오늘도 강연을 하고 책을 쓰고 이메일로 답장을 하느라 분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