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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날마다좋은날 2009. 7. 3. 08:34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근래들어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이야기(story)와 말하기(telling)의 합성어인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의 의견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달하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그 중 다음 두가지는 특히 중요하다. 바로 구어체로 말해야 한다는 것과 서사적인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효과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스피치 속에 서사구조, 즉 이야기체 형식을 넣는 것이 좋다. 평범한 이야기라도 밋밋하게 정보를 나열한 것보다 훨씬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다. 청중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삶과 비교하는 것을 즐긴다. 이대 감정이입을 통한 몰입이 가능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청중은 화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구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원고라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이 더듬더듬 원고를 읽으면 교감은 커녕 제대로 의사를 전달하기도 어렵다. 말을 할 때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 경직되고 불안한 모습은 듣는 사람을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연설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천편일률적이다. 일명 '방아 찧기(얼굴을 들었다 숙였다 하는 식으로 원고를 읽으며 스피치하는 방식)' 식 스피치로 자연스럽게 청중을 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원고를 읽는 수준에 그친다. 이런 스피치를 통해서는 청중과 소통할 수 없다.

 오바마 역시 원고를 보지만 그는 콘텐츠와 메시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흥적 스피치를 할때도 단어나 그에 맞는 비언어적 요소들의 선택은 탁월하다. 오바마 연설의 묘미인 스토리텔링을 살펴보자

 

스토리텔링(story-telling)

= 구어체(  자연스러운 억양과 리듬, 표현 능력) +서사(구조, 사례, 경헝)구조

  오바마는 사례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사례-문제 제기- 대안 제시- 사례'구조를 즐겨 사용한다. 자신의 경험과 다른 사람의 사례가 그 어던 것보다 청중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4월, 오바마는 정신적 스승인 제러마이아 라이트 목사와의 의견 충돌로 위기를 맞느다. 라이트 목사는 오바마가 20여년 간 다닌 흑인 교회의 담임 목사이자 그에게 세례를 주고, 그의 아이들에게 유아세례를 준 목사였다. 라이트목사는 "하나님이 미국을 저주 했다.", "미국 스스로 테러를 야기했고, 9.11을 불러일으켰다"는 말뿐만 아니라 백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퍼부어 미국 주류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오바마는 이 보도 이후 있는 민주당 팬실베니아 경선에서 라이트 목사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는 선거운동을 한 발짝도 앞으로 진행 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후보들은 보통 이런 문제가 나오면 전면에 나서기보다 언론플레이를 하거나 조용히 시간이 흐르기를 바라겠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어떤 발언을 하든 사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수 있음을 알면서도 필라델피아 연설에서 그는 전면적으로 인종 문제를 제기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저는 흑인 공동체를 버릴 수 없는 것 이상으로 라이트 목사와의 인연을 끊을 수 없습니다. 백인 할머니를 버릴 수 없는 것처럼 그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는 저를 키우셨고, 저를 위해 끊임없이 희생했으며 저를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분입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언젠가 길에서 흑인 남자들이 옆으로 지나가면 무섭다고 털어놨고, 종종 인종적 편견을 드러내서 저를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자신을 세상 그 무엇보다 사랑하고 자신을 위해 희생한 백인 외할머니조차 종종 흑인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고 고백한다. 그는 친절하고 따뜻한 자신의 할머니조차 인종적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 차별하고 있으니, 그것을 바꾸기 위해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오히려 역설한다.

 "에슬리 바이아는 스물 세살의  백인여성입니다. 그녀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플로렌스 지방에서 흑인 공동체를 조직하며 우리의 선거운동을 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선거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여 자신이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를 말하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애슐리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아홉 살 때 어머니가 암에 걸렸음을 고백합니다. 그로 인해 그녀의 어머니는 며칠 결근을 하게 되었고, 결국 해고를 당하고 말죠. 그래서 건강보함도 상실하고 맙니다. 애슐리의 가족은 파산신청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 그녀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고 결심하게 됩니다.

 생활비 중 식비가 가장 많이 든다는 사실을 안 애슐리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겨자소스가 들어간 샌드위치라는 거짓말을 합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가장 저렴하게 끼니를 때우는 방법이었거든요.  애슐리는 1년동안 어머니의 병이 나을 대가지 그렇게 했습니다.

  애슐리는 '자신처럼 부모를 돕고 싶고, 또 도와야만 하는 수백만 명의 어린이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앗기 때문에 선거운동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물론 애슐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잇었을 것입니다. 아마 혹자는 그녀에게 '네 어머니의 문제는 일은 하지 않고 복지 혜택을 받는 게으른 흑인이나 히스패닉 불법 이민자들 때문이다'라고  말을 하겠죠. 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바꾸지 않고 불의에 맞써 싸울 연대를 찾아나선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긑내고 애슐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선거운동ㅇ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물었습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이야기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용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만 경청하고 있던 한 흑인 남자가 말할 차례였습니다.

 그는 선거운동에 동참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를 들먹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건강보험이나 경제, 교육, 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다. '버락 오바마 때문에 온 것'이라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짧게 '나는 애슐리 때문에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했스빈다. '나는 애슐리 때문에 여기 있습니다.' 이 말만으로 젊은 백인 여성과 나이 든 흑인 남성 간에 교감을 느낀 찰라의순간을 말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아픈 사람에게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실직자에게 일자리를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서 출발합니다. 우리의 통합을 더 강하게 성장시키는 지점이 바로 거기입니다. 한 무리의 애국자들이 필라델피아에서 헌법에 서명한 이래로 221년간 수 많은 세대가 깨달았던 것 처럼, 거기가 바로 완전한 통합의 출발점입니다."

 

 정치사에 길이 남을 명연설이란 평가를 받는 필라델피아 연설은 수백마디의 미사여구나 정확한 통계자료보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웃의 이야기가 감동과 공감대 형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정점을 보여준다. 오바마는 당선 후 가진 시카코 연설에서도 106세의 앤 닉슨 쿠퍼라는 흑인 할머니의 사례를 통해 미국이 어떤 변화를 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강조한다.

 "그녀의 조상은 노예였습니다. 그녀가 태어난 시기에 그녀는 두 가지 이유때문에 투표를 할수가 없엇었습니다.  첫째 그녀는 여성이고, 둘째 그녀가 백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느 ㄹ밤 저는 그녀가 미국에서 살면서 한 세기 동안 겪었던 모든 변화들을 생각합니다. 그녀가 겪었던 아픔과 희망들, 좌절과 발전, 그리고 안 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갔던 미국의 모습을 말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목소리와 희망이 무시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쿠퍼 씨는 여성들이 일어나 큰 목소리로 외치고 투표용지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 퍼진 공황의 시기에 그녀는 뉴딜정책으로 모든 공포를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두가 하나 되는 미국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진주만에 폭탄이 떨어지고 독재의 공포가 전 세계를 위협할 때 그녀는 한 세대가 위대한 업적을 이루며 민주주의를 구하는 것을 보앗습니다. 우리는 할수 있습니다.

 그녀가 살아있는 동안 인류는 달을 정복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그녀는 투표권을 행사하였습니다. 미국에서 희망적이었던 그리고 좌절스러웠던 시기 모두를 경험하면 106년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그녀는 미국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우리 아이들이 자라 다음 세기를 본다면, 혹은 제 딸이 쿠퍼 씨 만큼 오래 사는 행운을 누린다면 그녀는 어떤 변화를 목격하게 될까요? 이제는 우리가 그 질문에 대답할 차례이빈다. 바로 지금이 우리의 순간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Yes,We, Can ! "

 많은 사람들은 라이트 목사의 발언 파문으로 인해 오바마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할머니와 애슐리 바이아를 예로 들며 '분열된 미국을 치유하자'는 감동의 연설을 한다. 그 연설로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다. 만약 오바마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면 지금 미국 대통령은 바뀌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스토리텔링이었다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