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재배과수 중 배는 농산물 개방화에 대응력 있는 작목으로 농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오랜 기간의 육종연구의 결과로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 단배, 황금배, 추황, 연산, 수황, 감천, 화산, 원황등의 다양한 품종이 개발되어 지역특성에 맞는 품종 선택의 폭이 넓어 졌다. 배는 수분을 많이 요구하는 과수로 연중 강우량은 품종, 토질, 그 밖의 조건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나 대체로 1,200∼1,500㎜정도이며, 생육기간인 4∼10월 사이에는 800㎜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년간 강우분포를 보면 어린 과실 비대기인 5∼6월과 과실 성숙기인 9∼10월에 절대 강수량의 부족으로 건조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고, 위조고사등의 피해는 그다지 발생되지 않지만 과실비대가 불량해지고 동화작용이 억제되어 양분 공급능력이 저해되는 피해가 예상되므로 건조한 토양과 경사지 및 강우량이 부족할 때에는 관수가 필요하다. 과수의 생육과 수분과의 관계 연구는 외국의 경우 주로 사과를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수분 stree시 사과는 신초생장이 억제되며 일반적으로 과실이 작아지고 당도가 증가하며, 관수로 나무생육이 양호하고 과실이 커지며 수량성도 증대된다고 하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결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관수시설 보유농가는 주로 스프링쿨러나 점적관수 시설을 갗추고 있으며 최근에 점적관수 시설농가가 늘어가고 있다. 본 연구는 1994년 장기 가뭄시 경상북도 농촌진흥원 과수원에서 전혀 관수하지 않았을 때 토양 수분의 변화와 배나무의 생육 및 과실특성을 조사하고 가뭄피해 양상을 분석하여 관수주기 및 가뭄대책의 기초자료를 얻고자 수행되었다.
1. 가뭄시 토양수분의 변화 양상
1994년 장기가뭄이 배나무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경상북도 농촌진흥원 과수원에서 20년생 만삼길 품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으며 시험포장은 배수가 양호한 사양토였다. 관수처리는 1994년 7월 25일부터 수확기까지 점적관수와 무관수 포장으로 구분하였고, 관수량은 1시간당 6ℓ기준으로 매일 3시간씩 3일간 연속 관수하고 3일 후에 다시 관수하였다.
관수유무에 대한 토양수분 변화는 (표1) 토양수분 장력이 관수처리에서는 7월 25일부터 10월 15일까지 0.2∼0.4bar로 pF2.3∼2.5정도로 유지되었으나 무관수에서는7월 25일이 0.2bar였는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차차 줄어들다가 9월 10일 이후에는 보통작물의 초기 위조점인 6.0bar이하로 감소되었고 10월 15일에는 영구위조점인 15.0bar에 가까운 13.5bar정도로 떨어져 장기 가뭄시에 무관수는 과원의 토양수분이 거의 영구위조점에까지 현저히 감소하였다.
<표1>배나무 점적관수 유무에 따른 시기적 토양수분 변화 양상 (단위:-bar)
처 리 |
7. 25일 |
8. 1일 |
8. 10일 |
8. 20일 |
9. 1일 |
9. 10일 |
9. 20일 |
10. 1일 |
10. 10일 |
점적관수 |
0.2 |
0.2 |
0.19 |
0.2 |
0.4 |
0.3 |
0.35 |
0.33 |
0.32 |
무 관 수 |
0.2 |
0.5 |
1.8 |
1.7 |
2.8 |
6.3 |
8.1 |
9.8 |
13.5 |
※-0.5bar : 보통작물 관수시점 ※ -2.0bar : 약간 건조한 상태 ※-5.0bar : 심하게 건조한 상태 ※ -15 bar : 영구위조점
2. 가뭄시 배나무 과실비대량
관수 유무에 따른 과실비대정도(표2)는 처리시점인 7.25일에는 점적관수 처리가 56.8㎜,무관수 처리가 57.3㎜로 과실크기가 비슷하였으나 무관수처리 20일 이후부터 무관수에서는 과실비대가 정지하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토양건조가 심해지자 과실크기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다가 10월 중순경 자연 강우에 의해서 토양수분 조건이 좋아지자 과실비대가 66.4㎜로 약간 증가하였다.
배나무는 수분요구도가 큰 과종으로 수분결핍시 민감하게 반응하여 과실비대가 정지하고 신초신장이 억제되었다.따라서 자연 강우가 없을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20일 이상이 경과하면 과실비대가 정지하게 되므로 최소한 20일 이전에는 관수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표2>가뭄시 점적관수 유무에 따른 과실비대량 (단위 : mm )
처 리 |
7. 25일 |
8. 16일 |
9. 5일 |
9. 25일 |
10. 15일 |
점적관수 |
56.8 |
70.0 |
81.9 |
86.2 |
89.8 |
무 관 수 |
57.3 |
65.8 |
65.2 |
63.9 |
66.4 |
※과실의 비대량은 횡경을 나타낸 것임
3. 일소엽과 낙엽비율
관수유무에 따른 일소엽 및 낙엽 발생비율(표3)을 보면 일소엽은 무관수에서 처리 50일 후인 9월 15일에 7.3 %발생되기 시작하여 10월 25일에는 46.4 %발생 하였으나 관수처리에서는 4.3 %발생하여 무관수처리에서 일소엽 발생시기가 빠르고 발생율도 높았다. 또한 낙엽은 무관수에서 처리 50일부터 발생되기 시작하여 10월 25일에는 53.3 % 발생하였고, 잔기 가뭄시 관수하지 않을 경우에 과실비대와 신초신장 억제에 이어 일소엽과 낙엽이 심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3>관수유무에 따른 일소엽과 낙엽비율 (단위 : % )
처 리 |
|
9. 15일 |
9. 25일 |
10. 5일 |
10. 15일 |
10. 25일 |
점적관수 |
일소엽비율 |
0 |
1.2 |
1.8 |
2.4 |
4.3 |
낙엽 비율 |
0 |
0 |
0 |
1.2 |
4.8 | |
무 관 수 |
일소엽비율 |
7.3 |
22.5 |
38.9 |
44.2 |
46.4 |
낙엽 비율 |
0.6 |
3.9 |
20.0 |
28.3 |
53.3 |
4. 엽내 무기성분 함량
잎의 무기성분 함량은(표4) 점적관수시 질소, 인산, 칼리는 무관수에 비하여 약간 많았으나 칼슘과 마그네슘은 무관수처리에서 약간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점적관수시 토양내의 무기양분 유효도가 증대되어 무기양분 흡수가 증가하나 무기성분의 종류에 따라서 흡수정도는 다르게 나타나고 이러한 경향은 토양조건이나 품종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다.
<표4>점적관수 유무에 따른 엽내 무기성분 함량 (단위 : %)
처 리 |
질소 |
인산 |
칼리 |
칼슘 |
마그네슘 |
점적관수 |
1.88 |
0.30 |
1.54 |
1.65 |
0.61 |
무 관 수 |
1.80 |
0.28 |
1.35 |
2.52 |
0.79 |
※ 10월 1일 조사, 1994
5. 수확과실의 특성
수확기 과실의 특성은 (표5) 관수처리에서 과중은 464.4g으로 무관수 189.9g에 비하여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었고 당도와 경도는 무관수처리에 높게 나타났다.
한편 상품과율은 관수처리가 81.7 %였으나 무관수처리에서는 상품과가 전혀 생산되지 않아 가뭄시 배나무의 관수는 아주 중요하다고 판단되었다.
<표5> 점적관수 유무에 따른 수확과실의 특성
처 리 |
과실크기 (횡경) |
과중 |
당도 |
경도 |
상품과율 |
점적관수 |
94.8 |
464.4 |
13.3 |
1.45 |
81.7 |
무 관 수 |
73.3 |
189.9 |
14.2 |
2.15 |
0 |
6. 배나무 점적관수 실시 요령
우리나라 과실재배에서는 5월중·하순부터 6월중순까지 가 1차 가뭄기로 9월 한달이 2차 가뭄기이다. 낙엽과수에서 1차 가뭄기는 생육이 왕성한시기이고, 2차 가뭄기는 성숙이 되는 시기이다. 일반적으로 1차 가뭄기의 가뭄피해가 2차 가뭄 피해보다 크다. 관수시기는 10∼15일간 20∼30㎜의 강우가 없으면 관수를 시작한다. 점적관수에 대한 정확한 연구실적은 아직 없는 실정이므로 일반관수 방법인 표6을 참조하여 관수를 시작한다.
<표6>과수원 1회 관수량 및 관수간격
토 양 |
관수량(mm) |
관수간격(일) |
사 질 토 |
20 |
4 |
양 토 |
30 |
7 |
점 질 토 |
35 |
9 |
※ 최신 배재배(김정호) 참조
관수방법에는 표면관수, 스프링쿨러, 점적관수 등이 있는데 관수량, 시설비, 노력 등을 감안하여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실시한다. 점적관수는 근래에 물 소요량이 스프링쿨러 관수방법에 비하여 훨씬 적고 시설비도 저렴하여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점적관수에서 방출되는 물은 토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40∼80cm까지 퍼지는 효과가 있으며,점적관수가 미세하기 때문에 여과기를 반드시 설치하여야 한다.
점적관수는 필요한 부분에만 관수하므로 물을 절약할 수 있고, 일시적인 가뭄이나 건조없이 식물생육에 알맞는 토양수분 상태를 계속 유지해줄 수 있으며, 관수로 토양이 굳어지지 않아 토양 물리성을 유지하므로 매우 이상적인 관수방법이다. 또한 점적관수를 하면서 비료를 녹여 물과 함께 공급하므로써 양분의 유효도를 높여 나무에 흡수를 용이하게 하며, 시비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과종에 따른 점적관수시 관수량과 관수주기에 관한 연구를 경북농촌진흥원을 비롯한 여러 농업 연구기관에서 현제 실시중에 있으므로 조만간 관수기준이 마련되리라 생각된다.
본 연구결과 배나무는 타 과종에 비해 가뭄시 민감한 반응을 보여 가장 먼저 과실비대와 신초생육이 억제되고 이어서 일소엽과 낙엽이 발생되었으며, 심한 경우에는 나무가 고사할 우려도 있으므로 가뭄시 관수가 필수적임을 알수 있었다. 사양토의 경우 무강우시 적정관수 주기는 7∼10일 정도이고 최소한 20일 이내에는 관수해야 정상적인 과실비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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