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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을 국립공원으로 보존하는 독일

날마다좋은날 2009. 5. 22. 13:32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보존하는 독일

아무런 개발도 없이 관광객 유치 연간수익 4조원 거둬

전승수〈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지난 3월 16일 우리 대한민국의 대법원은 400㎢에 해당하는 하구 및 하구 갯벌을 영원히 육지로 변형시키는 새만금간척사업을 추진하는 쪽에 ‘어리석은 손’을 들어주었다. 새만금 하구 갯벌은 남한 전체 갯벌의 10분의 1, 전북 갯벌의 65%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21세기에, 그것도 OECD국가인 우리나라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이미 간척사업이 거의 불법화돼 있으며 오히려 해안습지를 복원하는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새만금사업의 당위성을 위해 정부가 그토록 간척의 나라로 홍보했던 네덜란드도 2000년까지 국토 면적의 1.76%에 이르는 연안습지를 복원했다. 특히 독일은 간척사업을 불법화한 것은 물론 전체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독일의 국립공원 관리와 경제적 가치창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독일은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와덴해 규약과 자연보전법에 따라 와덴해 갯벌을 엄격하게 관리보호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북부의 슐레스비히 홀스타인 주의 갯벌이 1985년, 남부의 니더작센 주의 갯벌이 1986년, 나머지 함부르크 지방의 갯벌이 1990년에 각각 국립공원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슐레스비히 홀스타인 국립공원의 통계치를 보면 1987년 이후에 갯벌을 방문한 체류형 관광객의 평균숫자는 연간 120만~160만명이었는데, 이들은 평균 8~10일 갯벌 공원 주변에 체류했다. 하루 숙식과 기타 유흥비를 1인당 하루 10만원으로 계산하면 전체 관광수익은 연간 1조2000억~6000억원에 달한다. 숙박하지 않고 지나치는 관광객의 수도 연 3000만~4000만명에 이른다. 니더작센 국립공원에 체류하는 관광객의 수는 연간 260만명으로 홀스타인보다 2배 이상의 관광수익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규모가 가장 작은 함부르크의 갯벌공원을 제외하더라도 관광수익은 연 4조 원 규모다. 수익의 대부분은 지역민에게 직접 돌아간다. 까닭에 갯벌국립공원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어업 제한과 갯벌 출입 제한에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들 갯벌공원의 관광수익을 갯벌 내에 구조물의 설치 등과 같은 직접적 개발에서 얻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들 공원은 〈표〉에서 보이는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관리되고 있으며 그 어떤 구역도 자연훼손을 허락하지 않은 채 보존되며 일부 구역은 기획된 관광으로 활용되고 있다. 자연상태 그대로 놔두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미래지향적이라는 판단 아래 기획 ·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실제로는 훼손된 갯벌 염습지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복원해 아름다운 갯벌, 사계절 꽃이 피는 갯벌로 만드는 한편, 해수면에 갯벌이 따라 올라가는 기능을 확대,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세계 5대 갯벌이라는 허명에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갯벌에 대한 적극적인 보존과 활용을 통해 이와 같이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때이다.