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유기농업은 전체 농산물 재배면적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스위스에서 최근 지역 계약재배 협동조합을 통한 농업인과 소비자간 유기농 농산물 직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독특한 협동조합은 30여년 전 처음 스위스에 소개됐으나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00년 이후 활성화되고 있다.
소비자(조합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유기농 농산물을 재배해달라고 지역농협 또는 농업인단체와 계약을 맺는다. 농업인은 매달 미리 정해진 금액을 받고 자신들이 재배한 유기농 농산물을 조합을 통해 조합원에게 공급한다.
회원들은 거주지역 인근에서 생산된 과일·채소·곡물·우유 및 유제품·축산물·와인·올리브 기름 등이 들어 있는 쇼핑백이나 상자를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또한 회원(조합원)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 또는 배송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소비자와 농업인간 신뢰도를 한층 높인다. 각 조합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조합원들은 정관에 따라 1년에 네번 정도 반나절 노동을 제공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자신과 자신의 자녀가 먹는 음식이 어떻게 재배되고 어떻게 배송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품질을 믿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도 대형 할인매장에서 유기농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1년 회비를 한꺼번에 선납해야 하며 휴가 등으로 집을 비울 때에도 배달되는 등 배달시기가 유동적이지 않다.
지역 계약재배 협동조합의 발전은 소비자의 식품 및 환경에 대한 의식 변화에 기인한다. 소비자 자신과 자신의 자녀들이 무엇을 먹고 있으며, 그 식품들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됐는지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을 뿐 아니라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농업과 환경에 대한 의식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스위스 제네바=최한호 특파원 xahxo@hotmail.com
스위스서 주목받는 ‘계약재배 협동조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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